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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머리와 꼬리를 위아래로 까딱거리며 딱 딱 딱 소리를 내는 '딱새'. 딱새는 사람들 가까이에 살면서 아주 친근하게 다가오는 새입니다. 한참 동안 세워 놓은 화물차의 발 받침대와 배터리 위, 아침 저녁 마을 방송을 내 보내는 이장님 집 스피커 틈새, 식기를 넣어 두는 찬장, 농가의 헛간, 대문간의 틈새, 텃밭 가의 돌틈 사이 등 사람들이 살고 있는 민가 주변 곳곳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웁니다.

 

 

 딱새 한 쌍이 부부의 연을 맺기 위해 건물 주변을 맴돌고 있습니다. 집을 장만하는 건 수컷의 몫인 듯 합니다. 집을 지을 만한 틈새를 찾아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컨테이너 모퉁이에 있는 틈새에 둥지를 틀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며 요모조모 탐색을 해 봅니다. 적당한 공간을 찾았는데 비바람을 막아 줄 지붕이 없어 다른 건물 틈새로 집 지을 곳을 찾아 날아갑니다.

 

 

 

 

  암컷이 수컷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습니다. 집 지을 곳은 잘 찾고 있는지? 비바람이 들이치지 않는 곳이어야 하는데… 넓은 평수는 아니라도 아늑하고 포근한 둥지에서 새끼들을 무사히 키워낼 수 있는 곳이면 좋겠는데….

 

 

 둥지 틀 곳도 마련해야 하고 암컷에게 씩씩한 모습도 보여줘야 하고 먹이를 잘 구해 올 수 있고 새끼도 잘 키울 수 있다는 믿음도 줘야하고…. 나무 위를 왔다 갔다 하던 수컷이 땅 위로 내려 앉아 흙 속을 파헤치며 곤충 찾기에 열중합니다. 딱새의 주된 먹이는 곤충입니다.

 

 

 흙 속에서 곤충을 물고 나온 딱새 수컷이 보란듯이 암컷에게 먹이를 내 보입니다.

 

 "나 이래 봬도 멋진 남자야! 먹이를 잘 구하는 멋진 남자" "먹이보다 남자(?) 봤어?"

 

 드디어 암컷이 수컷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입니다. 부부의 연이 맺어진 모양입니다. 이제부터는 암컷과 수컷이 힘을 합쳐 둥지를 만들어 갑니다. 함께 살아갈 보금자리를 알뜰 살뜰 꾸며갑니다. 풀잎과 이끼를 물어와 기초 작업을 한 후, 새의 깃털로 푹신푹신한 둥지를 완성시킵니다.

 

  딱새의 세상 살이나 사람의 세상 살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 듯합니다. 딱새가 먹이를 잘 구해와야 하듯, 사람은 돈을 잘 벌어와야 합니다. 딱새 수컷이 좋은 조건의 둥지를 마련해야 암컷에게 선택 받을 수 있듯이, 사람도 좋은 조건의 집을 장만해 놓아야 좋은 신랑감으로 선택될 수 있습니다.
 
 딱새나 사람이나 부부의 인연 맺기, 엄마 아빠 되기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딱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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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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