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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당의장실에서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당은 어제 법사위에서 상정된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당의장실에서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당은 어제 법사위에서 상정된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대체 : 7일 오후 3시20분]

열린우리당은 7일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 처리 방침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한나라당에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당은 어제(6일) 법사위에서 상정된 국가보안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하겠다"며 "현실적으로 남은 3일간의 정기국회 동안 800여개의 산적한 민생·개혁법안을 처리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한나라당에게 임시국회 소집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나라당은 국보법 개폐논의를 거부하면서 민생경제회복과 국가의 전진을 위한 각종 법안까지 정기국회내 심의를 지연시키고, 임시국회 소집도 거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당은 이 시점에서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상임중앙위원, 고문단, 기획자문위원단 등 당 중진들과의 협의를 거쳐 민생과 개혁을 동시에 살리기 위한 '여야 대타협'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 상임중앙위원회-기획자문위원단 연석회의가 끝난 직후 그 자리에서 진행됐다.

"집권당으로서 수없이 고뇌했다"

그러나 천 원내대표는 4대 개혁입법 중 국보법 폐지안을 제외한 언론개혁법, 과거사규명법, 사립학교법 등 3대 입법에 대해서는 연내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천 원내대표는 "북한핵 문제, 고유가와 환율하락 문제 등 민생경제 문제, 국가경쟁력 제고 문제, 교육개혁·언론개혁 및 발전·과거와 화해하고 미래로 전진하는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이 놓여있다"며 "한나라당이 책임있는 야당으로서 현명한 판단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천 원내대표는 특히 "국가보안법 폐지를 간절히 바라는 국민에게 이해를 당부한다"며 "우리의 개혁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 대표는 "우리 앞에 놓인 엄중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민주개혁 정통세력을 대표하는 집권당으로서 수없이 고뇌한 끝에 내놓은 이 대타협안에 대해 국민적 지지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천 원내대표는 또 "국보법 폐지안 연내 처리 유보와 임시국회 소집을 연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오늘 제안은 한나라당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반응에 따라서 달라진다"며 "한나라당이 (임시국회 소집 요구를) 거부하면 한나라당에 대해서 우리가 제시한 (연내 처리 유보)안을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연내 처리 유보 입장을 철회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김현미 대변인은 "국가보안법 폐지안 연내 처리를 유보하는 것은 임시국회 소집을 위한 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법사위에서 국보법 폐지안 계속 상정 등 논의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은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연내 처리를 유보하겠다는 것은 토론을 심도있게 하기 위해 국민 대토론회를 갖자는 것이지, 어떤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그것을 감안하면 시민단체도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천정배 원내대표 기자회견 직후 가진 일문일답이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고개를 숙인채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고개를 숙인채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4대 개혁입법 중 나머지 3대 법안은 연내 처리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국회 내에서 함께 처리하고 합리적 타결을 통해서 연내에 처리 하겠다."

- 지난 번에 3대 입법을 먼저 처리하고 국보법은 나중에 처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철회했었는데, 며칠 사이에 특별한 상황 변화가 있었나?
"그 때는 그 때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었다. 당시에는 내부의 논의가 불충분 했다. (이 번에 발표하는 것은) 그 때 일부 거론된 제안과 맥을 같이 한다. 충분한 논의도 있었고,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수많은 민생·경제 법안이 쌓여 있어서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한 집권당으로서의 책임이 있다."

- 어제(6일) 상당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법사위에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시도했었다. 굳이 연내 처리하지 않겠다면 왜 그런 부담을 감수했나.
"어제 일은 어제 일대로 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제안은 국회 내에서 의회 사상 처음으로 입법 청문회를 열고, 국회 대토론회를 하자는 것이다. 단순히 국보법을 미루자는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의 저항에 부딪혀서 접점을 못 찾고 있는 것도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국보법 같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것은 국회 내에서 대토론이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어제 국회에 상정한 것과 오늘 국민적 대토론회를 제안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자는 것은 서로 모순이 없다."

"한나라당 임시국회 거부하면, 우리가 제시한 안 지킬 의무 없다"

- 내년에 처리하겠다면 시한이 있나?
"그 점에 대해서는 연내 입법 처리에 대한 토론 과정을 지켜보면서 논의하겠다."

- 어제 법사위에 상정된 국보법 폐지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한다고 했는데, 한나라당에서는 어제 법사위 상정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것은 크게 문제가 안 될 것 같다. 그것은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것이고, 한나라당과 관계 없다."

- 어제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도 내년 2월에 처리하자고 제안했는데, 논의가 있었나.
"그 문제는 앞으로 국회 내에서 토론을 해 나가면서 언제든지 정할 수 있다. 다만 오늘 발표하는 것은 연내 처리를 유보하겠다는 것이다."

- 나머지 개혁입법은 합의 처리라고 했는데, 사립학교법에서는 개방형 이사제를, 과거사규명법은 과거사규명 기구 등을 양보할 뜻이 있다는 것인가.
"합의는 아니고 토론하고 합리적 타협을 통해서 연내 처리하자는 것이다. 어떤 법이든지 국회 내에서 충분한 토론을 보장한다. 그냥 타협이 아니라 개혁의 본질을 저해하지 않는 과정에서 합리적 타협을 하겠다는 것이다."

- 토론 과정에서 국보법 폐지안에 대한 당론 변경 가능성이 있는가?
"당론 변경은 없다. 오늘은 당론 변경을 발표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 처리 절차를 얘기하는 것이다."

- 국보법 연내 처리 유보와 임시국회 소집과 연계하는 것인가.
"오늘 제안은 한나라당에 대한 제안이다. 한나라당의 반응에 따라서 달라진다. 한나라당이 이것을 거부하면 적어도 한나라당에 대해서 우리가 제시한 안을 지켜야 할 의무가 없다."

- 한나라당이 안 받아들이면 국보법 폐지안 처리 유보를 철회하겠다는 것인가.
"오늘은 한나라당에 대해 제안을 했으니까, 지켜보겠다."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당의장이 기자회견을 마친뒤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당의장이 기자회견을 마친뒤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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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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