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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 논란이 일고 있는 문자도 信(신)
위작 논란이 일고 있는 문자도 信(신) ⓒ 서울역사박물관
당초 이 전시는 야나기 수집 민화로 전시를 기획했으나 야나기의 수집품만으론 전시장을 채울 수 없어 여타 일본 내 소장품을 일본민예관이 추천하는 형식의 기획 과정에서 민화 작품의 진품 감정, 작품 편년 등에 문제가 발생했던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문제가 된 3~4점 특히 3점의 그림에 대해 대부분 민화 관계 전문가들이 위작 의혹에 동의하며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신(信)자 문자도의 경우 기자 정도의 초보적인 안목으로도 위작 의혹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그림으로 전시장에서 내리는 것이 옳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나 박물관 측은 일본민예관의 진품 의견 회신을 근거로 위작 의혹을 외면하고 있다.

충분한 토론의 자리가 있어야

이번 위작 시비를 잘 모르는 대부분의 일반 시민은 위작 시비 중인 작품인지도 모르는 채 전시장을 찾고 있다. 가장 심각한 의혹을 받는 문자도의 경우, 관람객에게 작품 해설을 하고 있는 박물관 문화유산해설사들을 통하여 토론 전에라도 위작 논란 중인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교육 차원의 봉사였으나 이런 배려는 없었다.

전시회 개막 인사말에서 역사박물관 스스로 주장하듯 이 전시가 "세계적 도시 서울의 위상에 걸맞게" 기획된 전시라면 미처 예상치 못하게 돌출된 위작 시비에 대한 대처도 세계적 도시의 위상에 맞아야 했다. 일본민예관, 구라시키민예관, 시즈오카시립미술관, 고려미술관, 덴리대(天理大) 참고관 등 일본 내 소장품이라 하여 위작 시비가 '한일(문화) 관계'를 악화시킨다며 위작 의혹을 덮으려는 듯한 서울역사박물관의 태도는 오히려 세계적이지 못하다.

이번 전시는 이달 30일이면 끝난다. 우리 학자들의 심각한 위작 전시 의혹도 전시를 끝으로 잠잠해질 것으로 보이나, 이 위작 시비가 적절한 토론 없이 유야무야 끝난다면 서울역사박물관의 불명예는 물론 박물관이 염려하는 한일(문화) 관계에 긍정적이기보다는 오히려 한일간의 문화 균형을 깨뜨릴 것이다. 이는 한일간 무역 역조에 버금가는 심각한 문화적 무역역조다.

민화는 근본적으로 우리 민중의 감성을 표현한 우리의 그림이다. 다들 몰라도 어미는 자식을 알아본다. 자식을 보는 어미의 감성으로 우리 민화를 알아보는 우리 학자들의 절절한 민화사랑에서 나온 위작 의혹을 단순히 전시된 그림의 악의적 매도로 치부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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