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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와 언니 그리고 저는 아빠를 만나러 서울을 갔습니다. 오늘 본 아빠의 얼굴은 더 꺼칠하고 빨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목소리에 힘이 없는 듯 하였습니다. 13일째를 굶고 있으니...

하지만 아빠는 우리에게 힘없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아빠의 목소리가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아 어쩔 때는 자꾸 되물어보었습니다. 아빠의 수염이 더 많이 자라 있었고 그런 만큼 아빠는 기운이 없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아빠는 KBS에서 인터뷰를 오자 언제 힘이 없었냐는 듯이 평상시처럼 행동하였습니다.

그런 아빠가 더욱 안쓰러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게 싫었습니다.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볼 게 아니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원래 여의도에는 거의 오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 63빌딩 같은 곳이나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갔지 그 외에는 가지 않았습니다. 또 어떤 때는 1년에 한 번도 여의도에 못 가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번 일로 여의도에 거의 이틀에 한번씩 갑니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맨처음, 아빠를 보러 갔을 때 오랜만에 가보는 여의도에 대한 설렌 마음이 아니라 아빠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었습니다. 그래도 방문자가 는 걸 보니 한결 마음이 나아졌습니다.

언제 단식이 끝날는지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제 생각으로는 아빠가 쓰러져서라도 이 단식을 빨리 그만두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방학 전부터 시작한 단식은 벌써 13일째가 되었습니다.

그전 여름방학때는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웠는데 이번에는 아빠의 대한 근심과 걱정으로 그리 편안한 여름방학을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이런 행동을 보면 레미콘 아저씨들을 위하는 마음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아빠가 도중에 단식을 그만두더라도 아빠가 레미콘 아저씨들을 위하는 마음은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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