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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지난 3월 25일 유럽연합(EU)이 중심이 돼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위성항법시스템인 '갈릴레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위성항법시스템이 미치는 경제-산업, 군사안보 분야에서의 중대한 영향을 감안해 세차례에 걸쳐 기획기사를 싣는다. 아래 기사는 그 두 번째로 GPS 현대화를 통해 패권국가의 지위를 계속 확보해가려는 미국에 관한 내용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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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기획 ①] 일본 위성항법시스템, 한반도 직접 위협

▲ 미국은 2004년 12월 새로운 위성항법시스템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은 이 정책을 통해 GPS가 국가안보의 핵심요소임을 분명히 했다. 사진은 정책을 발표한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홈페이지.
ⓒ OSTP

세계 각국의 위성항법시스템(GNSS)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 추진에 미국은 GPS현대화로 맞서고 있다. GNSS의 기술적 우위와 통제를 기반으로 영원한 패권국가로 군림하고자 하는 미국의 목표는 달성될 수 있을 것인가.

위성항법시스템 독점국가 미국

현재 위성항법시스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GPS다. 현존하는 유일한 맞수는 러시아의 GLONASS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운용이 중단되다시피 하고 있다. EU의 갈릴레오는 빠르면 2008년에야 GPS의 경쟁상대가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성항법시스템 선두주자로서 독점적 권한을 행사하기 위한 미국의 발걸음은 매우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가장 큰 외부적 요인은 역시 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 추진이다.

25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는 EU의 전지구적 위성항법시스템인 갈릴레오 프로젝트. 갈릴레오는 지난 2000년 세계전파통신회의(World Radio-communication Conference)에서 주파수를 할당받는 등 시스템 정의 및 기술사항의 설계를 마쳤다.

갈릴레오는 2005년까지 시스템 개발을 하고,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시스템 전개 및 상업적 운용을 위한 테스트 기간을 거칠 예정이다. 상용 서비스는 2008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

갈릴레오의 출현은 미국과 러시아 위주의 위성항법시스템 시장이 삼극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위성항법시스템 시장을 독점해온 미국으로선 우려할만한 상황인 것이다. 미국은 이 상황을 GPS현대화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새로운 정책 발표 "군사용 우주기반 PNT 서비스 선두주자로 남겠다"

2004년 12월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은 '미국의 우주기반 측위, 항법 및 시각동기에 대한 정책(U.S Space-based Positioning, Navigation, and Timing Policy)'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1996년 3월 28일자 대통령령으로 시행되었던 기존의 미국 위성항법시스템 정책(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sil-6)을 대체한 것이다.

미국은 이 정책이 ▲군사용 우주기반 PNT(Positioning, Navigation, and Timing 측위, 항법 및 시각)서비스에서 선두주자로 남는 것 ▲외국의 민간우주기반 PNT서비스, 보강시스템에 비해 계속해서 앞서나가는 것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군사적·기술적 우위의 핵심전략사업으로 위성기반시스템을 선정하고 이 사업이 국가정책의 핵심임을 공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GPS관련 부처간 협의체(IGEB)'를 해체하고 보다 강고한 '우주기반 PNT 상설운영위원회(National Space-based Positioning, Navigation, and Timing Executive Committee)'를 발족시켰다.

특히 미국은 PNT 상설운영위원회의 의장 부서로 국방성과 교통부를 적시해 위성항법시스템에 대한 군사안보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또 주요임무로 "우주기반 PNT 서비스 이용을 위한 결정의 과정에서 국가안전, 국토안보, 민간분야 요구사항을 통합하고 여러 갈등요인을 해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미국의 우주기반 PNT 기반시설에 대한 현대화 계획을 장려한다"고 명기함으로써 GPS 현대화 계획의 정책적 추진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미래의 경쟁상대인 갈릴레오의 진출효과를 최대한 축소시키며 GPS의 기술적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유일 패권국가로서의 지위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 미국은 GPS의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정부의 복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다.(사진은 지난 2002년 한미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미군)
ⓒ 오마이뉴스 권우성

그렇다면 미국의 GPS 현대화 계획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을까. 미국이 GPS 현대화 계획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은 지난 1999년 1월이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가 GPS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GPS 현대화 계획은 크게 두단계로 나눠진다. GPSⅡ와 GPSⅢ가 바로 그것이다. GPSⅡ는 다시 GPSⅡ-R과 GPSⅡ-F로 구분된다. GPSⅡ-R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를 추진일정으로 하고 30억 달러를 들여 'Block Ⅱ-R' 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Block Ⅱ-R 위성엔 제2민간신호와 일부 군용 M-code 신호제공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1과 L2신호에 새로운 군용 코드를 추가하는 내용도 있다. 새로운 M-code신호는 향상된 암호보안체계를 갖추어 한결 나아진 보안성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군사적 필요따라 특정지역 서비스 차단 검토

미국, GPS 어떻게 발전시켰나
1960년대 연구시작... 국가전략 접목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국방성과 NASA를 중심으로 위성항법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1973년부터 군사용 목적으로 GPS 계획을 완성한 미국은 1974년 7월 14일 독립기념일을 맞춰 최초의 GPS 위성을 발사했다. 이에 자극받은 당시 소련은 1982년 10월 12일 GLONASS 위성을 발사한다.

1990년 미 국방성은 "민간의 악용을 사전에 방지한다"며 고의잡음을 삽입하기로 결정한다. 고의잡음은 2000년 5월 1일 백악관 발표와 함께 제거됐다. 고의잡음은 안보상의 이유로 사용자의 위치 오차를 크게 하기 위해서 GPS 민간신호에 고의로 추가한 오차 유발신호다.

GPS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은 현재 총 30기의 GPS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2004년 11월 일본 QZSS에 대한 공동협력을 표시한 미국은 그해 12월 새로운 측위·항법·시각 정책을 발표한다. GPS가 미국의 국가전략 중 핵심요소임을 확인하는 정책발표였다.
GPSⅡ-F는 Block Ⅱ-F 위성의 발사와 함께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이 기간엔 민간사용자용 신호인 L5를 제공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이는 위치정확성이 높아지고 전파간섭현상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EU의 갈릴레오 추진과 이라크전을 계기로 최근 미국에선 GPSⅢ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10년부터 추진하게 될 GPS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투입될 예산규모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특히 미국은 군사적인 필요에 따라서 특정 지역의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왜곡하는 기능을 GPSⅢ 사업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져 각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GPS의 첫 출발이 그렇듯이 미국은 철저하게 GPS를 국가안보 분야에서 활용을 가장 우선시 하고 있는 것이다.

위성항법시스템의 기술적 통제와 우위를 세계지배전략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고 일관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EU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위성항법시스템이 국가안보에 끼치는 큰 영향 때문에 미국의 GPS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련분야 전문가인 K씨는 "위성항법시스템으로 전 세계가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주변국 상황이 복합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대응도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군사·경제·기술 종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범국가적으로 위성시스템과 관련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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