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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1.8㎞ 해상에서 침몰한 1200t급 초계함 천안함의 선수 부분이 수면위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경 함선이 주변을 지나고 있다.  (사진=옹진군청 제공)
26일 밤 서해 백령도 서남방 1.8㎞ 해상에서 침몰한 1200t급 초계함 천안함의 선수 부분이 수면위로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경 함선이 주변을 지나고 있다. (사진=옹진군청 제공) ⓒ 뉴시스

"이게 다 그냥 꿈이었으면 좋겠어, 정말…."(심기현, 네이트)

국민 모두가 '거짓말'이길 바라는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 3월 26일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1200톤 급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했습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58명이 구조됐고, 46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 주민들 총소리 들었다고 하자 북한도발 했다고 발표했다가 미군이 아니라니깐 바로 새떼를 잘못 보고 쐈다고 하고 그 새떼에 13발도 아니고 무려 130여 발을 쐈음.
 - 함선 정 가운데가 칼같이 두 동강 났고, 함선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는데 어뢰나 기뢰 가능성 없는데도 계속 가능성 제기하다가 안 되니깐 군사기밀로 의문화 시킴. (이래서 뉴스 꾸준히 안 보는 사람은 북한도발로 알고 있음)
 - 빨리 구조해야하는데 아직도 구조 작업 중"(지대근, 네이트)

"천안함이 수심 낮은 지역에 들어선 이유가 고작 평소에도 자주 갔던 곳이고, 두 초계함이 함께 작전했던 내용은 군사기밀이고, 경찰은 유족사이에 프락치 심어서 뭐하자는 건지, 유족들에 총구를 겨눈 어이없는 병사는 또 뭐고, TOD 영상 편집한 이유는 또 뭘까? 감압챔버가 고장 난 게 더 많고. 과연 전시에 서해바다를 제대로 지킬 수나 있을까?"(섬지, 다음)

누리꾼들이 정리한 사건 일지입니다. 아직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죠. 내부 폭발, 기뢰 폭발, 어뢰 공격, 피로 파괴 등 침몰에 대한 다양한 추측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군 당국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그때 그때마다 땜질식 대응을 하자 누리꾼들은 "뭐 한 가지 믿을 게 없네"(여여, 다음)라는 반응입니다. 덕분에 누리꾼들의 상상력 가득한 '추측'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잘하면 외계인 UFO로부터 피격되어 반파되었다는 말도 슬슬 나오겠네."(파란들판,다음)
"<긴급> 정부 침몰원인 발표. 북한인으로 보이는 인간어뢰가 서해의 거센 조류를 헤치고 장장 1시간동안 배 중앙에 달라붙어 쇠톱으로 천안함 싹둑하고 북으로 도주."(윤동현,네이트)

매주 통통 튀는 누리꾼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던 '2010 댓글늬우스', 이번 주만큼은 가벼움은 살포시 내려놓고 날선 목소리를 전하겠습니다. 실종된 모든 장병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며 오늘 댓글늬우스 시작합니다.

[어리바리 해군?] "설마가 나를 잡았어"

 경향신문 캡쳐
경향신문 캡쳐 ⓒ 경향신문

지난달 31일 <동아일보>는 조금 놀라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사고 당시 해경이 경비함 4척을 출동시키려 했는데, 해군이 2척만 보내라며 반발했다는 내용인데요. 또 해경 경비함이 도착하기 전 먼저 와 있던 해군 고속정은 "접안용 고무패드가 없어 천안함에 접근할 경우 배가 부서질 수도 있다"며 천안함 주변 해역을 탐조등으로 비추고만 있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해경조차 "구명 기구로 생존자 구조를 먼저 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했다죠. 

이런 해군의 미진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초기 대응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에 누리꾼들은 "병사가 죽어가고 있는데, 병사들의 최고 우두머리인 대통령이 할 소리인가?"(캐논, 오마이뉴스)라며 발끈했습니다.

"각하께서는 처음 도착해서 50분가량 구경만 한 해군을 초동대응이 훌륭했다며 칭찬하셨고 이에 우리 해군은 어선보다 못한 탐지능력으로 각하의 칭찬에 응답했다."(이원준, 네이트)

많은 누리꾼들이 장병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배(함미)가 가라앉은 것도 어민이 찾았다"(시와 바람과 나, 다음)며 해군의 무능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이상실'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인데요.

"앞으로 브리핑은 어촌계장님이 하고, 해군은 꽃게 잡아라."(내꺼야, 다음)
"각종 베플에서 '어선 동원해서 찾으면 찾는다'라는 말들 보고 '에이 설마' 라고 생각했는데. 설마가 나를 잡았어."(한규황, 네이트)

 미필과 군필 사이
미필과 군필 사이 ⓒ 다음 즐보드
누리꾼들은 이러한 미숙한 대응의 근본원인으로 군 면제를 꼽기도 했습니다.

