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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 오전 국방부앞에서 열린 'F15K 도입철회와 양심군인 조주형 대령 실형선고 규탄대회'에 참석한 수녀들.
7월 15일 오전 국방부앞에서 열린 'F15K 도입철회와 양심군인 조주형 대령 실형선고 규탄대회'에 참석한 수녀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때리면 맞고 다시 일어서서 가는 거죠.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 아닌가요?"

7월 15일 오전 11시 국방부 맞은편 용산 전쟁 기념관 앞에서 열린 'F15K 도입철회와 양심군인 조주형 대령 실형선고 규탄대회'에 참석한 조주형 대령의 부인 문옥면씨가 취재진에게 밝힌 말이다.

조 대령이 F-X사업과 관련해 군사상 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기 전에 열린 공판의 최후진술에서 당당하게 '군의 대미종속의 현주소'를 폭로했듯이 그의 부인 문씨도 담담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국방부와의 싸움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사람들도 눈에 띄였다. '참군인 조주형과 함께하는 사람들'(대표 신성국 신부). 이들 회원 50여명은 'F-X사업 외압의혹진상규명과 F-15K선정철회 공동행동'과 함께 이날 규탄대회에서 조 대령의 용기있는 행동에 대해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집회 참석자들은 'F-X외압 폭로 우리군 독립선언', '대한민국 장한 아들 국방부에는 눈엣 가시?', '양심적인 애국군인 조주형 대령을 즉각 석방하라', '국민 혈세 방비하는 F-15K 도입 즉각 철회하라' 등 갖가지 피켓을 들고나왔고, 소나기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전혀 흐트러짐 없이 규탄대회에 참여했다.

이날 성명서를 낭독한 '참군인 조주형과 함께하는사람들' 대표인 신성국(42) 신부는 "조 대령에게 씌워진 혐의는 그간의 재판과정에서 변호인 심문과 증인심문을 통해 낱낱이 무죄임이 입증되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대령의 양심선언과 F-X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보통군사법원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신부는 "국방부와 군 재판부가 조 대령에게 기어이 실형을 선고한 것은 조 대령의 입을 막음으로써 자신들의 친미 사대적 행태와 부도덕한 치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이는 조 대령의 양심선언으로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된 국방부와 공군 수뇌부의 정치적 보복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신 신부는 또 "우리와 모든 국민은 조 대령이 자주국방과 국익을 지키기 위해 의로운 행동을 하였다고 확신한다"면서 "조 대령에 대한 실형선고는 자주국방에 대한 입막음이며, 의로운 양심에 대한 탄압으로 기억할 것이며 국방부는 조 대령에게 선고한 실형이 부메랑이 되어 곧 자신들을 향하게 될 것임을 각오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신:14일 오전 10시>조 대령의 최후진술 "한국군은 미군의 '군사식민지'와 같다"

지난 3월 6일 오후 공군대령 조모 씨의 변론 지원을 위해 참여연대 소속 장유식, 안병희 변호사가 조 대령의 아내와 함께 함께 기무사령부를 방문했다.
지난 3월 6일 오후 공군대령 조모 씨의 변론 지원을 위해 참여연대 소속 장유식, 안병희 변호사가 조 대령의 아내와 함께 함께 기무사령부를 방문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국이 미국에 종속적인 위치에서 F-X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미국의 자국이기주의와 우리나라 지도층 일부의 사대주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미군에 의한 군사종속 때문입니다. … 냉철하게 따져보면 식민지와 다를 바 없습니다."

