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군이 사용하던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쿠니 사격장을 대체할 곳으로 군산 직도 공군사격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 어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전북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어민들은 그동안에도 공군의 폭격 연습으로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리고, 생명의 위험마저 감수해야 했다면서 이 기회에 직도 사격장의 완전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7일 전북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전북민중연대회의를 비롯한 전북통일연대,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시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한·미간에 매향리 사격장을 대신할 부지로 군산 직도를 선정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며 직도 사격장을 폐쇄할 것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매향리 주민들의 삶이 완전 피폐화 되어 그들의 고통이 세상에 알려지고 국민들의 저항이 거세져 매향리 사격장의 폐쇄를 결정한 것이 최근”이라며 “최소한의 주민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체 사격장을 물색했다는 것은 주민들의 삶은 아랑곳하지 않은 뒤틀린 시각을 반복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한 “현재도 직도 인근 어민들의 삶은 정신적 고통, 불발탄으로 인한 인명피해, 주변어장 파괴 등 구시대 안보 논리에 주민들의 삶은 철저히 파괴되고 있다”며 “이들의 고통을 해결 하기는커녕 설상가상으로 이곳에 미 공군의 전용 폭격장 이전을 추진한다는 것은 지역주민들이 ‘죽어도 좋다’는 막무가내식 발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민단체들은 “전북도와 군산시가 이번 미공군 사격장의 직도 이전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 여부를 포함해 모든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면서 “지난 20여 년간 직도사격장을 공군은 물론 미 공군도 전술 폭격장으로 이미 이용해왔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정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군당국이 지금까지 보안을 내세워 직도 사격장 문제를 감추려 하고 있으나, 군산시민들은 시민 생존권 차원에서 명명백백한 해명을 요구하며 투명치 못한 사격장운영에 책임지고 직도사격장을 즉시 폐쇄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전북도 역시 “미군 사격장이 직도로 옮겨올 경우 새만금 방조제를 중심으로 한 신시도와 인근 무녀도, 선유도 등을 연결하는 고군산 열도 관광벨트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며 “주민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문제를 전북도와 상의 없이 추진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군산수협 산하 20개 어촌계 주민들도 “군산 직도 사격장을 완전 폐쇄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군산 앞바다 고군산군도에 위치한 무인도인 직도 인근에는 말도와 명도, 방축도 등이 있으며, 약 3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당초 매향리 사격장을 대체할 곳으로 강원도 영월군의 1800만평 규모의 필승사격장을 검토했으나 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거세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