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의 대표적 항일운동가인 김용원 선생의 비문에 '확인되지 않은 사람의 독립운동 행적'이 무리하게 끼워넣어졌다는 <오마이뉴스> 보도와 관련 해당 서구청과 시청이 시정조치에 나섰다.
대전 서구청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김용원 선생 후손들과 시정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현황을 파악중이지만 당초 대전애국지사숭모회가 세우기로 한 생애비와 실제 세운 비가 내용이 서로 다른데다 엉뚱한 사람의 생애비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용원 선생의 후손들과 협의해 비문 수정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휘호비의 경우에도 불법으로 세워진 만큼 건립 경위를 확인해 수정 또는 철거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시 관계자도 "시정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그러나 "사업 결산이 끝난 지 오랜 데다 관련자들이 모두 자리를 옮겨 문제해결 방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선생의 후손들은 지난 1999년 국가보훈처에 이돈직(계룡건설 이인구 명예회장의 조부)씨를 독립유공자로 추천하고 서명하는 등 고증에 참여한 학자들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문제삼을 태세다. 비문을 직접 새긴 대전애국지사숭모회 이규희 회장이 그 근거로 학자들의 고증 사실을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원 선생의 손자인 김옥경(67. 대전광역시 중구 문화동)씨는 "학자들이 자신들도 알지 못하는 사람을 독립유공자로 추천, 서명했다는 <오마이뉴스> 보도를 접하고 어이가 없었다"며 "공개질의서를 통해 서명에 참여한 교수들의 비양심적이고 비학자적인 태도를 질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해당 행정기관이 행정 소홀로 엉뚱한 사람의 비문을 세워 놓고서도 문제해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조속한 시정을 촉구했다.
대전애국지사숭모회(회장 이규희)는 지난 2000년 11월 애국지사 김용원 선생의 휘호비와 생애비를 세우기로 하고 대전시와 대전 서구청으로부터 모두 1260만원을 지원 받았으나 정작 독립운동 행적조차 확인되지 않은 이돈직씨의 휘호비와 생애비를 앞면에 세우고 뒷면에 김용원 선생 관련 비문을 새겨 넣었다.
또 김용원 선생이 이돈직씨와 함께 만세운동을 한 것처럼 새겨넣어 가짜 독립운동가를 만들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