공군의 차기전투기사업(F-X) 외압설 폭로의 주인공인 조주형(50, 공사 23기) 대령이 지난 6월26일에 열렸던 3차 공판 최후진술에서 F-X 사업이 왜곡된 원인을 지적하면서 우리 군 체계의 대미 종속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이날 조 대령은 30여분에 걸쳐 자신의 심경과 F-X사업이 왜곡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털어놓았다. <오마이뉴스>가 최근 입수한 조대령의 최후진술문은 A4용지 17장 분량이다. 조 대령은 이날 최후진술문을 읽어내려가는 과정에서 재판부로부터 일부 진술을 제지받기도 했으나 F-X사업에 뛰어들게 된 과정에서부터 국방부 수뇌부의 사대주의 근성 등을 확신에 찬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조 대령은 특히 공군의 차기전투기 사업에서 '외압'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무기도입과정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한미 동맹관계, 이를 기초로 한 '상호운용성'의 허상을 신랄하게 꼬집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우리군의 자주국방은 아직도 요원하며, 군체계가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조 대령은 "한·미 방위조약에 의해 한국에 주둔할 권리를 획득한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무상 지원으로 시작한 미국 무기체계는 마약처럼 우리 군에 스며들었다"면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100억불 상당의 무기를 구입했고 F-X사업으로 40억불 이상을 미국에 지불하게 되었으며, 이지스함, 지대공 유도무기, 공중조기경보 통제기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년 내에 또 그 이상의 무기대금을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공군본부 보통군사법원(재판장 김성두 준장)은 지난 10일 오후 공군본부 대법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공군의 차기전투기사업(F-X) 외압을 폭로했던 조주형 대령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조 대령이 군사기밀 누설과 공무상 비밀누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뇌물수수)위반 등의 혐의가 인정되나 군에 헌신한 점을 인정 검찰이 구형한 5년에서 2년을 감형하여 징역 선고했다. 그러나 김대욱 공군총장이 총장의 재판관할관 확인권 행사를 통해 조 대령이 30년간 군에 헌신한 점을 고려해 감형한다고 밝혀 조 대령의 징역은 1년6월로 확정됐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6월 26일 열린 3차 공판에서의 조주형 대령의 최후진술 녹취록을 단독 입수해 그 일부를 공개한다. 다음은 조 대령의 최후진술문 요약(파란색 글씨)이다. 검은색 글씨는 네티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을 붙였다.

"F-X논란의 원인은 미군에 의한 군사종속 때문"

조 대령은 최후진술 서두에서 F-X사업에 대한 국방부 외압의혹을 제기한 행위에 대해 자신은 떳떳하지만 이로 인해 고통받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염려로 시작된다.

조주형 대령
조주형 대령
"F-X 사업에 관하여 상부의 불공정성과 부당한 점들을 지적한 내용이 방송에 나가면서 저는 막 취임하신 총장님을 너무 힘들게 해드렸다는 죄송한 마음과 제 행동의 여파로 혹시 고통받는 동료들이 있을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엄청난 심적 고통을 느꼈습니다. 옳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떳떳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이해관계를 떠나 보다 큰 뜻을 위한 저의 소신이다. 이 소신대로 저는 참된 것을 위하여 껍질을 과감하게 벗어 던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었을지도 모른다는 심적 부담감 때문에 저 혼자 희생하고 떠나면 되리라고 항사단 부단장께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조 대령은 이어 왜 한국이 미국에 종속적인 위치에서 F-X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한다. 조 대령은 F-X사업의 기종 결정 단계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의 원인은 미국의 자국이기주의와 우리나라 지도층 일부의 사대주의이며, 그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미군에 의한 군사종속 때문이라고 토로한다.

"한·미 방위조약에 의해 한국에 주둔할 권리를 획득한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무상 지원으로 시작한 미국 무기체계는 마약처럼 우리 군에 스며들었고, 점차 유상으로 전환된 후 우리 군의 모든 체제는 미군 체제에 의해 동질화되었으므로 미국 무기 이외에는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냉철하게 떠져보면 식민지라는 것이 따로 없습니다. 일제처럼 나라를 통째로 다스리지 않더라도 경제적, 군사적으로 통제할 수 있고 기술적으로 종속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식민지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어 구체적으로 한국의 국방이 미국에 어느 정도 종속되어 있는 지와 왜 한국군이 지상군 중심으로 편제가 이뤄져왔는지를 설명한다.

