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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부터 1999년 3월까지 이스라엘을 여행하고 키부츠에서 생활한 이야기들을 <샬롬! 이스라엘>을 통해 연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헐몬산이 있는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의 최북단이며 최동단인 지역으로 전략적 요충지로 불린다. 전략적 요충지로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기사를 클릭.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골란고원>기사 읽기

골란고원에는 몇 개의 아랍인 타운이 있으며, 이스라엘정부가 이스라엘 정착 타운을 만들기 위해 이주시킨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여 사는 키부츠가 있고, 이스라엘의 가장 높은 산이자 유일한 스키장인 헐몬산이 있어 호텔과 레저시설이 들어선 관광 타운과 역사 깊은 관광지 등이 밀집해 있다.

헐몬산은 시리아와 레바논, 이스라엘이 서로 국경을 접하는 곳이며, 네게브 사막과 텔(tel, 작은 산, 언덕이라는 의미)이라고 불리는 다른 산맥과 달리 유일하게 '산'대접을 받는 산이다.

스키장으로서의 헐몬산은 참 재미있다. 헐몬산 스키장은 자연눈을 사용한다. 즉 인공눈을 만드는 기계가 없어(지금은 하나 사서 장만했을 지도 모르지만, 99년 당시), 어느 정도의 큰 눈이 내려주지 않으면 스키장을 오픈하지 않고, 그렇게 되면 네베 아티브(Neve Ativ)에서 겨울 한철 장사를 기다려온 호텔 숙박업 관계자들은 울상을 짓는다.

헐몬산 스키장에는 우리나라같은 콘도미디엄이 없다. 대신 네베 아티브라는 타운에 많은 호텔과 숙박업소가 있는데, 이들의 규모는 아기자기한 작은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레저시절까지 갖춘 매머드호텔까지 다양한 편이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유럽냄새가 강하게 풍긴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헐몬산 스키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대부분 유럽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의 호텔들은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처럼 한 건물에 수십 개의 방들이 모여 있지 않고, 방갈로처럼 독립된 건축물이거나, 랏지(lodge)처럼 되어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대부분이 작은 규모인 호텔에서는 일정하게 정해진 시각에 식사를 제공하고, 투숙객들은 한가족처럼 모여서 식사를 하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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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몬산 스키장의 여름, 그리고 리프트
ⓒ 배을선
헐몬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위치해 있다. 관광객들은 군부대의 엄호를 받으며 산 정상에 올라가 시리아와의 접경 지대 및 날씨가 좋으면 훤하게 내려다보이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를 구경할 수 있다. 군인들과 관광객들은 산 정상에 올라갈 때 스키장의 리프트를 사용한다. 스키장에서의 리프트는 눈이 오나 안 오나, 추우나 더우나 돈을 벌어들이는 유일한 수단이다.

스키장에서는 많은 수의 아랍인들이 일을 한다. 이스라엘에서 사는 대부분의 아랍인들은 이스라엘인 만큼 학력이 높지가 않기 때문에 전문직이나 고소득직을 얻기가 힘들다. 아랍인들은 철새처럼 이동을 하는데, 따뜻한 계절에는 남쪽의 에일라트나 비어샤바라는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고, 겨울에는 스키장이 있는 헐몬산이나 북쪽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한다. 물론 착실하게 장인의 길을 걷고 있는 아랍인들도 많다.

사회적, 정치적인 이유로 헐몬산 근처에서 일하거나 살고 있는 아랍인들도 많지만, 지리적인 이유도 포함시킬 수 있다. 헐몬산이 있는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땅. 여전히 시리아로부터 반환요구를 받고 있지만, 이 곳의 시리아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처럼 유혈분쟁을 일으키거나 폭력적이지 않다.

팔레스타인 지역이 아니라는 가장 큰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 사람들의 편견과는 달리 국경지역의 사람들은 서로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이스라엘 사람 혼자 아랍인 타운에 가서 싼 가격으로 장을 보며, 아랍인도 아무렇지 않게 이스라엘 타운에 와서 맥주를 마신다. 필요할 때는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며 품값을 주고받는다.

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국경지대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지대 사람들도 그렇다. 이 곳에는 주민들 서로가 자치적으로 좋은 관계를 갖고 있어 'Good Fence(사이좋은 울타리)'라고 불리며 관광지로 자리잡은 곳까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북쪽의 국경지대는 정치, 군사적으로 피해를 입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정치적인 이유로 대립했을 때 무차별 폭격을 가해 선량한 사람들이 끔찍하게 죽는 곳이 대부분 북쪽의 국경지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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