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달려 온 100년, 이제 더 큰 천년을 위해 힘껏 내딛겠습니다.'
거제시 교육의 효시 거제면 거제초등학교가 거제지역 최초로 개교 100주년을 맞아 오는 19일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갖는다. 개교 100주년은 전국에서도 흔치 않는 일로 경남에서는 3번째다.
대한제국 광무(光武) 11년(고종 44년, 1907년) 2월10일 당시 고희준 거제군수가 주창, 의연금으로 4년제 사립 거제보통학교로 출발한 거제초등학교는 이후(1912년) 공립으로 전환해 지금까지 98회에 걸쳐 1만141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총동창회는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교내에 '거제교육의 발상지'를 상징하는 100주년 기념탑을 만들고, 교실 한곳에 동문들이 기증한 자료를 모은 기록역사관을 마련한데 이어 100년사 책자를 발간한다.
거제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사업회(회장 하광열)는 19일 기념식 식전행사로 초등학생 백일장 및 사생대회와 초·중 교직원 배구대회, 길놀이, 사물놀이를 하고, 이어서 기념식수를 한 뒤, '100주년 만세삼창과 불꽃놀이로 기념식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또 축하행사로 이상벽이 사회를 보고, 장윤정 강진 장태민 등이 출연하는 가요제와 밸리댄스, 각 기별 노래자랑 등이 다채롭게 열린다. 20일에는 총동창회 한마음 운동회로 동문 화합을 다지며 거제면 축제로 승화시킨다는 계획이다.
기념사업회는 이번 기념식에 수천명의 동문 및 가족들이 참여해, 거제면 역사상 가장 많은 인파가 한자리에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광열 기념사업회장은 "거제초등학교야말로 100년 역사적 전통을 가진 거제교육의 역사요, 민족교육의 요람으로 자부심을 가진다"며 "개교 한세기를 지나면서 모교가 변하고 발전해온 과정과 동문들이 어린 시절 어떻게 배우고 자라서 어떤 삶을 살았고, 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조국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였는지 그것들을 정리함으로서 앞으로 다가오는 100주년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개교 100주년을 자축했다.
고종 44년 가정집 온돌방서 시작
거제초등학교는 고종 44년 당시 고희준 거제군수가 주창해 의연금으로 만든 4년제 거제사립보통학교가 시초다. 인근 통영이나 고성보다 앞선 근대적 교육기관이었으며 경남에서 3번째다.
당시 교실은 가정집 온돌방이었고, 1909년 공립거제보통학교로 교명이 변경되며 3월31일 남자 6명의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1917년 4월 여학생이 처음으로 입학했고 1956년 6월 허도중 교장이 개축추진위를 구성, 석조2층 16개 교실을 준공했다. 당시 이 건물은 화강암 석조건물로 현대건축의 역사성을 띠고 있어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해 심의중이다.
1946년 5월 10일 거제국민학교로, 1998년 2월 19일 다시 거제초등학교로 교명이 변경됐고 1999년 법동분교 통합, 2003년 산달분교 통합 등으로 지난 2월 1만1413명의 졸업생을 배출, 지역교육의 산실로 자리잡고 있다.
거제초등학교 정광대 총동창회장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문들이 십시일반 협조한 성금으로 학교 입구에 기념동산을 조성하고 기념탑을 건립했으며 학교 100년의 역사를 기록한 책자를 발간, 거제교육의 중심에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기록관, 100년사 발간 등 100주년 기념사업 활발
개교 100주년을 기념, 최근 건립한 기념탑엔 '거제교육의 발상지'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거제교육의 발상지'라는 유래는 수난의 시대인 구한말 신교육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당시 거제군수 고희준과 김경식 위공환 염상우 등 선각자들이 1907년 2월10일 이곳에 거제시립보통학교를 세우면서, 거제시립보통학교는 거제교육의 발상지라고 선포하고 인재 교육의 전당이 될 것을 간절히 기원했던 것에서 유래됐다.
탑 상단에 위치한 붉은색 조형물은 무한대의 픽토그램(그림문자의 일종)을 응용한 것으로 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바라는 졸업생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기념관에는 거제초교 100주년 간의 기록과 사진, 생활사 등 각종 물품을 전시, 개교 100년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축하휘호를 비롯 서예가 하성렬 선생의 축하휘호, 거제초교 교사 출신인 세계적인 화백 이한우 선생의 축화(祝畵) 등 다양한 기록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 화백의 축화 '아름다운 읍내마을'은 1956년 거제초교 교사로 근무했던 이 화백이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1950년대 거제읍내의 모습을 그린 풍경화다.
수년간에 걸쳐 자료를 수집, 정리해 집필한 '100년사'는 거제초교의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교사(敎史)로 거제초교는 물론 거제시 전체 교육사 연구에 의미 있는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념사업회는 5백30여 페이지 이르는 이 기념책자를 3천부 발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거제 진양하씨 문중은 거제초교에 장학금 1억원을 전달, 이를 바탕으로 장학재단도 설립한다.
각계각층 물품 협찬 쏟아져
일제강점기 일제의 눈과 귀를 피해가며 교육이 희망이라는 일념 아래 지역민들이 똘똘 뭉쳐 현대교육의 터를 일군 거제초교는 교육보국(敎育報國)의 상징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이번 기념식이 거제초교 동문들만의 축제가 아닌 거제면민 또는 거제시 전체의 축제로 승화돼야 하며 또 그만한 가치가 있고 역사적 의미도 지닌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이번 100주년을 위해 총 협찬금 2억9천여만원을 모금, 기념탑 건립, 100년사 발간 등 기념사업에 2억8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인다.
거제교육청은 학교 앞 기념동산 조성에 예산을 지원했고 삼성조선은 컴퓨터 30대를, 대우조선해양은 체육관 시설비를 지원하는 등 각계각층에서 물품과 협찬금을 지원했다. 또 고 박병태 동문의 가족들이 2천만원을 협찬, 학교발전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서울시는 개교 100주년을 맞은 교동초등학교를 위해 기념탑을 건립해주는 등 행정이 앞장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반해, 거제시는 거제 최초의 개교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기념행사에 그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하면서 "거제 교육의 모태며 지방교육의 맥을 이어온 거제초교는 거제시의 자부심이자 거제시의 영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