"미국은 1946년부터 1973년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와 국방을 위해 약 100억불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며, 미국의 지원이 우리의 경제부흥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100억불 상당의 무기를 구입했습니다. F-X사업으로 40억불 이상을 미국에 지불하게 되었으며, 이지스함, 지대공 유도무기, 공중조기경보 통제기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년 내에 또 그 이상의 무기대금을 지불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여 한국군은 지상군 위주로 육성하고 해공군 임무는 주로 미군전력이 담당한다는 제안을 한국군에 했습니다. 한국 육군은 현재전이 해공군력 위주로 수행된다는 것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에 어떻게든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미군의 주장을 바이블처럼 믿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지상군 위주로 거대하게 커버린 한국군 자체로는 단독작전수행이 곤란하게 된 것입니다."


조 대령은 이러한 성향은 극단적인 사대주의로 나타났으며, 미군에 의한 군사종속 가운데 한국을 미국 무기의 기술종속 상태로 묶어놓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미국은 한국에 무기를 공급하면서 최신 장비의 제한뿐만 아니라 현대무기의 핵심을 이루는 소프트웨어와 기술이전은 절대 기피하였습니다. 특히 정보와 관련되는 전자전 장비의 소프트웨어는 미국의 지원에 의지하도록 만들어, 현재 공군에서도 그 동안 미국에서 구입한 장비를 유지하기 위해 매년 막대한 소프트웨어 유지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이 한국을 미국 무기의 기술종속 상태로 묶어놓고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로파이터나 라팔이 상호운용성에 문제가 있다면 처음부터 사업이 잘못된 것"

조 대령은 또 무기를 구매할 때 불문율처럼 따라붙는 '상호운용성' 문제는 허상이라고 꼬집고 있다. 또 미군에 대한 한국군의 군사 종속성이 어느정도까지 심각한지를 제시하고 있다.

미 보잉사의 F-15
미 보잉사의 F-15
"미국인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미국무기를 한국에 권하면서 상호운용성을 주장합니다. 상호운용성이란 미국 전투기와 한국 전투기가 연합작전을 수행할 때에 아군끼리 무선통신을 하는데 필요한 주파수 도약장치 등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우군 작전에 혼란을 방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미군이 이에 관련되는 핵심 카드나 키를 통제하기 때문에 나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오래 전에 휴대용 지대공 유도탄 획득 과정에서 프랑스의 미스트랄을 선택하였고, 구매 후 미국에서 적아식별장비를 확보하여 연동함으로써 방공작전을 이상없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유로파이터나 라팔 항공기 모두 나토 표준 장비를 장착하도록 준비되어 있어 획득 후에는 상호운용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경쟁 대상장비로 선정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만약 유로파이터나 라팔이 상호운용성에 문제가 있다면 처음부터 사업이 잘못된 것입니다.

