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최근 추진키로 한 우수학생 양성 및 명문대 진학 프로그램인 '드림팀'의 구성 및 운영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높다. 상당수의 학부모 및 교사들이 "인성정립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자칫 학생들을 성적 지상주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
아울러 소수 특정 학생들에게 혜택을 줌으로 인해 반대 입장에 놓인 다수 학생들과의 사이에 반목이 생길 수 있는 등 "성과보다는 폐단이 많이 생길 것"이라며 재고를 제안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명문대 진학률 높여 우수학생 타지역 유출 막을 수 있다
아산시는 지난 23일 수도권 명문대학 진학률을 높이고, 우수 중학생들의 타지역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관내 고등학교 우수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드림팀'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22일 시 관계자와 함께 관내 고등학교 교장과 진학담당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본방침에 대해 의견을 같이하고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 4월 중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드림팀'은 관내 6개 고등학교 최상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년별 30명(학교별로 선발 인원 다름, 교장들이 자체적으로 합의 인원 할당)씩 총 90명을 선발해 주말, 또는 방학기간에 국내 유명강사와 관내 교사 중 EBS 수준의 실력을 갖춘 교사들로 구성해 집중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수도권지역 학생들에 비해 수능과 논술이 약해 명문대 진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드림팀 운영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럴 경우 상위권 학생들의 외지 유출 방지 및 명문대 진학률을 높일 수 있고 지역인재 양성은 물론, 명문고 육성을 통해 교육도시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 특정인에 혜택, 소외된 학생·학부모들 반목 발생 우려
그러나 이런 시의 기대와는 달리 상당수의 학부모 및 교사들은 드림팀 구성 및 운영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확인 결과 학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입장 때문에 대부분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반대입장을 표명하는 뒷말이 무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들이 관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자모는 "올 아산교육청의 교육 기조 중 하나가 '바른 인성교육'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와 일선 학교장들이 이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차별교육을 주도하고 있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이로 인해 발생되는 후유증은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소수의)명문대 진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더 많은 학생들에게 명문대 진학의 꿈과 기회를 열어줘야 하는데 시가 이를 통제하는 역할을 앞서하는 꼴"이라며 "민감한 시기에 제외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박탈감과 소외감, 그리고 정신적 고통은 더없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자모들이 주위에 많다고 덧붙였다.
주위 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전한 한 고등학교 교사도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는 교사들이 많다고 전제한 뒤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것이 아산을 성공적인 '교육도시'로 발전시킨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성적이 인생의 성공을 가름하지 않는다', '어떤 학교를 나왔느냐보다 자신의 의지가 어떤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가르친 교사들은 할 말이 없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 교사는 "학교와 교사가 학생들을 성적과 학력 지상주의에 편승하게 만드는 것 같아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교육도시로의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의 입장으로서는 명문대 진학이 중요하다"면서 "학교장들의 생각도 일치하고… 그래서 특단의 대책(드림팀)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 관계자는 "최근 2년여 간 명문대(서울대)에 한 명도 진학하지 못했는데, 이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고, 아울러 일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있는 것도 안다"면서 "그러나 첫 시도인 만큼 부정적인 의견이나, 반대보다는 긍정적인 입장에서 격려를 바란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근본적으로 교육환경을 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
드림팀의 구성 및 운영이 학생들간 경쟁심을 유발, 학력신장에 일조할 수는 있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대다수의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보다는 교육환경을 개선·발전시키는데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시적인, 또는 단순히 산술적인 성적으로 명문대 입학을 위해 학생들을 선별, 차별하는 것보다는 명문대 진학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고, 이를 위해 이용·활용할 수 있는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더욱 내실 있는 교육정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진학보다는 졸업 후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최근 대다수의 기업들도 출신학교보다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재능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고학력자들의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명문대만을 고집하는 것은 자칫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인생의 패배자로 전락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한 고교 교사는 "(드림팀에)선택된 학생들에게는 우월의식을 심어주며 '노력'의 감소를 가져오게 할 수 있고, 이 외의 학생들에게는 열등의식을 빠지게 해 '도전'이라는 기회를 포기하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자신의 재능을 성적이라는 잣대에 맞추지 않도록 보살피고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http://www.asantoday.com)'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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