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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다가간 물가에 녹조가 떠밀려와 금강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가까이 다가간 물가에 녹조가 떠밀려와 금강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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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대전충남시민기자 1박 2일 투어를 마치고 8일 낮 12시 4대강 전문기자인 최병성 목사(오마이뉴스 시민기자)와 최근 유명 연예인까지 불러놓은 잔치에 김황식 국무총리가 참석하여 개방 행사를 마무리한 '백제보'를 동행 취재에 들어갔다.

 '백제보'에 심은 나무가 죽어가는 걸 막기 위해 링거를 꼽은 나무들이 측은한 생각마저 들어간다.
 '백제보'에 심은 나무가 죽어가는 걸 막기 위해 링거를 꼽은 나무들이 측은한 생각마저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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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백제보'는 대형버스에서 아주머니 할머니 등 한 무리가 내리는 좌측에 최근 심은 것으로 보이는 벚나무에 링거가 걸린 걸 보자 최 목사는 "사람도 비싸서 맞지 못하는 비싼 주사를 맞네"라며 나를 향해 빙그레 웃으며 잎사귀를 떨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나무를 측은한 눈으로 쳐다 본다.

 녹조에 뒤덮인 물속에 물고기들이 산소가 부족한지 연신 물위로 올라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녹조에 뒤덮인 물속에 물고기들이 산소가 부족한지 연신 물위로 올라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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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아래 공도교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물비린내 비슷한 냄새가 나면서 녹조(부영양화된 호소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서 부유성의 식물플랑크톤이 대량 증식하여 수면에 집적하여 물색을 현저하게 녹색으로 변화시킨 현상)가 여기저기에 둥둥 떠다니며 몸집을 키우고, 물 위에는 제법 큼직한 물고기 무리가 보에 갇혀 가쁜 숨을 쉬는지 연신 물 위로 오르내리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개방공사가 끝난 '부여보' 공도교 위에서는 지금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개방공사가 끝난 '부여보' 공도교 위에서는 지금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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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있던 한 무리의 사람 중에 한 아주머니는 "와 물고기가 너무 많다"라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자 옆에 아주머니가 "그런데 더는 내려가지 못하고 보에 갇혀 있는 모습이 불쌍해 보인다"라고 덧붙인다. 또 다른 아저씨는 "강을 막고 다리를 놓으면서 이왕이면 차량을 다니게 해야지 자전거나 사람만 다니게 해 놓은 것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라며 볼멘소리를 연신 터트린다.

 한눈에 보기에도 강변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대전지방국토청', 수자원공사' 마크가 선명해 보인다.
 한눈에 보기에도 강변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대전지방국토청', 수자원공사' 마크가 선명해 보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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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교 중앙엔 아직도 공사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일하느라 여념이 없는 아저씨에게 '수고가 많으시네요'라고 전하자 "네"라고 짧게 대답한다. '물에 녹조가 심한 것 같은데 언제부터나 이렇게 되었나요?'라고 질문하자, "옛날부터 물이 썩었는데 보를 세우고 앞으로 물이 위아래로 흐른다면 좀 깨끗해지겠지요!"라고 말씀을 하신다. 옛날부터 더러웠던 물에 보를 세워 수질이 맑아진다는 소리는 나에게는 이해가 되질 않는 소리로 들린다.

 '부여보' 아래쪽에는 녹조와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며 악취가 심하게 나고 있어 관광객의 접근을 막고 있다.
 '부여보' 아래쪽에는 녹조와 부유물이 둥둥 떠다니며 악취가 심하게 나고 있어 관광객의 접근을 막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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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최 목사는 연신 녹조가 가득한 곳에서 물고기와 부유물이 둥둥 떠 있는 아래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을 때 갑자기 둔탁한 기계음과 함께 수문이 조금 열리는 듯하더니 물들이 회오리치듯 빠져나가면서 녹조와 부유물이 빨려 들어가는 모습에 나도 같이 빨려 들어가는 현기증을 느끼며 자리를 황급히 벗어났다.

