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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차량 번호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화물연대는 건재합니다. 정부와 언론이 떠드는 것처럼 화물연대는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여기 모인 동지들을 보십시오. 정부는 더 이상 업무복귀율을 조작 발표하며 국민들을 기만하지 말고, 닥쳐오는 물류대란 대책을 강구해야 할겁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강경했다. 정부와 화물운송 업계는 지난달 27일 '운송 정상화'를 선언한 이후 대화를 거부하고 업무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그리고 9월 1일 오후 2시 여의도 국제빌딩 앞에서 열린 '총파업투쟁 승리를 위한 투쟁 결의대회'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이같은 의지는 증명됐다.

화물연대는 이날 예고한 대로 4000여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결의대회'를 무사히 마쳤다. '무사히'란 표현을 쓰게된 이유는 이미 영장이 발부된 화물연대 지도부가 이날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공권력과의 마찰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날 결의대회에 지도부 일부는 참석했지만 김종인 의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 대신 민주노총 앞 정리집회 때는 김 의장이 직접 나와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경찰은 수배중인 화물연대 김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들을 그냥 바라만 보아야 했다.

김종인 의장이 여의도에 나타났다?

"이거 되는 겁니까? …. 화물연대 조합원 동지 여러분…"

1일 오후 2시30분 여의도 국제빌딩 앞. 확성기를 통해 화물연대의 여의도 대규모 집회에 참석할 수 없었던 김종인 의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사상최초'로 감행됐을 법한 TRS(무선통신)를 통한 김 의장의 대회사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지자 조합원들은 일제히 '투쟁'을 외쳤다. 경찰에 의해 수배상태에 있는 김 의장이 여의도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자 고안해 낸 방법인 것이다.

"여러분, 이번 투쟁은 죽어가는 화물 노동자를 살리는 투쟁입니다. 또한 무너진 물류 체계를 살리는 '애국투쟁'이기도 합니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을 밥먹듯이 어기고 있습니다. 벼랑 끝에 내몰린 화물노동자들을 이제는 완전히 죽여버리겠다는 심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대로 물러설 수 없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김 의장은 이날 집회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또한 이날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연대사를 통해 화물연대와 투쟁을 함께 할 것을 강조했다.

▲ 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화물연대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한 노조원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투쟁강도 높여 20만 운송노동자 한과 분노 보여 줄 것"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특히 언론에 대한 감정은 극에 달해 있었다. 오후 2시 집회가 시작되기 전 사전 취재를 하러 집회 대오를 들어갔던 일부 방송 카메라 기자들은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

화물연대의 분위기는 이날 발표된 투쟁결의문을 통해서도 잘 나타났다.

"저들은 당황하고 있다. 정권과 자본은 연일 업무복귀율을 조작발표하며 물류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그것은 거짓선전이었다는 것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 투쟁의 수위와 강도를 높여 20만 화물운송노동자의 한과 분노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자."

화물연대 측은 이날 "2일부터는 기존의 평화로운 투쟁방법에서 좀 더 강도를 높일 것"이라며 끝까지 결사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한편 여의도 집회를 마친 화물연대 4000여 조합원들은 영등포 민주노총 사무실까지 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예상됐던 충돌은 없었으며 오후 5시경 정리집회를 마친 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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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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