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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숙
오랫만에 맑은 휴일 날씨였습니다. 할아버지도 여름방학을 한 손자도 신이 났습니다. 잠자리채와 잠자리통을 들고 잠자리 잡으러 가는 뒷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잠자리를 몇 마리나 잡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또 잠자리를 잡아서 다시 풀어줄 지 모르지만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잡는다는 게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설레는 것은 틀림 없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잠자리채보다 커다란 대빗자루로 잠자리를 잡았습니다. 잠자리가 앉아 있는 곳에 살금살금 다가가 빗자루로 확 눌러 놓고 빗자루 밑으로 살며시 손을 집어 넣어 잠자리를 꺼냈습니다. 

그때의 두근거리던 마음… 하지만 빗자루 밑에 잠자리가 없을 때가 더 많았습니다. 눈치 빠른 잠자리가 이미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지요.

ⓒ 권용숙
그렇게 약싹 빠른 잠자리의 심리를 이제 다 읽어 버렸습니다. 나도 잠자리의 쉼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잠자리채도 없고 잠자리 사진 찍는 것도 눈이 밝아 잘 날아가기 때문에 약이 올라 오늘은 잠자리와 함께 놀아봤습니다. 잠자리를 손가락에 올려놓고 혼자 놀고 있는 저를 보고 사람들 입이 딱 벌어졌습니다.

저도 제가 신기하지만 며칠 전 잠자리가 잠자리를 먹는 것을 보고 경악을 한지라 손가락이 간질거려 꾹참고 놀아주다 구경하던 아저씨가 성큼성큼 소리를 내는 바람에 바람과 함께 호박밭으로 날아갔습니다.

자, 손가락 위에 앉은 잠자리 구경 하세요.  

ⓒ 권용숙

ⓒ 권용숙

ⓒ 권용숙

아이들은 따라하지 마세요. 저 보고 거짓말쟁이라고 할지도 모르니까요. 잠자리 이름은 '깃동잠자리' 입니다. 

덧붙이는 글 | 2006년 7월 23일 촬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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