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부러워요."
강화도 오마이스쿨에서 열린 '더불어 함께 입학식'의 1일 교사로 나선 탤런트 한혜진씨는 학생 수가 적은 학교에 다니는 '나홀로 입학생들'을 진심으로 부러워했다.
"여러분은 선생님과 마주보면서 일 대 일로 수업을 하니까 선생님 사랑을 많이 받겠어요. 그래서 선생님은 여러분이 부러워요."
"오늘의 인연을 소중히 여겨라, 선생님도 친구 덕분에 탤런트 됐어요" 한씨는 부모님은 여전히 자신이 탤런트가 된 것을 신기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들 덕분에 탤런트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선생님은 수줍은 성격 때문에 친구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먼저 다가와 주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 친구들의 힘과 응원을 받아서 탤런트가 됐어요."
그러면서 한씨는 오늘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라고 조언했다. "지금 여러분 옆에 있는 친구들이 나중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줄 거예요, 집으로 돌아가서도 인터넷으로 편지도 주고받고 전화도 하면서 자주 연락하기 바라요."
아이들은 한혜진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친구야, 우리 평생 함께 가자! 내일 집에 가도 자주자주 연락해!"라고 크게 외쳤다.
"라오스 아이들의 꿈은 학교에 가는 것" 섬마을 또는 산골마을에서 사는 아이들에게 라오스는 낯선 이름의 나라였다. 한혜진씨는 라오스의 시골마을에서 아픈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눅, 아맛 자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러분은 밥을 먹고 살지만, 아눅-아맛 자매는 날마다 굶주리며 살고 있어요. 여러분보다 훨씬 더 나이가 어린데도 산에 나무를 하러 다니고, 풀을 뜯어 삶아먹어요."
아이들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아눅과 아맛은 흙탕물을 마셔요. 거긴 수돗물도 나오지 않고 우물도 없어서 빗물을 받아 마신답니다. 그래서 병들어가고 있어요."
이어 한씨가 "라오스에는 '팡'하고 터지는 폭탄이 곳곳에 숨어있어요. 밥을 해먹으려고 불을 켰다가 폭탄이 터져서 다치는 아이들도 있답니다"라고 말하자, 몇 명의 여자아이들은 양미간을 찌푸렸다.
"여러분, 라오스 아이들의 꿈이 뭔지 알아요? 학교에 가는 거래요. 우리는 7~8살이 되면 자연스럽게 학교에 가잖아요. 라오스 친구들은 돈이 없고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느라 학교 갈 시간도 없대요."
"선생님도 라오스 친구들 앞에서 많이 부끄러웠어요" 한씨가 힘겹게 살아가는 라오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이들은 사뭇 진지해졌다.
"여기에 노트와 연필이 없는 친구는 하나도 없죠? 라오스 친구들은 학용품은커녕 사탕과 과자도 평생 못 먹어 봤대요. 선생님이 사탕을 줬는데 처음 먹어봤대요."
한혜진씨는 라오스 아이들을 만나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선생님은 어렸을 때,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지각하고 숙제가 많으면 화도 났어요. 반찬투정도 했고요. 그런데 숙제도 많이 하고 매일 밥 걱정 안하고 학교 가는 게 소원인 라오스 친구들 앞에서 많이 부끄러웠어요."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이들의 꿈을 크게 키워준 한혜진 선생님.
한씨는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어제 박상원씨가 꿈을 물어봤을 때는 시큰둥해 하던 아이들이 예쁜 한혜진 선생님 앞에서는 서로 발표를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지오는 요리사가, 예은이는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마법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친구도 있었다.
한씨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날 아이들의 꿈을 크게 키워줬다.
"세계의 가난하고 아픈 친구들을 생각해주세요.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 요리사, 아이들은 기쁘게 해주는 마법사, 아픈 친구들을 고치는 의사가 되세요."
한씨가 이어 "엄마, 아빠, 선생님, 친구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보세요"라고 말하자, 강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마치 전염이라도 된 듯 서로에게 사랑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씨도 "여러분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특별수업을 마무리했다.
"꿈이 이루어지길... ♡ 2008. 7. 21 한혜진" 한혜진씨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아이들과 함께 김밥과 수박을 나누어 먹었다. 한씨는 더불어 함께 입학생들에게 학용품세트를 선물했다. 그 안에 담긴 노트의 앞면에는 그녀가 35명의 어린이들에게 하나하나 손수 쓴 친필 사인과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꿈이 이루어지길... ♡ 2008. 7. 21 한혜진" 아이들의 추억이 또 하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