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이후 '무균성 뇌수막염(aseptic meningitis)'이 최근 5년간 평균 발병률을 크게 웃돌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주로 6~7월에 유행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데, 소아 전염병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전국적인 무균성 뇌수막염 유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29주 기준으로 지역별로는 강원지역의 환자 발생이 1.874%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전남 1.477%, 경남 0.879%를 나타내어 전국적으로 높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3~14세의 아이들에게서 주로 발병해 그 위험이 높은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는 비위생적인 환경이나 고온의 날씨로 인해 병원균에 감염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무균성 뇌수막염은 아이들의 위생과 직결되는 병이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주의가 필요한데 생활환경의 위생뿐만 아니라 증세에 따른 부모의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무균성 뇌수막염, 균이 없다고?무균성 뇌수막염은 균이 없는 상태에서 걸리는 뇌수막염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무균성 뇌수막염은 세균이 원인이 되지 않습니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에 생긴 염증으로 세균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서 생기는 뇌수막염으로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서 유발되고, 바이러스 뇌수막염(viral meningitis)이라고도 합니다.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90% 이상이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인데, 이중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와 에코바이러스(Echovirus)가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엔테로바이러스입니다.
무균성 뇌수막염은 정상적인 면역을 가진 사람에게는 전혀 위험하지 않고, 보통 7~10일정도 지나면 완전히 회복합니다.
증상은 주로 발열, 구역질, 두통, 후두부 경직, 설사, 구토, 발진 등이 나타나며 증상만으로는 세균성 뇌수막염과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강한 전염성 있는 무균성 뇌수막염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강한 전염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지훈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하지만 대부분의 감염자들은 증세가 없거나 감기증세나 미열을 동반한 발진만을 나타낸다"면서 "감염된 1000명 중의 1명 이하만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일으킨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무균성 뇌수막염 환자가 주변에 있다면, 전염될 가능성이 많지만 뇌수막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적습니다.
무균성 뇌수막염의 가장 많은 전염경로는 호흡기 분비물(침, 가래, 코 분비물)을 직간접으로 접촉하는 것입니다. 감염된 환자와 악수를 하거나 환자가 만진 것을 건드린 후에 코나 입이나 눈을 비빌 때에 전염될 수 있습니다.
환자의 대변에서도 바이러스가 배출됩니다. 이것은 아직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주요 전염경로가 될 수 있으며, 감염된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어른에게도 전염될 수 있습니다.
무균성 뇌수막염, 위생관리가 가장 중요해유영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가장 흔한 무균성 뇌수막염은 주로 1~9세 사이의 영유아들에게 발생하고 5월 이후 따뜻한 날씨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바깥 활동을 많이 하는 아이들에게 발생할 확률이 높아 여자 아이보다는 남자 아이들에게서 2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무균성 뇌수막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지만 수분섭취와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손을 철저히 씻는 것입니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습관은 감염 기회를 줄일 수 있습니다. 보육원 같은 수용시설에서는 표백제를 묽게 해서 청소를 철저히 하는 것이 바이러스가 번지는 것을 막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철저한 위생 관리만이 현재 유행중인 무균성 뇌수막염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예천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