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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산세교지구 철거민 농성 현장에서 경찰이 새총 뿐만 아니라 골프채로 골프공을 철거민들에게 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사복경찰관으로 보이는 사람과 전경들이 제작한 대형 철제 '새총'으로 농성장을 향해 조준하고 있는 모습.
ⓒ 오산자치시민연대 제공

경찰이 40여일째 농성중인 경기도 오산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민들을 향해 직접 제작한 새총으로 골프공을 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골프채'로 골프공을 날린 추가 사실이 밝혀졌다.

경기지방경찰청(처장 이택순 치안정감)은 28일 오후 "오산 세교지구 W빌라 철거민들을 향해 경찰이 새총으로 골프공을 발사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라 감찰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새총뿐만 아니라 골프채로도 골프공을 20여명의 철거민이 농성중인 빌라를 향해 친 것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의 감찰결과, 농성현장의 경비를 담당한 일산경찰서 방범순찰대 박아무개(48) 경사가 지난 18일 W빌라 인근 수목원에서 개인적으로 소지한 아이언 골프채를 이용해 10여개의 골프공을 철거민을 향해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골프채를 이용해 골프공을 날린 박 경사와 지휘 책임을 물어 일산경찰서 방범순찰대 서아무개(43) 경감을 28일자로 직위 해제했다.

또 경찰은 오산자치시민연대가 지난 25일 공개한 새총으로 빌라를 조준하는 사진 속에 경찰 간부 2명이 경찰버스 옆에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 누구인지 신원을 확인해 징계 조치할 방침이다.

신상석 경기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은 "이번에 물의를 빚은 관련자들에게 대해 강력한 제재 조치 및 징계 조치를 내릴 것"이라며 "관련해서 감찰한 결과를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6일 새총으로 철거민을 향해 골프공을 발사한 사건과 관련해 윤성복 화성경찰서장을 대기발령했으며, 박종규 화성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을 직위 해제했다.

앞서 오산자치시민연대와 철거민들은 이번 달 초부터 농성장 주변을 둘러싸고 경비중인 경찰이 새총으로 빌라를 향해 골프공을 날리고, 경찰 지휘관이 빌라인근 수목원에서 골프채를 휘두를 때마다 의경들이 '굿 샷'을 외친 적이 있다면서 진상조사를 요구했었다.

현장에는 현재 경찰 4개 중대 450여명이 배치돼 20여명의 철거민과 대치중이다.

오산자치시민연대 "감찰결과 축소... 경찰간부 서너명이 며칠 동안 쳤다"

▲ 철거민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기도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W빌라.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와 같은 경찰의 감찰결과에 대해 이성아 오산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찰 감찰결과 박모 경사 혼자서 지난 18일 골프채로 골프공을 날린 것으로 돼 있는데 박모 경사 혼자서 하루만 친 것이 아니라 서너명이 며칠 동안 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무국장은 "어디까지 조사될지 지켜보고 있다"며 "(최종 감찰결과를) 축소해서 밝힌다면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해서 관련자들이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사무국장은 "(경찰이) 철거민의 감정을 자극하고 그들을 장난감처럼 또는 마치 사냥하듯이 골프 연습을 했다"며 "어제(27일)는 열린우리당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현장조사를 나온다고 하니까 경찰이 새총 주변에 쌓아놓았던 돌을 정신없이 치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인권특별위원회 이원영 위원장과 안민석 의원,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시민단체 대표, 진료의사 등은 전날인 27일 철거민 농성현장을 방문했으며, 철거민들의 인권침해 여부와 요구사항을 듣고는 철거민들에게 생필품 반입 등을 최대한 허용하라고 경찰에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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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기도 화성경찰서는 위험 물건이 아닌 생필품에 대해 종류와 수량에 관계없이 반입키로 했으며, 단전 및 단수 조치가 법적 근거가 없을 경우 해제키로 했다.

또 경찰은 철거민 체포작전도 당분간 벌이지 않기로 했으며, 철거민 가족들의 면회 허용, 주택공사와 철거민간의 대화 주선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경비업체 직원 사망사건과 관련해 재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서가 제출될 경우 부검 등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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