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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안국동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고 있다.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안국동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고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24일 오후 2시 28분]

안철수 "원칙이 편법과 특권 이기는 길"

"많은 분들이 선거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축제다. 서울시장 재보선 축제의 현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틀 앞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24일 오후 1시 서울 안국동 안국빌딩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본부인 '새로운 서울을 위한 희망캠프'를 방문해 서울시민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내용은 아주 간명했고 쉬웠다.

1950년대 미국 흑인인권운동사에 기록된 '로자 파크스 사건'을 예로 들며 지금 한국 사회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쉽게 설명했다. 한 흑인여성의 작은 행동이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초석이 됐던 사건을 예로 들며 왜 투표참여가 중요한지 비유했다.

박원순 후보와 함께 현장에 도착한 그는 A4 2쪽 분량의 편지를 미리 써왔다고 밝힌 뒤, 박원순 후보에게 "나름의 응원메시지를 준비했다"고 말하며 살짝 웃었다.

안 원장이 이날 미리 준비한 옛날이야기는 1955년 12월 1일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벌어졌던 흑인 인종차별과 관련된 고전이었다. 흑인들이 가득한 퇴근길 비좁은 버스 안에 백인 승객이 탔을 때, 버스 기사는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지시하지만 로자 파크스는 이를 거부했고 체포돼 재판을 받았다는 얘기다. 당시 미국인들 사이에 이 사건이 회자돼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으며, 이 사건은 미국 흑인 인권운동에 큰 전환점이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와 지지방문하기 위해 도착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안국동 안국빌딩 8층 선거사무실에 수십명의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함께 입장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와 지지방문하기 위해 도착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안국동 안국빌딩 8층 선거사무실에 수십명의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함께 입장하고 있다. ⓒ 권우성

안 원장이 화두로 꺼낸 이 이야기는 백인지배 미국사회에서 한 흑인 여성의 작은 행동이 어떻게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작은 변화의 씨앗이 인종차별 문제를 바꾸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 강조한 고전이다. 시민의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긴 실화다.

안 원장은 이 고전에 빗대 투표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참여의 상징"이라며 "저는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원장은 "이번 선거는 부자 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이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며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편지를 통해 "지금 우리는 55년 전 로자 파크스처럼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거참여야말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길이며 원칙이 편법과 특권을 이기는 길이며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길"이라고 밝혔다.

▲ 안철수 "응원드리러 왔다" 박원순 지지방문
ⓒ 김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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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자신 역시도 "천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며 "이른 아침 투표장에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여러분도 저와 함께해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이날 안 원장의 메시지를 접한 박 후보는 "선거과정에서 서울시민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됐다"며 "저는 처음부터 안 원장과 야권, 시민사회 등이 함께 새로운 사회, 새로운 서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말씀하신 반칙과 특권이 아니라 상식과 합리성이 지배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화답했다.

안 원장도 박 후보에게 "멀리서나마 계속 성원하고 있다"며 "응원차 방문했고, 항상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상식을 기반으로 누구나 미래를 꿈꿀 수 있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들이 변화가 없기 때문에 그런 판단기준으로 선택하실 시민의 생각을 믿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간단한 회동 직후 희망캠프 9층에서 약 20분간 비공개 만남을 따로 가졌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안국동 안국빌딩 8층 선거사무실을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24일 오후 서울 안국동 안국빌딩 8층 선거사무실을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권우성

송호창 희망캠프 대변인에 따르면,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수요일 아침 기온이 1도로 떨어져 날씨가 추워져 걱정"이라며 "투표율이 60% 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안 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너무 심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가 이겨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뿌리 뽑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두 사람을 비롯 박선숙 전략본부장, 이인영 선거대책본부장, 송호창, 우상호 대변인이 함께 배석했다. 안 원장은 수행원 없이 홀로 희망캠프에 찾아왔다.

안 원장의 방문은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쯤 캠프를 방문하겠다고 요청했고, 박 후보의 일정을 조율해 오후 1시로 정했다고 송 대변인은 전했다.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의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안국동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에게 직접 쓴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4일 박원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안국동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에게 직접 쓴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남소연

1955년 12월 1일, 목요일이었습니다. 미국 앨라배마 주의 '로자 파크스'라는 한 흑인여성이 퇴근길 버스에 올랐습니다. 잠시 후 비좁은 버스에 백인 승객이 오르자 버스 기사는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녀는 이를 거부했고,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움직임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미국 흑인 인권운동에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흑인에게 법적 참정권이 주어진 것은 1870년이었지만, 흑인이 백인과 함께 버스를 타는 데는 그로부터 85년이 더 필요했고, 그 변화를 이끌어낸 힘을 바로 작은 '행동'이었습니다. 후에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게는 여느 날과 똑같은 날이었지만 수많은 대중들의 참여가 그날의 의미를 바꿔놓았다."

'선거'는 바로 이런 '참여'의 상징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장선거는 부자 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이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만은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55년 전의 흑인여성 '로자 파크스'처럼, 우리가 '그 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참여야말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길이며, 원칙이 편법과 특권일 이기는 길이며,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천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고 이른 아침 투표장에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하게 청합니다.

감사합니다.

안철수 드림.


#안철수#로자파크스#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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