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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중동 페르시아 만 연안의 두바이는 보통 '모래위의 기적'이라고 불린다. 불과 한 세대만에 천지개벽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요즘도 수 많은 토목공사와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90년대 초반까지도 허허벌판에 도로만 놓여있던 두바이의 '세이크 자이드' 로(路)는 지금은 도로를 중심으로 1.5km 구간에 고층빌딩들이 빼곡하다.

페르시아 만에 건설 중인 팜제벨알리(건설중), 팜주메이라(분양완료), 팜데이라(섬 조성중)로 불리우는 3개의 인공섬은 환상 그 자체다. 특히, 팜데이라의 면적은 80㎢로 세계의 인공섬 중 가장 크다. 세 개 섬들의 배치도를 보면 마치 야자수잎들이 펼쳐져 있는 모양이다.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인 '부르지 알 아랍'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이자, 새로운 두바이의 상징물이다. 또한, 건설예정인 300개의 인공섬으로 이루어진 '더 월드'는 세계 지도 모양을 하고 있다. 이렇듯 두바이 자체는 마치 새로운 도시계획과 건축물들의 전시장과도 같다.

도시계획이나 건축설계를 전공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은 마치 천국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무한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곳. 백지와 같은 사막과 해안가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계를 그려내는 두바이는 실제로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모래위의 기적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은 경이로움과 함께 두바이의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그 원동력에 쏠리고 있다. 두바이는 잘 알려져 있듯이 셰이크 모하메드(57)가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 세이크 모하메드는 과거 중동의 독재군주와는 달리 기업의 유능한 최고경영자처럼 두바이를 경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는 지난해 12월, 두바이와 관련한 두 권의 경영서가 경쟁적으로 등장했다. 오늘의 두바이를 이룬 '창조적인 리더십'에 주로 초점을 맞춘 서적들이다. 이 가운데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07년 1월호에 두바이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르뽀형 기사를 선보였다.

ⓒ 오마이뉴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건물들이 올라서고 있는 두바이는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각축장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건설노동자들의 고통과 땀의 흔적도 진하다. 그동안 전 세계 150개국의 사람들이 주거지와 일거리를 찾아 두바이로 몰려들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두바이는 인구통계학적으로 아랍 도시국가가 아니다. 거주자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인은 8분의 1도 되지 않으며, 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외국인 건설노동자들은 땡볕 속에서 12시간 교대로 일한다. 노동자들의 평균 일당은 5달러에 불과하고, 2004년도에만 일사병 등으로 공사장에서 사망한 노동자수는 대략 9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곳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 다수는 고국에서 취업비자 발급 대가로 브로커에게 진 거액의 빚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로 두바이 인구의 절반이상이 열악한 노동자 숙소에서 지낸다.

또한 일각에서는 철저한 도시계획 없이 너무 단기간에 사업을 진행시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기도 하다. 팜주메이라 해변의 주거단지의 경우, 건설노동자들이 밤낮없이 콘크리트를 쏟아 부은 결과, 36개월만에 완공되었다.

인공섬인 팜주메이라는 세계 여덟 번째 불가사의로 불리운다. 4000채의 저택과 고층아파트들이 들어서는 곳으로, 70km 길이의 두바이 해안선을 두 배로 확장하면서 연안 생태계를 파괴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두바이의 경제성장률은 중국의 두배에 가까운 16%에 이르고, 건설현장마다 타워 크레인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작은 어촌이었던 이곳은 현재 인구 100만의 첨단도시로 변모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의 7개 토호국 중에 하나인 두바이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두바이가 각광을 받고 있는 바탕에는 최첨단의 고층빌딩이나 환상적인 섬, 최고급호텔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도 작용한다. 이곳에는 법인세나 소득세가 없고, 초일류 금융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즉, 기업친화적인 법률과 규제, 자유로운 사회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같은 성과물에는 타국의 땅에서 흘린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바탕이 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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