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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이 민주당 소장파의원들의 탈당이 늦어질 경우 8월말 독자신당 창당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7일 탈당선언 모습.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이 민주당 소장파의원들의 탈당이 늦어질 경우 8월말 독자신당 창당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7일 탈당선언 모습. ⓒ 오마이뉴스 이종호
10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연대에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이들은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를 실현할 새로운 전국정당 건설을 목표로 활동하는, 소위 정치권의 '독수리 5형제'로 불린다.

이들 '독수리 5형제'의 심기가 갈수록 불편하다. 자신들과 함께 편대를 형성해 창공을 날기로 했던, 다른 숲에 둥지를 틀었던 뜻 맞는 동료들이 비상(飛上)할 준비는커녕 예전의 보금자리에 주저앉을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찰을 지나치게 챙기려다 밑천까지 까먹은 상태다. (지금 민주당에서 논란을 빚는) 통합신당과 리모델링의 차이가 도대체 뭐냐."

통합연대의 막내격인 김영춘 의원이 불만을 토로했다.

이부영 의원도 기자간담회 서두에서 "왜 (통합연대가) 이같은 성명을 발표하는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여기 모인 기자들이) 더 잘 알 것"이라며 "(민주당의) 기만적인 신당 논의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과 분노가 목까지 올라왔다"고 더욱 직설적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의원이 낭독한 성명서는 최근 민주당의 신당 논의에 대한 통합연대의 분노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성명이라기보다는 성토였고 격문이었다.

"(민주당이 만들겠다던) '신당'은 이미 출발도 하기 전에 '구당'이 돼버렸다. 민주당이 말하는 '신당'은 국민들에게 더 이상 희망의 대상이 아니다. … 지금은 '어떠한 신당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기득권을 지킬 것인가' 하는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고, 이에 대해 민주당은 국민들에게 백배 사죄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소위 3불가론과 민주당 정통성 계승을 주장하며 '도로 민주당'으로 주저 앉으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행위다. … 한나라당 대 도로민주당의 싸움은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를 보장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민주당이 의미 없는 신당놀음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8월 20일 이후 독자적인 신당 창당을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통합연대 의원들은 막상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들어가자,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민주당내 개혁파들을 믿는다며 그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신기남 의원의 말처럼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은 외로워 보였다. 그들의 정치적 신념이나 확신과는 별개로 소수자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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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들을 외롭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신기남 의원의 독일 발언은 사전에 통합연대쪽과 교감을 나눈 것인가.
"그동안 민주당 소장(개혁)파 의원들과는 여러 차례 만났다. 북핵·청년실업·경제위기·집단 이기주의 등 우리 사회의 위기를 무한대결로 치닫는 지금의 지역당 구도로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의식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신당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했던 민주당 소장파들이 자신들의 신념을 쉽게 바꿀 정치인이 아니라고 본다."

이부영 의원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민주당 소장개혁파에 대해 여러 차례 "현재 정치권에서 최양질의 정치인이라 조그만 유·불리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에 대한 애정 표시와 통합연대쪽의 바람을 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민주당의 신당 논의, 소장개혁파의 탈당 유무를 떠나 8월말에는 신당 창당 작업에 들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간담회 도중 이부영 의원이 12일 민주당 당무회의 결과를 주목한다며 "그 때 아무런 결정을 못 내리면 신당과 관련해 당무회의를 또 열지는 못할 것"이라고 하자, 김영춘 의원이 농반 진반으로 "그동안 민주당 소장(개혁)파가 보여주었던 초인적인 인내심을 보면 그 이후에도 또다시 당무회의가 열릴 것 같다"며 외부 변수에 많은 기대를 걸지 말자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면, 또한 안 열린다면 몇 명의 의원이 탈당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이부영 의원은 "몇 사람이라고 찍어서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몇 명의 의원들이 탈당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 그럴 듯해 보인다"고 답했다. 이에 김영춘 의원은 "막상 탈당해보니 탈당하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이다. 나중에 보면 탈당할 것 같은 사람은 남고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이 탈당하기도 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기자간담회 내내 이부영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는 '영남=한나라당 완승' '호남=민주당 완승'이라는 지역구도를 조금이라도 허물어 완충지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리고는 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뜨는 기자들에게 재차 물었다.

"지금처럼 민주당이 통합신당이나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서 지역당에서 벗어난 건가요. 그 당으로 내년 총선에서 지역 구도를 깨뜨릴 수 있겠습니까. 영남에서 민주당, 호남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을까요. 그 구도가 향후 우리나라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에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과연 이 물음에 민주당 소장개혁파들이 어떻게 화답할 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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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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