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북경 방문 이튿날인 8월 9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북경 사무소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식사를 마쳤으나 오전 9시가 채 되지 않았다. 북경사무소에 전화를 하였으나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국을 떠나기 전 재단 측에 필자가 연구차 북경 사무소를 방문할 테니 협조를 구한다는 부탁을 해둔 상태였다.

한참을 기다리다 9시가 조금 지난 후에 연락을 취했더니 북경 사무소 김영관 차장이 전화를 받았다. “재단으로부터 이미 연락을 받았으며, 중국 유학생으로부터도 필자가 방문할 예정이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하면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북경 사무소는 필자가 묵고 있는 호텔과 같은 조양구(朝陽區)에 소재하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국항대하(國航大厦)에 입주하고 있는 북경 사무소를 방문하였다. 어주영 과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 과장은 부산 북구청에서 파견을 나왔다고 했다.

북경 사무소가 수행하는 여러 가지 업무와 중국의 자치단체 국제교류 현황이나 기구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깥에서 다른 방문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김영관 차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유익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필요한 자료는 메일로 보내주기로 약속을 하고 사무소를 나섰다.

북경 사무소 방문을 마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우리는 천단공원(天壇公園)을 관광하기로 하였다. 이날 북경에는 비가 내렸다. 우산을 챙겨 택시를 타고 천단공원으로 향했다.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고 한다.

▲ 천단공원 안에 있는 수백 년된 목조 사찰
ⓒ 강재규
땅이 넓은 나라라서 그런지 공원의 규모가 엄청났다. 공원은 향나무 고목들이 잘 조림되어 있었으며, 고목과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였다. 공원을 개략적으로 둘러보는 데만도 그 규모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 향나무 고목으로 잘 조림된 천단공원
ⓒ 강재규
공원 관광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인근에 있는 ‘홍교시장(紅橋市場)’으로 향했다. 이 곳 역시 북경을 관광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진주쇼핑으로 유명한 곳이다. 필자는 몇 년 전 홍콩을 관광했을 때 중국 심천을 찾아 쇼핑을 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중국 시장의 속성을 대충은 이해하고 쇼핑에는 자신이 있었다. 아내 역시 마찬가지였다.

▲ 진주 쇼핑으로 유명한 홍교시장
ⓒ 강재규
시장 1층은 시계나 가방 등 잡화류, 2층과 3층은 진주 및 보석시장, 지하는 농수해산물 시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갖가지 보석들이 밝은 불빛 아래 휘황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한국 사람임을 눈치 챈 보석 상인들은 우리들을 향해 호객행위를 한다. “진주”, “진짜”, “싸다”, “예쁘다” 등을 연발하며 지나는 한국 관광객들을 불러 모은다. 우리가 찾았을 때에도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상인들의 태도로 보아 이곳은 한국 관광객들이 쇼핑을 위해 빈번하게 그리고 필수로 찾는 곳이란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 진주 등 다양한 보석들이 휘황찬란한 빛을 발산하고 있다.
ⓒ 강재규
몇 년 전 중국 남쪽의 심천에서와는 달리 일본인 관광객을 거의 만날 수 없었다는 것이 특이했다. 아마 중일관계가 냉랭하다 보니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그렇다고 하였다. 다른 곳에서도 역시 일본인을 자주 만나지는 못했던 것 같다.

▲ 서양인들도 쇼핑을 위해 홍교시장을 찾았다.
ⓒ 강재규
몇 가지 물건을 골라 흥정을 하였다. 아내는 옛날 심천에서의 쇼핑 경험을 살려 가격 흥정을 잘도 하였다. 부르는 가격에 보통 30% 이하로 값을 깎았다. 아내가 상점 주인과 실랑이를 해가면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물건 값을 깎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때론 민망하여 슬쩍 자리를 피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중국 상인들은 관광객들이 값을 깎을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예상을 하고 적정가격보다는 보통 서너 배로 올려 값을 부르는 듯하였다. 몇 번이나 실랑이를 하다가 비싸다며 다른 가게로 가려는 듯 자세를 취하면 백발백중 손님의 소매를 다시 잡아끌며 할인된 가격을 제시한다.

▲ 물건값을 흥정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
ⓒ 강재규
귀찮더라도 이러한 밀고 당기는 과정을 몇 번이나 반복을 해서 상인이 부른 가격의 약 3분의 1정도에 흥정이 되어야만 적절한 가격의 쇼핑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흥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상인의 표정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손님이 지나치게 값을 깎으려 하면 가게 주인의 표정이 굳어지거나 아예 팔기를 포기해버린다. 그러한 시점에서 자신이 제시한 가격보다 조금 높게 물건값을 흥정할 수 있으면 비교적 성공적인 쇼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물건값을 생각하며 국내에서 쇼핑하듯 대충 흥정해서 물건을 사게 되면 바가지를 쓸 확률이 높아 물건을 사고 나서 후회하게 된다. 물론 물건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중국 물건 값이 한국의 30% 수준인 것 같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제대 법학과 교수. 전공은 행정법, 지방자치법, 환경법. 주전공은 환경법. (전)한국지방자치법학회 회장, (전)한국공법학회부회장, (전)한국비교공법학회부회장, (전)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전)김해YMCA이사장, 지방분권경남연대상임대표, 생명나눔재단상임이사,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상임대표, 홍조근정훈장수훈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