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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들의 피라미드.
금성산성 내려와
산모롱이 돌다가 만난 집
나즈막히 엎드려
순한 숨 쉬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가
세상에…
처마 밑에 있는 것이 하다, 커서
떼어놓았다는 주인의 말
어느 거인의 투구처럼 거대하다.
높이가 대략 45㎝ 정도,
넓이는 30㎝ 가량
얼마나 많은 말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 꿈결처럼 날으면.
도대체, 그 작은 날개들을
몇 천만 번이나 팔랑거리면
저런 성을 쌓을 수 있을까?
오직 한 가지 염원으로
초지일관(初志一貫) 밀고 나가면
미물들도 하물며, 저런 성을 쌓는구나.
무주공산에 천불천탑(千佛千塔)을 쌓던
운주사의 그 사람(?)처럼…
때로는
"무념무상(無念無想)이 최대의 극치이다."
피라미드처럼 거대한
오후의 노을 비껴가는,
말벌들의 대 건축공사 앞에서
나는 한없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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