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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내 친구 아기 곰돌이> 시리즈 - 현재 절판된 상태다
ⓒ 월드북스
이제 만 16개월이 된 우리 딸아이가 질리도록 즐겨 보는 책들이 있다. 아기 책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 정보를 입수하고 구입한 20권짜리 아기 곰돌이 시리즈. 무슨 16개월짜리가 앉은 자리에서 10권의 책을 모두 읽으랴 싶지만 희한하게도 이 책들은 아이의 손에 항상 들려 있다.

아이들의 심리를 잘 알아서일까? 시장 조사를 해보니 <곰곰이> <곰솔이> <곰동이> 등 곰을 주인공으로 하여 적게는 10권 많게는 30권 정도의 시리즈를 펴낸 출판사가 꽤 많다. 모두 아이들에게 친숙한 곰이 등장하고 그림이 다정하고 예쁘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또 하나 큰 특징은 바로 이 시리즈들이 다 '생활 동화'라는 이름으로 나온다는 사실.

아이 책 시장에서 생활 동화라는 분야는 주로 아이들의 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다룬 책들을 일컫는다. 이 닦기, 손 씻기, 혼자서 옷 입기 등 어른들이 보기에는 당연한 생활 습관이 아이들에게는 언제나 새로운 일이다. 그런 것들을 스스로 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 생활 동화들이다.

아이들은 친구처럼 생각하는 곰돌이가 스스로 옷을 입고 숟가락질을 하며 변기에 앉아 응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하고 싶어 한다. 요즘은 워낙 많은 아이들이 텔레비전에 노출되어 있어 광고나 코미디 프로를 보고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를 둔 엄마라면 생활 동화 한 세트 정도는 구비해 두고 책을 통해 아이가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도록 도우면 좋을 것이다.

특히 이런 종류의 책들은 일상적인 생활 습관만이 아니라 올곧은 정서와 예쁜 마음씨 함양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포함 시킨다. 예를 들자면 자면서 울지 않고 자야 한다는 것, 무서움은 마음에서 비롯되고 엄마가 항상 옆에 있으니까 겁낼 필요 없다는 것, 친구들과 장난감을 나눠서 사이좋게 놀아야 한다는 것 등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태도들이 꽤 있다.

좋아하는 대상의 행동을 모방하는 아이들

@BRI@우리 아이가 이 시리즈 중 특히 좋아하는 것은 <첨벙첨벙 물장난 쳐요>라는 책이다. 곰돌이가 목욕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마치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지는지 매일 같이 읽어 달라고 한다. 곰돌이가 비누로 손을 닦자 뽀글뽀글 거품이 나온다는 장면에서는 자기도 손 씻는 모습을 곧잘 흉내 낸다.

엄마가 보기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예를 들자면 할머니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대답을 하지 않는 곰돌이 모습이 꼭 전화기를 귀에 대고 가만히 듣기만 하는 우리 딸과 너무 닮았다는 것. 그 외에도 주인공의 모습은 대부분 돌~만 3살 정도의 아이가 주로 하는 행동과 비슷하다. 마치 아이들의 행동을 주인공만 바꿔서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의 행동을 모방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그런 아이에게 어떤 것들을 접하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면 긍정적인 생활 태도를 보여주는 생활 동화 몇 권을 보여 주면 좋을 것이다. 특히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이나 예쁘고 귀여운 모습의 아이가 등장하면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며칠 전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한 아이가 '마빡이'라는 개그 프로를 흉내 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봤다. 어른들이 그 프로를 보면서 재미있어 하니까 자기도 그런 행동을 하면 어른을 기쁘게 한다고 생각했나 보다. 아이들은 이렇게 쉽게 주변의 많은 것을 보고 배운다.

개그 프로를 흉내 내는 것이 꼭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기왕이면 아이가 더 바람직한 일을 하면서 기뻐하길 기대하는 것이 엄마 마음이다.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놀기를,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익히길, 어른들에게 예의 바른 아이가 되기를,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등 엄마가 바라는 일은 지극히 단순한 생활의 규범들이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고 하지 않는가. 아이에게 좋은 생활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엄마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멀리 하는 아이라면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이 있는 몇 권의 생활 동화를 통해 바른 습관을 알려 주어 보자. 똑바로 행동하라는 백 마디의 잔소리보다 몇 권의 책과 그 책의 주인공을 통한 재미 있는 동화가 부지불식간에 아이의 태도를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친구 곰돌이 - 보들보들 아기 베개책

케니 레토르 지음, 마리에 헬레네 그레고리 그림, 베틀북(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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