미군의 군사 통제에 의해 우리 군이 자주성을 가지지 못한 것은 질적인 면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1994년 우리 군도 자주성을 주장하여 평시 작전통제권은 확보하게 되었는데, 사실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당시 우리 군 수뇌부에서 이왕이면 전시 작전통제권도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때 이 말을 들은 연합사령관이 '한국군에게 전시 작전통제권까지 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과연 유사시에 한국군 누가 한미연합전력을 통제하여 작전을 수행할 것인가?'라고 반문하자 우리 군 수뇌부에서 아무도 자신 있게 나서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미군이 만들어준 작전계획에 따르고 제공하는 전술만을 익히기 바빠서 우리 나름대로의 자주적인 군사력 운용능력을 기르는데 등한시하였기에 그런 결과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으므로 이제는 우리 군도 어느 정도 능력을 갖추었을 것으로 짐작은 합니다. 그러나 아직 미군은 휴전 협정을 유지하려 하고, 한미 방위 조약도 개정하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 군의 작전 통제권을 그냥 미군에 맡겨 놓아야 하는지, 미군은 언제까지 이 상황을 유지하려는 것인지 의혹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 대령은 이어 미군에 대한 한국군의 군사 종속성을 지적한 뒤 F-X 사업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풀어놓았다. 1993년부터 F-X 사업을 맡은 조대령은 작전요구성능(ROC)를 완성했고, 시험 평가 준비를 맡아했다. 이 과정에서 조 대령은 국방부가 F-X 사업추진보다는 KF-16를 추가 생산하는 방향으로 나가려는 것을 막는데 온 힘을 기울였으며 결국 국방부의 방침을 돌려 F-X 사업이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96년 말부터 2년간 저는 국방연구원에 파견근무를 하면서, 국방부가 IMF 문제 등을 내세워 여전히 F-X사업에는 미온적이고 KF-16 추가 생산 방향으로 공군을 압박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98년에도 국방부는 KF-16 추가생산 쪽으로 기울어 있었으며, 어떻게든 공군에서 그 방향으로 수정 건의를 하도록 압박하는 듯이 보였으므로 저는 유로파이터를 담당하는 영국의 BAE System사로 하여금 한국 국방부와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의 중요성을 홍보하도록 요청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공군에서 못을 박듯이 F-X 사업의 결연한 추진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일단락은 되었지만, 당시 국방장관은 여전히 공군 의견에 수긍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99년 2월 장관은 공군의 전투기 장기전력 운영계획을 보고하도록 지시하였고, 공군은 마지못해 F-X 60대를 40대로 줄여서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정부의 자금 지원 하에 20대의 KF-16 추가 획득을 수용할 수 있다고 건의하게 되었으며, 이것은 그대로 국방부의 정책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국방부가 언론에 떠 밀려서 99년 6월에 F-X사업의 공개설명회를 하게 되었으며, 그때부터 공군에서는 제가 중심이 되어 시험평가 준비부터 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4월 19일 국방부는 차기전투기로  F-15K를  최종 결정했다. 위 사진은 발표 당일 국방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권영효 국방부차관.
지난 4월 19일 국방부는 차기전투기로 F-15K를 최종 결정했다.위 사진은 발표 당일 국방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권영효 국방부차관.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방부의 사대주의적 발상 부끄럽기 짝이 없는 언동"

조 대령은 하지만 1년이 넘게 시험평가와 협상 준비를 했지만 대상 기종들은 저마다 다른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기에 우리 입맛에 꼭 맞는 형태로 만들어 나가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술회한다. 그는 또 군 일각에서는 전력화시기에 너무 얽매이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기우일 따름이라고 충고한다.

"기술발전 속도는 더 빨라지므로 앞으로 공군은 많은 무기체계를 개발 중인 장비로 결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 없으면 도태 직전의 장비만 사게 될 것입니다. 70%의 철학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처음에는 70%만 충족하면 성공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군이 추진한 국내개발 전자전 장비도 처음 시험평가에서는 80% 정도만 충족되었고 나머지는 조건부 충족이었지만 그때는 공군이 과감하게 그것을 수용하였으며 1년 내에 그 어려운 소프트웨어 문제도 전부 해결하였습니다. 전력화시기에 얽매여 좋은 것을 놓치고 부족한 것을 택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조 대령은 마지막으로 무기체계도 히딩크 감독의 경영철학처럼 학연, 지연과 같은 요소들은 뒤로 물리고, 순수하게 능력과 가격 위주로 조작 없이 결정해야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는 미국의 부당한 압력과 미국 무기에 대한 국방부 수뇌부의 맹목적인 추종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재판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미 의회 의원 10여명이 F-15K 구매를 요구하는 편지에 서명하여 주미 한국대사관에 보낸 것이나, 한·미간의 각종 국제회의에서 회의 안건에도 없던 F-15 홍보 및 구매요청 발언 등 미국의 전방위 압력 행위로 간주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대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일부 고위 인사가 'F-15'가 안되면 미군이 철수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은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최신 항공기술을 이전해 준다는 것에 대해 '우리의 항공기술이 중학교 수준 밖에 안되기 때문에 고급기술은 벅차다'라고 민족적 비하 발언을 한 것은 기술 이전 분석과 협상을 주도했던 ADD와 국내 항공업계 과학자들을 형편없이 무시한 것입니다. 게다가 그러한 고급기술보다는 부품제작 물량을 더 받는 것이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사대주의적 발상은 기술력을 높여 국가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우리나라의 국민으로서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언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대령은 검찰의 기소 사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특히 기무사의 의도적인 짜맞추기 수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전화 통화내용을 억지로 지어내도록 한 다음 내용까지도 짜 맞춘 것을 기준으로 공무상 기밀 누설이라고 보는 것은 지극히 비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재판과정에서 많은 증인들이 나와 증언해 주었듯이 저는 모든 대상기종에 대해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공정하게 대했으며 많은 문제들을 해당 업체와 같이 해결하도록 노력했습니다.