 최병성 목사가 보아래 작은 지천에 설치된 하상보호공이 유실된 곳에서 자료를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최병성 목사가 보아래 작은 지천에 설치된 하상보호공이 유실된 곳에서 자료를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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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우측 소수력발전소 아래쪽으로 걸어 내려가자 악취는 더욱더 심해지고 물색은 녹색으로 뚜렷이 보인다. 최 목사는 공도교를 가리키며 "앞으로 소수력발전소 우측은 녹조 밭으로 변할 것 같다"라는 얘기에 공감하며, 사진 몇 장을 찍고서 발길을 돌리는데 작은 실개천이 흐르던 도랑에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보호공(돌을 이용하여 지천에 침식을 막기 위해 쌓은 곳)이 널린 채로 헤쳐져 있다.

 공사에 사용하고 남은 콘크리트 찌꺼기를 자전거 도로 옆에 버린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다.
 공사에 사용하고 남은 콘크리트 찌꺼기를 자전거 도로 옆에 버린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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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올여름 장마에 상류에서 내려오던 빗물에 유실된 것으로 짐작된다. 상류 쪽에는 새로 묻은 흄관이 묻혀 있는데 작은 것으로 보아 아마 큰비 한 번이면 유실될 일회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진을 몇 장 더 찍기 위해 자전거 도로로 몇 발짝 내려가자 자전거를 타다가 강변으로 빠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보호펜스 옆에 공사에 사용하고 남은 시멘트 덩어리가 풀 속에 버려져 있다. 아마 펜스 구덩이에 설치하고 남은 찌꺼기를 버린 것으로 보인다.

 상류의 산줄기가 제법 커 보이는데 묻은 흄관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얼마나 버틸지 의구심마저 들게 만든다.
 상류의 산줄기가 제법 커 보이는데 묻은 흄관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얼마나 버틸지 의구심마저 들게 만든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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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다 찍고 올라오던 우리는 '어 그런데 어도(물고기가 오르내릴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가 안 보이네요?'란 나의 질문에 최 목사와 백제보 표지판을 확인해 보니 좌측에 자연형 수로(폭 4~28m, 길이 820m)가 설치하게 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 개방 행사는 거창하게 하면서도 물고기길은 여전히 공사 중인 걸로 보아 당분간 물고기들은 상류로 올라갈 날만 꿈꾸며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왕이면 개방공사 이전에 물고기들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해 줬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보 개방행사를 하면서 높으신 분의 가슴을 빛냈을 비표가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히고 있다.
 보 개방행사를 하면서 높으신 분의 가슴을 빛냈을 비표가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에 짓밟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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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문이 잠시 열리더니 회오리치듯 물이 빨려들면서 녹조와 부유물이 빨려들고 있다.
 수문이 잠시 열리더니 회오리치듯 물이 빨려들면서 녹조와 부유물이 빨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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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공주보로 출발하기 전에 백제보가 한눈에 보이는 공간에 올라 보 상류를 내려다 보면서 여기저기를 가리키던 최 목사가 "앞으로 녹조 밭이 될 것 같네요"라며 앞날을 잠시 생각해 보면서 좌우에 있던 습지와 갈대밭이 다 불도저에 사라지고 맨살을 드러낸 것 보면서 저 많은 공간을 채우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세금을 걷고 복지와 교육예산이 줄어들까? 생각해보니 앞이 캄캄해 서둘러 공주를 향해 차를 몰았다.

 '백제보'개방행사 플래카드가 널린 가운데 최병성 목사가 '백제보'가 내려다보이는 도로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백제보'개방행사 플래카드가 널린 가운데 최병성 목사가 '백제보'가 내려다보이는 도로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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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보'에 이어 '공주보'는 다음 기사로 올리겠습니다.


#4대강공사#백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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