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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에 피곤함이 왔다

조용한 2차선 지방도로, 차 한 대 없는 시골길엔 혼자뿐이다. 아무 생각도 없고 미동조차 없는 운전길이 마냥 좋다. 나는 왜 이렇게 운전을 좋아할까? 오래 전의 기억이다. 고향집 뒷산엔 긴 비탈길이 있었다. 산 주인 몰래 베어 온 나무로 자동차를 만들었다. 뒤에는 바퀴가 두 개, 앞에는 한 개가 있으며 당연히 운전대도 있다. 긴 비탈길을 메고 올라 정상에서 타고 내려오는 짜릿함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었다. 그렇게도 짜릿했던 기억, 자동차는 늘 선망의 대상이었다.

머릿결이 희끗한 노신사가 운전을 한다. 선글라스를 끼고 노련하게 운전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교통질서를 지키며 느긋하게 양보 운전하는 노신사, 보기 좋은 풍경이다. 나도 저런 모습으로 운전할 수 있을까? 품위 있고 편안한 운전이 부럽지만 얌체 운전자를 만나면 나도 모르게 입을 씰룩댄다. 이내 마음을 열어 양보하고 마는 것은 세월 탓이리라. 기어이 무리한 끼어들기를 열어주고, 무한한 인내심을 발휘하며 차선을 양보한다.

결혼한 아이가 부산에 살고 있다. 집에서 대략 300km 정도 운전하는 길은 전혀 지루함이 없다. 신이 나서 달려가는 길은 언제나 즐거운 여행이다. 몇 해 동안 부산행이 가뿐했는데,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나 보다. 어느새 피로함이 찾아와 두어 시간 운전을 하면 고단하다. 어,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쉼이 더해지면 가뿐하지만 예전 같지 않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아내도 가끔 걱정이 되어 괜찮은지 묻곤 한다. 세월의 장난을 어떻게 막을 수 있다던가!

운전은 황홀했다. 언제나 운전은 좋아했다. 아무도 없는 도로를 질주하는 기분, 언제나 즐거울것으로 알았다. 세월은 그냥 두질 않았고 서서히 고단함을 알려준다. 나는 언제 면허를 반납해야 할까? 서서히 삶을 뒤돌아보며 언제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한다.
운전은 황홀했다.언제나 운전은 좋아했다. 아무도 없는 도로를 질주하는 기분, 언제나 즐거울것으로 알았다. 세월은 그냥 두질 않았고 서서히 고단함을 알려준다. 나는 언제 면허를 반납해야 할까? 서서히 삶을 뒤돌아보며 언제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한다. ⓒ pixabay

운전, 언제까지 가능할까?

3년 전, 고희 세월이 오면서 새 차로 바꾸었는데, 차량이 가끔 골을 부려서다. 고민 끝에 새 차를 바꾸면서 적어도 몇 년을 타고, 다시 바꾸어 타고 싶었다. 가는 세월의 아쉬움에 그럴듯한 차 욕심이 나서다. 적어도 80대까지 운전을 하고 싶은 욕심이었다. 아직은 긴 거리도 운전하며, 하루에 몇백 km를 운전하는 것이 큰 부담은 없지만 걱정도 됨이 사실이다.

수십년지기 친구는 언제나 술과 놀기를 좋아했다. 언젠가부터 운전을 하지 않는다. 벌써 그렇게 되었다고! 어느 친구는 아예 운전을 하지 않는다. 대중교통이 얼마나 좋은데 운전을 하느냐 되묻는다. 전혀 불편함이 없다며 대중교통을 권한다. 가끔 운전을 하지만 먼 거리도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친구다. 시내버스 노선을 알아내고 알려주기도 한다. 어느 날 친구 권유로 시내버스를 타 보기로 했다.

시내버스 앱을 내려받고 집에 가는 버스에 올랐다. 조금 지나다 보니 가는 방향이 전혀 다르다. 아내에게 전화를 하자 잘못 탔다며 내려서 다시 타라 한다. 내려서 택시를 타고 오는 수밖에 없었다. 서글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도 한다. 나도 그런 나이가 되었다고! 세월 탓을 하지만 어쩔 수 없음은 알고 있다.

운전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늙으면 병원엘 가야 하고 약국에 가야 한다. 택시나 시내버스도 쉽게 탈 수 없는 시골, 어르신들에겐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수월하지 않다. 아직은 버틸만 하지만 스스로 운전이 수월하지 않으면 운전은 그만둬야 한다. 나와 사회적은 이익을 위해서다.

북유럽의 운전문화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운전문화, 횡단보도에 사람이 보이면 멈춤이었다. 과속이 없었으며 서두름이 없는 운전문화였다. 원형교차로가 대부분이었고 편리함을 경험한 후, 얼마되지 않아 국내에 선보이게 된 원형교차로였다. 혹시 운전규칙을 어지럽히지는 않을까 염려를 했던 북유럽에서의 운전은 마냥 편안함과 안전이 우선인 문화였다.
북유럽의 운전문화북유럽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운전문화, 횡단보도에 사람이 보이면 멈춤이었다. 과속이 없었으며 서두름이 없는 운전문화였다. 원형교차로가 대부분이었고 편리함을 경험한 후, 얼마되지 않아 국내에 선보이게 된 원형교차로였다. 혹시 운전규칙을 어지럽히지는 않을까 염려를 했던 북유럽에서의 운전은 마냥 편안함과 안전이 우선인 문화였다. ⓒ 박희종

고령자 운전면허, 언제 반납해야 할까?

시골엔 운전을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덥거나 추워도 무심한 듯 정류장에 앉아 있는 모습은 늘 안타깝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현실, 힘겹지만 운전을 해야 하는 골짜기의 삶이다. 나는 언제 면허를 반납해야 할까? 아직은 생각이 없다. 시골에서 쉬이 오갈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하지 않는 이유이다. 면허를 반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망설여진다. 하루에 몇 번 오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운전능력도 떨어진다. 운전이 어려운 이유이다. 대략 70세 전후로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지자체가 운전면허반납혜택을 70세부터 적용하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면허반납, 운전면허 반납혜택은 지자체에 따라 10만 원에서 많게는 30만 원까지 지원되어도 망설이지만 운전이 수월하지 않다면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보장되지 않으면 어렵다. 멀리 사는 자식을 오라할 수도 없고,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지 않은가?

고령자의 운전면허 반납은 안전한 교통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고령자 사고 소식이 끊임없는 것으로도 알수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극 유도해야 하는 이유다. 대도시처럼 쉽게 누릴 수 있는 이동권, 하루이틀에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지속적으로 사회적인 노력이 합해져야 한다. 어르신들의 운전은 도로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저속 운행에 고지식한 운전, 교통사고의 유발요건이 늘 존재한다.

고령자들이 운전을 해야 한다면 여러 측면에서 주의해야 한다. 늘 방어 운전을 해야 하며 라디오나 음향기기의 볼륨을 낮추어 운전에 집중해야 한다. 휴대전화 사용금지는 말할 것도 없고, 의자 높이를 조절하여 넓은 시야 확보가 필수적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운전대를 잡지 말고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어르신 운전자를 만나면 추월이나 위협적인 운전이 아니라 안전한 운행이 되도록 살펴주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운전#고령자운전#운전면허반납#이동권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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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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