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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피해민의 절규 태안기름유출사고의 가해기업인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지난 3일 사고 5주기를 맞아 서해안 유류피해민 5천여명이 운집해 대규모 상경집회를 가졌다. 사진은 한 피해민이 태안군의원들의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통곡하고 있다.
▲ 유류피해민의 절규 태안기름유출사고의 가해기업인 서울 서초동 삼성 본관 앞에서 지난 3일 사고 5주기를 맞아 서해안 유류피해민 5천여명이 운집해 대규모 상경집회를 가졌다. 사진은 한 피해민이 태안군의원들의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통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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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본관이 위치해 있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지난 5년간 검은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5천여 유류피해민들의 한맺힌 상여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해안 유류피주민들은 서해안 유류오염사고 5주기를 앞두고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 앞에서 대규모 상경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1500여명의 태안 피해민들을 비롯해 충남 6개 시군과 군산, 부안 등 전북 2개 시군 등 8개 시군 유류피해민 5천여명이 운집했으며, 강풍과 폭우 속에서도 질서정연하게 가해기업 삼성을 향한 피해민들의 한맺힌 절규를 전했다.

피해주민들은 삼성 본관 앞에서 삼성의 대책을 촉구하는 구호를 제창한 뒤 공식적인 의식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문승일 사무국장은 "오늘 집회에는 태극기를 가져오지 않았다"며 "국가와 정부가 지난 5년간 피해민들을 외면했다"고 말하며 국기에 대한 경례를 생략하기도 했다.

 상여를 점화하는 퍼포먼스를 마지막으로 이날 대규모 상경집회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상여를 점화하는 퍼포먼스를 마지막으로 이날 대규모 상경집회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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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여에 점화를 하자마자 경찰이 달려들어 소화기를 난사하자 한 유류피해민이 막아서고 있다. 수차례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국응복 회장은 "상여를 불태워야 오늘 행사가 끝난다"며 경찰을 막아섰다.
 상여에 점화를 하자마자 경찰이 달려들어 소화기를 난사하자 한 유류피해민이 막아서고 있다. 수차례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국응복 회장은 "상여를 불태워야 오늘 행사가 끝난다"며 경찰을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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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하는 피해민 불이 붙자마자 경찰이 달려들어 불을 끄자 피해민들은 계속해서 상여에 불을 붙였다.
▲ 재점화하는 피해민 불이 붙자마자 경찰이 달려들어 불을 끄자 피해민들은 계속해서 상여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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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불타는 상여를 소화기로 끄자 흥분한 유류피해민들이 상여를 발로 무너뜨리고 있다.
 경찰이 불타는 상여를 소화기로 끄자 흥분한 유류피해민들이 상여를 발로 무너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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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점화된 상여.
 재점화된 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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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화된 상여를 소등하고 있는 경찰들
 점화된 상여를 소등하고 있는 경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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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이 경고방송 유류피해민들이 이날 집회의 피날레로 상여를 불태우자 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이 불법집회라며 경고방송을 하고 있다.
▲ 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이 경고방송 유류피해민들이 이날 집회의 피날레로 상여를 불태우자 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이 불법집회라며 경고방송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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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국응복 회장의 대회사와 박수현, 김태흠, 성완종 의원의 지지발언이 이어졌다. 마지막 순서로 삼성 본관 주변을 상여를 메고 시가행진을 벌였다. 본관 앞에서 상여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로 피해민들의 아픔을 알리고 삼성을 향한 책임을 촉구했다.

또한, 피해주민 대표단인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소속 회장단은 이번 집회 이후에도 삼성 본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해 '끝장 투쟁'의 강도를 높였다. 한편, 천막농성이 진행되는 동안 국회 유류특위 간사인 김태흠 의원 등도 농성에 가세할 것으로 전해져 향후 삼성 측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삭발식을 거행하는 태안군의원들 이날 집회 일정에 맞춰 태안군청을 출발해 9일간 160km를 행진해 온 태안군의원들이 집회장에 도착 후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 삭발식을 거행하는 태안군의원들 이날 집회 일정에 맞춰 태안군청을 출발해 9일간 160km를 행진해 온 태안군의원들이 집회장에 도착 후 삭발식을 거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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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집회에는 지난달 25일 붉은 글씨로 '삼성타도', '완전보상'이 새겨진 상복을 입고 태안군청을 출발해 160km를 걸어 이날 삼성 본관에 도착한 김진권 태안군의회 의장과 박남규 태안군유류특위위원장, 이용희 군의원이 피해민들에게 큰 절을 올린 뒤 삭발식을 거행해 집회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들었다.

