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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으면 노무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국정을 잘 마무리 하고 귀향한다. 고향에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모두 박수를 보내자. 오늘 달집태우기는 그런 의미도 있다. 박수….”

 

조용효 봉하마을 이장이 달집에 불을 지피기 전에 한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 고향 마을에서도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발전위원회(위원장 송정대)와 청년연합회(회장 박봉구)가 마련한 달집태우기가 21일 오후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마을 청년들은 닷새 전부터 마을 앞 논에 대형 달집을 만들었다. 달집은 대나무와 소나무 등을 동원해 만들었다. 달집태우기를 하기 전인 이날 오후 2시경부터 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 맞이 행사가 열렸다.

 

본산리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 주민과 출향인사 등 400여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각설이놀이와 풍물놀이, 윷놀이, 제기차기를 한 뒤 보름달이 떠오를 즈음 고유제를 지냈다.

 

고유제는 송정대 위원장이 초헌관을 맡았으며, 박봉구 회장과 조용효 봉하마을 이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축문을 통해 마을의 안녕과 가정의 평화, 건강 등을 기원했다.

 

풍물놀이를 할 때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도 나와 마을 주민과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주민들은 노 대통령의 귀향을 앞두고 있어 들뜬 모습이었다. 인근 마을에서 온 한 주민은 노 대통령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고생했으니 편안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주민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귀향하잖아요"면서 "옆에서 자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가까이에 대통령을 모시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네요"라고 말했다.

 

송정대 위원장은 "본산리 주민들의 액을 모두 달집에 태워버리자는 마음으로 달집태우기를 준비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5년간 국정을 잘 마무리하고 고향에 돌아오는데, 앞으로 마음 편안하게 지냈으면 한다는 마음으로 오늘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봉하마을에는 오는 25일 노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마을 곳곳에는 귀향 환영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주차장에는 대형 태극기가 내걸려 있다. 또 노란 고무풍선이 곳곳에 매달려 있다.

 

노 대통령의 사저에는 이날도 공사 마무리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밤에도 사람들이 불을 밝혀 놓고 작업을 하고 있었으며, 일부 이삿짐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사저 앞과 경호원 숙소 앞에는 경비인력이 배치되어 있었다.

 

달집태우기는 이날 오후 6시 30분경 시작되었다. 봉화산 꼭대기에 있는 바위 옆으로 보름달이 뜰 예정이었으나 이 시각에는 구름에 가려 달이 보이지 않았다.

 

조용효 이장은 “옛날에는 봉화산 꼭대기에 봉수대가 있었는데 보름달이 뜨면 연기를 피웠고, 그때 달집을 태우기 시작했다”면서 “어제까지 달이 훤하게 잘 보였는데 오늘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귀향을 앞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21일 오후 정월대보름을 맞아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귀향을 앞둔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21일 오후 정월대보름을 맞아 달집태우기 행사가 열렸다. ⓒ 윤성효

#봉하마을#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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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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