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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고 있다.
ⓒ 이민선

광명 납골당 건설에 반대하는 안양시 석수동 연현마을 주민들과 공사를 강행하려는 건설 업체 관계자들의 신경전이 날로 격해지고 있다.

16일 오후 6시 15분께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할머니들을 건설업체 관계자들이 막는 과정에서 할머니 한 분이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할머니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서 치료를 받았고 부상정도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한다.

이날 오전 10시20분경에는 출근하는 S건설 심아무개 상무와 주민들간 작은 충돌이 생기기도 했다.

▲ 주민들은 공사장 입구에 텐트를 치고 24시간 감시단을 운영하고 있다.
ⓒ 이민선

납골당 예정지인 광명시 일직동 산 1번지 성채산 에서는 현재 진입로 확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공사인 S건설은 공사장 입구인 성채산 초입을 E.G.I(휀스) 로 막고 대형 포크레인을 동원해 폐기물을 처리하고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다.

연현마을 주민들은 공사가 시작된 지난 9일부터 지금까지 맨 몸으로 공사 진행을 막고 있다.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포크레인 주변을 10여명 안팎의 인원으로 에워싸고 있는 것. 포크레인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것은 대부분 30~40대 여성들이다. 남성들은 대부분 직장으로 출근했기 때문이다.

“계속 이렇게 하실 건가요”
“이것 말고 다른 방법 있으면 좀 알려 주세요”

포크레인 위에 쭈그리고 앉아있던 주부 조 아무개 씨는 이렇게 말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주민들은 휀스 바닥을 이용해 공사장을 출입한다. 주민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출입구에 자물쇠를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들은 기회만 있으면 주민들이 출입구로 이용하는 휀스 바닥마저 흙으로 메꾸고 있다고 전한다.

공사장 앞에는 천막이 쳐져 있다. 주민들은 천막에서 철야로 보초를 서며 공사가 진행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다. 하루 동원되는 주민들은 약 300명 정도다. 300명이 교대로 보초를 서면서 공사를 못 하도록 제지하고 있다.

개발이익은 광명시민이 피해는 안양시민이

▲ 강영한 부위원장이 역세권 개발예정지를 가리키고 있다. 강 부위원장은 납골당이 이곳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 이민선

“광명시 소하동 주민들이 납골 반대 철회한 이유를 이제야 알겠어요. 성채산 광명시 쪽으로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광명시에서 납골당을 연현마을 쪽으로 밀어부친 것이지요”

강영한 부위원장(투쟁위 부위원장. 입주자 대표 회장)은 이렇게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강 부위원장과 함께 납골당 예정부지와 반대편에 있는 성채산(광명시 소하동)을 돌아보니 실제로 휀스에 ‘광명 역세권 개발구역’ 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소하동 주민들 중 일부는 몇 개월 전 까지만 해도 납골당 건립에 반대하며 연현마을 주민들의 투쟁에 동조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성채산 반대편에는 역세권개발이라는 발전과 희망이 넘쳐나는데, 성채산 이쪽 우리마을은 납골당 화장터로 인해 절망과 고통이 흐릅니다. 이번일은 광명시의 이기적 발상입니다. 지금이라도 마음을 바꿔 납골당을 역세권 개발지역에 넣어야 합니다. 미리 지어놓고 분양하면 반대도 없을 것 아닙니까?”

강 부위원장은 납골당 예정 부지를 성채산 소하동 쪽으로 옮기라고 주장했다. 개발이익을 보는 소하동 쪽에 혐오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공평하다는 것이다. 개발이익은 소하동 땅주인들이 보고 피해는 연현마을 주민들이 본다는 것은 억울하다는 주장이다.

▲ 소하동 기아 자동차 맞은편 휀스에 '광명 역세권 개발 사업장' 이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있다.
ⓒ 이민선

“광명시는 납골당을 계속 문화시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좋은 문화시설을 어째서 반대가 극심한 연현마을 주면에 설치하려는지 이해 할 수가 없어요. 지금이라도 광명시는 자신들말을 책임지어야 합니다. 정말로 문화 시설이라 생각한다면 광명 역세권 택지 개발 지구에 설치해야 합니다”

성채산 소하동 방향에 납골당을 설치하면 공사경비도 훨씬 절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완만한 구릉지대이기에 공사하기가 훨씬 수월 해서 경비를 절감 할 수 있다는 것. 강 부위원장은 몇 개월 전까지 건설회사에 몸담고 있던 건설맨 이다. 납골당 문제가 터지자 사표를 던지고 투쟁위에 적극 참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안양뉴스(ay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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