또, 이번 집회에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서해안 유류피해협의체' 2차 회의에서 삼성중공업이 내놓은 지역발전출연금이 피해주민이나 전문가, 정부, 정치권 등의 요구안과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져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집회가 진행됐다.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삼성 앞 무기한 농성 돌입

무기한 농성 돌입을 선포하는 국응복 회장 할복 이후 온전치 못한 몸을 이끌고 이날 집회에 참석한 국응복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장은 삼성과의 끝장 투쟁을 선포했다.
▲ 무기한 농성 돌입을 선포하는 국응복 회장 할복 이후 온전치 못한 몸을 이끌고 이날 집회에 참석한 국응복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장은 삼성과의 끝장 투쟁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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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서해민 유류피해민 삼성 규탄대회' 당시 자해를 시도하며 피해민의 심정을 알린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 국응복(58) 회장은 이날 아직 아물지 않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회에 나섰다. 그는 대회사를 통해 "기름유출사고는 삼성의 무모한 항해에 의한 인재로 당연히 사고를 일으킨 삼성이 무한 책임과 무한 배상을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바로 이곳에서 6천여 명이 모여 '서해안 유류피해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삼성에 5가지 항목을 건의하고, 삼성의 확답을 받았으나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는 우리 피해민을 자신들 발톱의 때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하찮게 여기고 있는 반증"이라며 "오늘 투쟁을 통해 서해안 피해민들의 억울함을 알리는 한편 삼성에게 우리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답을 얻어낼 때까지 이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국 회장은 또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향한 요구사항도 전했다. 그는 "각 후보들이 '경제 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화두로 던진 이상 여·야 후보들은 반드시 삼성원유유출사고의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한다"라며 "합당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140만 피해민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을 이미 결의한 상태다, 각 후보진영은 오는 15일까지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 삼성 협의체 맹비난 한 목소리

유류피해민 5천여명 운집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충남과 전북에서 모인 5천여명의 피해민들은 삼성 본관 앞에서 한맺힌 억울함을 호소했다.
▲ 유류피해민 5천여명 운집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충남과 전북에서 모인 5천여명의 피해민들은 삼성 본관 앞에서 한맺힌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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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유류특위 소속 국회의원들도 지지연설을 통해 힘을 보탰다. 하지만, 연설이 길어지고 대선 후보자에 대한 지지발언이 나오자 피해민들은 "날씨도 추운데 집회까지 와서 대선 후보 지지 발언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국회유류특위 간사)은 협의체와 관련해 "지난 11월 29일 받아본 삼성중공업의 1차 대책은 아직도 삼성이 제정신을 못차리고 있구나, 아직도 피해민들을 사람으로 보고 있지 않구나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삼성에 최후 통첩한 것은 이번주 목요일(6일)까지 합당한 대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협의체를 해산하고 국회 전체 특위를 열어 이건희 회장을 국회 증인으로 출석 요구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즉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서해안유류피해 문제를 다루는 소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국무총리 산하로 되어 있으면서 지난 5년간 달랑 2번 밖에 개최되지 않은 태안유류피해특위를 대통령 산하 기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이어 지지연설에 나선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국회유류특위 간사)도 협의체와 관련해 위원장으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삼성이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해서 두 차례 회의를 가졌는데 삼성의 몰염치한 부분도 남아있고, 피해민들이 원하는 보상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삼성에는 반드시 사회적, 도의적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요구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며, 정부에는 지난 5년 동안 피해민들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다 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원하는 답이 올 때까지 압박하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 의원은 "삼성이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저 혼자 정치생명을 다 걸고라도 여러분들을 위해 싸우겠다. 국회 출근할 때 아침마다 이곳에 들르겠다"며 "기름유출사고에는 여야가 없다. 어느 대통령 후보도 없다. 우리가 싸워서 정부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삼성과 싸워서 우리의 생존권을 되찾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회 내 특별협의체 6일 3차 협상... "합당한 대책 없으면 해산 시킬 것"

 유류피해민들이 삼성 본관 앞 도로에서 가두행진을 펼치고 있다.
 유류피해민들이 삼성 본관 앞 도로에서 가두행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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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서로 쓴 '삼성타도' 현수막을 들고 삼성 본관 주위를 가두행진하고 있는 유류피해민들.
 혈서로 쓴 '삼성타도' 현수막을 들고 삼성 본관 주위를 가두행진하고 있는 유류피해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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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는 이날 집회에 앞서 '서해안기름유출 가해기업· 사회적 살인자 삼성 그룹 이건희 회장은 국민 소환에 응하라!'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총연합회는 성명서에서 협의체와 관련해 "지난 1년 동안 우리들은 삼성중공업과 세 차례 대화의 시간을 가졌고 국회 내 특별협의체를 통해 2번의 만남을 가졌지만 이러한 시간들이 그저 형식적인 만남으로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의미 없는 만남으로 끝나버렸다"며 가해기업 삼성중공업의 무성의를 강력히 성토했다.

그러면서 총연합회는 "문제 해결의 의지도 권한도 없는 삼성중공업과의 대화를 중단하고 결자해지의 정신으로 삼성그룹과 이건희 회장이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총연합회가 언급한 특별협의체는 오는 6일 국회 국토해양위 소회의실에서 3차 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안원유유출사고#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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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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