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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뽀로로의 흉내말 놀이> 중에서
 책 <뽀로로의 흉내말 놀이> 중에서
ⓒ 대원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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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텔레비전을 접하고 사는 아이라면 <방귀대장 뿡뿡이>와 '뽀로로 시리즈'를 모르는 아이가 없다. 순수 국내에서 제작하고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이 두 프로는 꽤 오랜 기간 교육방송(EBS)을 통해 방영되면서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만 두 돌까지는 텔레비전을 접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텔레비전을 거의 안 보던 우리 아이도 요새는 좋아하는 프로를 한두 개 정도 정해 놓고 보고 있다. 중독처럼 계속 뽀로로를 틀어달라는 아이도 있다는데 다행스럽게도 한 편을 보고 나면 다시 시선을 떼고 자기가 하던 놀이에 열중하니 이 정도는 그냥 괜찮겠다 싶다.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서점에 갔더니 아이가 갑자기 내 손을 이끌며 "엄마, 뽀로로 책 있어요" 한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꺼내 볼 수 있는 서점인지라 누군가 읽다가 두고 간 뽀로로 책이 눈에 띈 것이다. 아이에게 읽어 주니 '또'를 연발하며 몇 번을 되풀이 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하여 한 권 사 집으로 오니 매일 밤 꼭 읽어달란다.

책 <뽀로로의 흉내말 놀이>는 각 장마다 뽀로로의 주인공들인 포비, 루피, 크롱, 뽀로로가 나와 자신들이 즐겨 하는 일상생활과 놀이를 보여 주는 아주 간단한 내용이다. 책도 보드북이라 돌 전후의 아주 어린 아이들이 접하기에도 좋고 <뽀로로의 반대말 놀이> <뽀로로의 숫자 놀이> 등 다양한 시리즈로 나와 있다.

"냠냠냠 맛있게 도넛을 먹어요.
쿨쿨쿨 잘도 자네요.
아슬아슬 공 위에서 놀아요.
따그닥따그닥 장난감 말을 타요."


이런 형태로 동일한 문장 구조와 의성의태어가 반복되어 아이가 좋아할 만하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뽀로로의 주인공이 아닌가. 아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책을 동일시하면서 책 내용에 쉽게 빠져 든다.

이제 만 두 돌을 앞둔 아이는 이 책을 엄청 많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심심할 때마다 꺼내 온다. 어제는 갑자기 잠을 자는 뽀로로 얼굴에 코로 풍선을 만드는 걸 보더니 "엄마, 뽀로로 코 나왔어요. 닦아 주세요"라고 말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책을 보는 수준도 달라지고 친구를 생각할 줄 아는 마음도 스스로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책 <뿡뿡똑딱, 몇시일까?>
 책 <뿡뿡똑딱, 몇시일까?>
ⓒ 애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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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뿡뿡똑딱, 몇 시일까?>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든 것이다. 뽀로로가 창작 애니메이션으로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의 나라를 보여준다면 뿡뿡이는 노래, 규칙적인 생활 습관, 운동 놀이 등을 통해 신체, 정서, 지능의 고른 발달을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뿡뿡이와 짜잔 형이 등장해서 여러 명의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습은 마치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한눈에 보는 듯하다. 친구와의 활동에 관심을 갖는 만 18개월 이상의 시기에 보여주면 적합할 내용의 TV 프로다.

뿡뿡이도 많은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책으로 나왔는데 그 중 <뿡뿡똑딱, 몇 시일까?>는 조그만 시계가 함께 달려서 시계 보는 방법을 익히는 데 좋다. 아침부터 시작하여 잠이 들 때까지 뿡뿡이와 짜잔 형의 하루 일과를 보여 주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트와 모래 놀이, 놀이터 등을 소재로 해서 더욱 흥미를 준다.

"7시. 해님이 반짝, 창문도 활짝!
모두모두 일어날 시간이에요.
삑삑아랑 뿡순이는 아까 일어났어요.
그런데 '싫어, 싫어, 좀더 잘 테야.'
떼 쓰는 친구는 누구일까요?"


이런 식으로 교육적인 효과를 주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책 읽는 재미와 바람직한 사고를 동시에 키우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시간이 나올 때마다 옆에 달린 시계를 이에 맞춰 주니 몇 번 반복해서 본 아이가 제법 따라서 7시 모양, 12시 모양을 만들어낸다. 강제적인 학습보다 이처럼 흥미를 통한 교육은 훨씬 더 긍정적이다.

아무리 교육적이라고 해도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수동적인 아이를 만들기 십상이다. 뽀로로를 한 시간 넘게 보는 것은 아이 정서와 사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만히 누워서 텔레비전 속 환상의 나라에 빠져 들다 보면 현실 감각을 잃기 쉽고 텔레비전보다 덜 자극적인 세상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텔레비전은 조금만 보여 주고 관련된 책을 몇 권 구해 보여 주며 아이와 함께 엄마가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나오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런 종류의 책들은 아이의 흥미를 끌기에 적합하고 보다 쉽게 책에 다가서게 한다.

유의할 점이라면 이런 종류의 책을 지나치게 많이 사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 자칫 책 읽기가 흥미 위주로 빠져서 자신이 좋아하는 소재가 아닌 다른 대상이 등장하거나 덜 자극적인 책들에 대해 무관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텔레비전 내용을 담은 것으로 한두 권 정도면 충분하다. 이런 책들로 책이라는 대상과 친숙해진 아이는 다른 책들에도 한발 짝 다가설 용기가 생길 것이다.


뽀롱뽀롱 뽀로로 신나는 놀이책 5 - 흉내말 놀이

키즈아이콘 편집부 엮음, 키즈아이콘(아이코닉스)(2010)


#아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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