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는 5일 "자동차 부문과 관련해 재협상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재협상은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차기 미국 대통령에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그동안 한미FTA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특히 한미간 자동차 부문의 무역 불균형이 심하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차기 미 행정부가 '자동차 부문에 대해 재협상 요구를 해올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 정례브리핑을 갖고, "협정문 서명이 되고, 양국 의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특정 분야를 고치고자 한다면 협상의 균형을 훼손시킬수 있다"면서 재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한미 FTA 협상은 기본적으로 전체가 주고 받기의 협상이었다"면서 "어떤 특정분야만 보면 불리할수도, 유리할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협상의 균형이 이뤄졌기 때문에 타결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통상부 "오바마는 보호무역주의자가 아니다"
차기 오바마 행정부의 무역정책 변화 여부에 대해서도, 그는 "오바마 후보가 선거기간중에 자동차 문제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적은 있다"면서도 "오바마 후보쪽에서도 강조했지만, 오바마 후보는 원칙적으로 보호무역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브리핑이 끝난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기간 중에는 정치인으로서 표를 의식해 여러 말을 할수는 있다"면서도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한미FTA를 바라보는 입장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와 의회의 한미FTA 비준안 처리 시기에 대해선, 올해보다는 내년 하반기께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새 행정부가 한미 FTA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미국 의회 인준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 "아무래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행정부를 새롭게 구성하고, 각종 정책을 점검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며, (한미FTA는) 하반기에나 비준 여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미FTA 하느냐, 안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하느냐가 문제"
'최근 미국의 경제사정을 감안할 경우 한미FTA 비준 자체가 어려울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한미 FTA는 (비준을) 하느냐 안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하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가 어려울수록 무역과 투자의 개방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려고 해야한다"면서 "이것을 보호무역주의로 회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미 정부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도 한미FTA 조기 비준을 통해 이같은 신호를 전 세계에 알릴수 있을 것"이라고 이 대표는 주장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한-유럽연합 FTA 협상 타결을 위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애쉬튼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간 통상장관 회담을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동안 프랑스 파리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혜민 대표는 "이번 회담에서 한-EU FTA의 주요 핵심 쟁정민 관세와 비관세, 서비스 분야 등에 대해 집중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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