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들이 운다> 책표지. 평화의 상징 조형물이 놓인 황새울 들녘
<들이 운다> 책표지. 평화의 상징 조형물이 놓인 황새울 들녘 ⓒ 리북
이 책에는 평화바람 단원들이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평택 대추리, 도두2리 주민 스물여덟 명과 한 인터뷰 스물일곱 편이 실려 있다. 김용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 상임공동대표는 이들을 일러 "천연기념물이나 그 어떤 환경보다 중요한 천연기념인"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들이 운다>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살아 있는 사람의 말씨를 오롯이 담아 실감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390여 쪽에 이르는 책인데도 불구하고 읽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들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 읽고 나면 고향집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기특한 구석이 있는 책이기도 하다.

다만 고향집에서 들은 이야기가 마냥 행복하고 즐겁지만은 않다. 타향 객지에 나간 자식이 오랜만에 온다는 소식에 마련한, 이것저것 손맛이 담뿍 밴 밥이며 찬이 곁들여진 밥상은 없다.

"농민을 받들어야지. 농민을 싹 죽이먼 저희는 어떻게 밥 먹고 살을 거여!"라며 시난고난하는 어머니와, 미군이 들어오기 전의 평화롭던 추억을 레퍼토리 삼아 되새기며 "우리네 토지를 사가지고 미국놈 전쟁터 맨든다는 데다 거저 바친다는데 누가 땅을 거저 내놀라고 혀? 도저에 깔려죽는 한이 있어도 안 팔어"라고 얼굴을 붉히는 아버지가 있는 고향집이다.

안 잊은 척 하고 사실은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우리네 고향의 아픈 현실을, 더구나 탯줄을 묻은 삶의 터전을 남에게 빼앗기게 된 절체절명의 상황을 이제는 우리가 함께 보듬어야 할 때임을 이 책은 절실하게 외치고 있다. 더 이상 들이 울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들이 운다>(리북) 2005년 11월 10일 나옴. 1만5천원.

이 책의 구입을 원하는 사람은 평택민주노동자회 강상원 회장(019-479-4847)에게 전화로 신청하면 됩니다. 단체 대량 주문도 가능하답니다.


들이 운다 - 땅을 지키려는 팽성 주민들이 살아온 이야기

평화유랑단 평화바람 엮음, 리북(2005)

이 책의 다른 기사

출판기념회에서 웃고 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