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도 모자라, 추운 날씨 속에서도 연일 기름제거 작업을 해 녹초가 된 태안 주민들의 얼굴빛이 날로 어두워져만 가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 16일 기름 유출 사고로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을 돕기 위해 300억원이라는 정부자금을 충청남도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긴급 자금은 피해정도나 생활수준 등을 고려해 차등지원 되며 가급적 설 이전인 내년 1월말까지 현금으로 무상 지급된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내년 1월말까지, 약 40여일 동안 수입이 전혀 없는 주민들은 정부의 위 같은 조치가 황당하고 당혹스런 처사라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기름제거 작업을 하던 문아무개끼는 "우린 당장 하루 세끼도 해결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이제 곧 있으면 날씨도 추워져 연료비 소비도 늘어나는데 도대체 어떻게 살라고 이러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 달이 넘도록 손가락만 빨고 살라고 하는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행정당국을 비난했다.
기름제거 현장 인근 식당들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으나, 관계당국으로부터 식사비에 대한 결제를 받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만리포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이번 사고로 식당 운영에 피해를 입은 점을 감안하여 방제작업 시 지역주민들의 점식식사를 제공, 식비를 충당받기로 하였으나 결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재료 구입비와 인건비 등을 충당할 여력이 없어졌다"며 "그래도 먹고 살려면 어떻게든 계속 운영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대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계지원금 지급시기 논란과 더불어 기름유출 사고 선박 보험사가 어민들이 방제작업에 나설 경우 지급하겠다는 방제비 또한 언제 지급될 지 확실치 않은 상황. 보험사측은 방제작업에 동원된 지역주민들의 하루 방제 일당에 대해 성인남자는 7만원, 여자는 6만원, 선박은 크기에 따라 약 44만원에서 55만원까지 지급한다고 하였으나 실제 지급된 금액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암포 해변에서 방제작업에 여념이 없던 지역주민 최아무개씨는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타당성을 고려하여 한 달이 넘어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고, (기름유출 사고 선박)보험사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며 "도무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도 과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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