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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세균 열린우리당 당의장 겸 원내대표와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만나 쌀협상 비준안 처리 일정 등 원내 현안을 논의했다.
21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정세균 열린우리당 당의장 겸 원내대표와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만나 쌀협상 비준안 처리 일정 등 원내 현안을 논의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쌀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지난 21일 단식농성 중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한화갑 민주당 대표 농촌 출신의원들은 국회 의원식당에서 모임을 가진뒤 "처리 저지를 위해 의장석 점거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쌀관세화 유예협상 비준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지난 21일 단식농성 중인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과 한화갑 민주당 대표 농촌 출신의원들은 국회 의원식당에서 모임을 가진뒤 "처리 저지를 위해 의장석 점거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쌀협상 비준안의 본회의 처리를 하루 앞두고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23일 본회의 처리에 반발하고 있는 농심(農心)을 달래기 위해 한나라당은 정치권-정부-농민단체가 참여하는 3자기구를 구성안을 열린우리당에 제안할 방침이다. 하지만 비준안 처리 연기를 주장한 민주노동당은 "면피성 발언에 불과하다"며 등을 돌린 상태다.

게다가 지난 21일 오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회원들이 직접 국회를 방문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겹치는 농민들의 시위를 우려해 본회의 상정 연기를 요청했지만, 양당은 강행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나라당, 3자기구 구성은 받아들였지만...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사정 위원회처럼 여야-정부-농민단체가 참여하는 기구를 신속히 구성할 것을 여당에 제의하겠다"며 "정부만 책상에 앉아서 (농업 관련 대책을) 만들어서는 안 되고 같이 해야 근본적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처럼 민주노동당이 제안했던 3자 협의기구를 받아들였지만 민주노동당은 냉담한 반응이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부대표는 "(3자협의기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비준안과 관련해 요구했던 사항"이라며 "권영길 의장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예방했을 때도 제안했지만, 결국 한나라당이 아무 조건 없이 열린우리당의 비준안 처리 요구에 합의해줬다"고 질타했다.

심 부대표는 "강 원내대표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내일 비준안 처리 전에 분명하고 확고한 입장을 개진하고, 여당과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과 농촌 지역구 출신 의원들은 23일 오전 연석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물리적 방법도 불사할 방침이다.

열린우리당 "통상 당사국 압력이 오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비준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본회의 통과를 강행할 태세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위 회의에서 "농민단체들이 내일 쌀협상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처리 보류를 요청한 바 있다"며 "그것은 대단히 잘못된 태도"라고 비난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농민단체나 비준안 통과에 반대하는 단체의 분들도 자식을 둔 사람들일 테고, 건전한 양식을 가진 분들이 수능에 차질을 주는 시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혹시 그런 의도가 있다면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부겸 원내부대표는 "농촌 지역구 출신 의원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통상 당사국들의 압력이 구체적으로 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대표는 비준안 처리 연기를 주장하는 측을 겨냥해 "다음달 18일 이후 홍콩 각료 회의를 보고 결정하자는데, 사실상 지금 정부가 쓸 수 있는 (협상) 카드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시위 등의 방식을 고집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일단 수험생들을 위해 오전 8시 10분 이후부터 집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쌀협상 국회비준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단체들은 경찰의 원천봉쇄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 청소년광장에서 '고 오추옥 열사 추모 및 우리 농업살리기 전국농민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쌀협상 국회비준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단체들은 경찰의 원천봉쇄 방침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둔치 청소년광장에서 '고 오추옥 열사 추모 및 우리 농업살리기 전국농민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농민단체 시위는 수험생 입실 끝나고

23일 국회 안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달 27일 국회 통외통위에서 질서유지권까지 발동해 비준안을 통과시킨 과거를 되짚어보면, 본회의에서 적지 않은 충돌이 예상된다.

심상정 부대표는 "오늘 중에 본회의 처리 저지를 위한 구체적 전술과 관련해서 각 당 농촌 지역구 의원들과 접촉해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내일 오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각각 의총을 하고, 오전 10시 30분에 모임을 열어서 투쟁 방법을 논의해서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심 부대표는 "내일 이후에도 농민단체들은 총궐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양당은 비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 농민들의 반발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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