"참모회의 면모를 보니 참말로 헛웃음만 나온다. 이명박 면제, 정운찬도 면제, 안상수도 면제.... 여성부냐?"(투자천재, 다음)
"방송 보니 4성 장군 둘이서 군 미필자들 앞에서 상황 보고 하던데… 여성부에서 출산휴가 대책회의 하는 줄 알았다."(Kim Sangmin, 다음)

해군을 칭찬하던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경험을 내세워 놀라운 분석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1일, 이 대통령은 "내가 배를 만들어봐서 아는데 파도에도 그리될 수 있다"며 천안함 사고 원인에 대해 '경험'에 기반한 분석을 내놓으셨죠. 누리꾼들은 "다 해봤는데 군대만 안 갔지"(환타파인맛,다음)라며 군대 빼고는 다 겪어본 이명박 대통령의 이력에 놀라움(?)을 나타냈습니다.

"지금 네가 말한 그 배가 종이배는 아니겠지~." (정주현, 네이트)
"아사다 마오 만나면 트리플 악셀도 해봤다고 할 기세." (김영국, 네이트)
"지난번 오바마 만날때 '내가 옛날에 흑인이어서 아는데'라고 할까봐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요."(양선모,네이트)

해군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최근엔 해군 측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후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백령도 근처가 통상적 작전항로라고 답했었죠. 헌데 백령도 주민의 증언은 다릅니다. <연합뉴스> 등 언론들은 "평소 초계함이 사고 해역을 지나는 걸 본 적이 없다"는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요즘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순위 1위… 빅뱅의 거짓말."(그날이오면, 다음)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나 갖다가 밤낮 장난하나~ /당신은 거짓말쟁이 국방부~ /두려운 거야 드러운 거야 쇼하는 거야 뭐야! /국방부 나랑 지금 장난하는 거야~ ........ 날 가지고 장난 했다면 국방부 타도 할 거야~/ 바로 잡아 줄 거야 바로 혼내 줄 거야."(하늬바람,다음)
"요새 해군이 국방비 모자란 모양, 까나리 잡으러 초계함까지 동원하는 걸 보니 근데 그물질은 할 줄 아슈??"(송영락의반,다음)

하지만, 정작 국민들이 바라는 '거짓말'은 따로 있습니다.

"거짓말처럼 46명 장병들이 모두 무사 귀환했으면, 정말이지 최고의 만우절일 텐데."(정명균,네이트)

['어이상실'①] "군이 좌파소굴? 우파들이 20년 간 군 면제 받아서다"

사람의 생명이 오가는 급박한 상황에 실소 혹은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뻘짓'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성광 강남교회 목사가 지난달 28일 "만약 군대 안에서도 좌파들이 고의적으로 폭탄을 터트려서 배를 갈라놨다면 이 책임은 누가 져야되겠습니까"라고 설교했다는데요.

많은 누리꾼들이 "하하하하~뭘 상상하든 항상 그 이상을 보여주네요."(30million, 듀나인)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김 목사 발언에 감흥이 일어난 것일까요, 넌지시 조언을 해주는 누리꾼들도 있었습니다.

"그냥 전도 구호를 바꿔, 우파천국 좌파지옥."(ㅗ, 디시인사이드)
"차라리 고정간첩이라 그랬음 수구꼴통들한테 효과나 있지."(cd, 디시인사이드)
"그들이 보기에 군대가 좌파소굴이 된 이유가 있다. 우파들은 무려 20년 간 도피하면서까지 군대 면제를 받기 때문이다."(pariscom, 트위터)

 이슈툰 캡쳐
이슈툰 캡쳐 ⓒ 이슈툰

['어이상실'②] 정보과 형사는 실종자 가족 '마니또'?

두 번째 뻘짓의 주인공은 어이없게도 '경찰'입니다. 지난달 29일 평택경찰서 정보과 형사가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 숨어 정보활동을 한 것이 드러났죠. 수상한 사람을 발견한 실종자 가족들이 "누구냐"고 추궁하자 황급히 달아난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뒤쫓아 붙잡고 보니 경찰이었던 거죠.

"우리는 어릴 때 '앞에 가는 사람 도둑 놈, 뒤에 가는 사람 경찰~'이라고 배웠는데!"(김정은,네이트)말이죠. 앞에 가는 사람이 경찰이 된 상황이군요. 이에 대해 평택 경찰서는 "가족들에게 경찰관이라는 신분을 고지하지 않았을 뿐, 신분을 감춘 일이 없다"고 했는데요. 또 하나의 "주옥같은 명언"(김현이, 네이트)의 탄생입니다.