닷소사는 RFP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과 협상에서 한국측이 요구한 사항을 대부분 군말 없이 제안했기에 도와줄 것도 없었습니다. 단지 가격을 내려라, 한국 측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가격이 낮아지면 우리 국가에 이익인데 그것을 조언해 준 것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다른 전력 증강사업의 협상에서 가격을 내리라는 요구는 못하게 될겁니다. 더구나 가격을 낮춰라, 한국 측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라고 요구한 것도 모든 업체에 공통적으로 한 것입니다.

작전요구성능 충족 문제는 4개 기종이 모두 조금씩 문제가 있었습니다. 상세한 요구성능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대상업체들은 자기들 기준으로 우리 요구성능을 예측하고 부분적으로 미달되는 성능을 제시했던 것이며, 우리 팀은 이것을 정교하게 기술적으로 처리했습니다. 예를들어 우리 요구성능이 60-80이라면 우리는 55-85 범위를 요구함으로써 적절하게 요구성능을 만족하도록 유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공군의 차기전투기로 F-15K가 최종 선정되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국방부 정문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한국공군의 차기전투기로 F-15K가 최종 선정되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국방부 정문앞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심지어 F-15K 조차도 우리의 요구를 충족하려면 많은 것을 개조하고 추가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4개 기종이 최종적으로는 요구성능을 전부 충족하게 됨에 따라 대상 기종이 전부 참석하는 협상에서 정쟁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조 대령은 이어 자신을 반미주의자로 몰아세우는 사람들에 대해 자신은 반미를 주장하나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자신을 그렇게 몰아세우는 그들이 친미주의자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세상을 둥글게 사는 것이, 그래서 현실과 타협하며 일신상의 안위를 추구하는 것이 현명한 처세술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의 한 몸을 희생하여 국가와 공군에 도움이 된다면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어리석게 보일지 모르지만 같은 상황에서는 저는 똑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강대국과의 관계에서 민족의 자존심 회복과 국가의 자주성 확립을 위한 작은 노력을 반미와 과대망상으로 치부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한 행동이 반미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저는 반미를 주장한 적은 없으며, 국가 이기주의를 떠나서 한반도의 평화를 함께 고민하는 진정한 동맹 국가를 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를 반미주의자로 몰아세우는 분들은 친미주의자입니까?"

하지만 조 대령은 금품수수 사실에 대해서는 "친형님 보다도 더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국가의 미래를 같이 걱정하면서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다가 용돈을 받은 것이 남의 의혹을 사게 했다는 것은 저의 실수였다고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국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바람을 끝으로 최후진술을 마감한다.

"공군은 앞으로도 많은 전력증강 사업이 있으므로 보다 투명하고 순수한 군사적 논리에 의해 꼭 필요한 장비를 구매하기 기원합니다. 우리군은 국방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지금까지의 지상군 위주 전력구조를 혁신하고, 한국군의 독자적인 작전수행이 가능한 3군 병행 발전 전력구조로 바꿔나가야 하며, 자군 이기주의를 버리고 조국의 미래와 국가수호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기를 당부합니다.

특히 앞으로는 국민 모두가 그릇된 사대주의에서 벗어나 민족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국가의 자주성을 확립하여 통일을 달성함과 동시에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킴으로써 단군 조선에서 시작된 우리 민족의 5천년 역사를 새롭게 장식하여 희망찬 앞날을 개척하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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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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