"'결혼은 했지만 유부남은 아니다'
 '면허는 없지만 무면허는 아니다'
 '싸이는 하지만 미니홈피는 없다'
  …………뭐가 다르냐?"(김주희, 네이트)
"바다 속을 들여다보고 첩보해야지 왜 유족들 속을 헤집고 다닐까? 슬픈 코미디다."(스카이에이,다음)
"'실종자 가족들이 필요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천안함 침몰 다음날인 지난 27일 기자들의 출입이 허락될 때 함께 들어와 이날까지 유족들과 생활해 왔다'고 해명했다? 참 이상하죠??"(안동욱, 네이트)
"무슨 마니또도 아니고…-_-"(박지선, 네이트)

['어이상실'③] "4대강을 이불 삼으려고 하냐"

"진짜 시국이 이런데 어떻게 세종시를 베개 삼고 4대강을 이불 삼으려 하냐."(이우용, 네이트)

뜬금없이 웬 4대강인가 싶으시죠? 하지만 이런 뜬금없는 일, 정부가 결국 '해내고야' 말았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로 온 나라가 시름에 빠져 있었던 지난달 30일, 정부는 4대강 사업 홍보를 위해 89개 지자체에 대한 교육을 추진했습니다. 알고 계셨나요? 워낙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뉴스라, 모르시는 독자들이 더 많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래도 눈을 부릅 뜬 몇몇 누리꾼들이 '콕' 집어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4대강 유역에다 쓸 돈으로 군 노후 시설 장비 나 바꿔라."(유정표, 네이트)
"4대강 삽질할 돈으로 국방비 증액했으면 천안함 사건은 없었다."(임금, 다음)
"금붕어가 살아야할 하천을 파헤치고 넓혀주니 반잠수정이 살겠군."(동네슈퍼, 경향)"

아무래도 정부가 갈수록 낮아지는 각종 선거 투표율이 걱정됐나봅니다. 다행히도, 많은 누리꾼들이 "두고 보자 6월2일"(로더박, 다음)이라며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 투표 의지를 불사르고 나섰습니다.

"필히 투표해야지."(Lavender, 다음)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절실히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평생 죽을 때까지 절대 투표에 불참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이태호, 네이트)

['어이상실'④] 침몰 전후 북한 군병력 '식당'으로 전원 이동

언론도 빠질 수 없죠. 천안함 사고 발생 직후부터 쭉 '북한 연계설'을 밀던 <조선일보>가 지난달 31일 "침몰 전후 북 잠수정이 움직였다"는 보도를 내보냈는데요. 누리꾼들은 "네티즌들이 예언했지, 조선일보가 북한기사 낸다고"(OTL, 다음)라며 스스로의 예측력에 감탄했습니다. 더불어 또 다른 예언을 하기도 했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조선일보 다음 기사
[단독] 침몰 전후 김정일 위원장 화장실 갈려고 움직였다.
[단독] 침몰 전후 북한 군병력 식당으로 전원 이동
[속보] 침몰 전후 새때 북한으로 넘어가 첩보활동"(송현두, 네이트)

 2010년판  대한늬우스?
2010년판 대한늬우스? ⓒ 문광부

두각을 보이는 <조선>이 부러웠던 것일까요, <연합뉴스>도 한 건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한때 '유행(?)'했던 '대한늬우스'를 패러디한 것 같은 기사를 내보내, 누리꾼들에게 '과거로의 회귀'를 선물했습니다. 

"천안함 침몰사고 이후 현장 방문 필요성에 대한 건의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접경지역이어서 '너무 위험하다'는 반대 의견이 맞섰으나 이 대통령은 '멀리서 보고만 받고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통치권자의 접경지역 방문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진행되자 청와대에는 이날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보안·경호 작전이 벌어졌다." - <연합뉴스> 3월30일자 '李대통령, 백령도 전격방문 배경 뭘까'

"대한늬우스를 보는 것 같다. 이런 기사는 국정홍보처에서 쓰는 건가요? 위대하신 민족의 영도자께서 死地를 위험을 무릅쓰고 다녀오셨으니, 아 놀라우신 가카의 용단에 온 국민이 감화되어 지지율이라도 높여 드려야 할 것 같네요."(차차, 듀나인)

아직 우리 장병들이 구조되지 못한 상태임에도 각계에서는 '어이상실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런 퍼레이드를 벌이는 같은 시각,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젖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라에 큰 일이 일어난 때만이라도 뻘짓을 멈추어주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희망일까요.

누리꾼들의 글 두 편을 끝으로 '2010 댓글늬우스', 마칩니다.

"772함 나와라. 우리가 내려간다. SSU팀이 내려 갈 때 까지 버티고 견디라.
 772함 수병은 응답하라. 호명된 수병은 즉시 귀환하라.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
 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이다."(김덕규, 해군게시판)

"우리 정말 간절하게 바랍니다. ......
공급된 산소로 부모님과 가족들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떨어진 체온을 서로 부둥켜안고 버텨내고 있다고. 서로 응원을 아끼지 않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밖에서 열심히 구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그들도 열심히 버텨내고 버텨낸다고.
다른 장병들보다 조금 늦은 뉴스를 보는 것 뿐이라고." (소재원, 네이트)


#천안함#댓글늬우스#해군#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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