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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 주>  

- 3.1절을 어떻게 읽나요?
"삼쩜일절?"

- 위안부가 뭔지 아세요?
"독립운동 하던 곳……."

지난 29일 한 언론사에서 근현대사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질문을 실시하였는데, 인터뷰에 응한 대다수 청소년들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야스쿠니신사에 대해 물었을 때 "신사(gentleman)인 것 같다. 신사 맞죠?"라는 되묻는 반응을 보였다. 이 뉴스에 대부분 누리꾼들은 각자 쓴 소리를 뱉으며 '무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억울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집중이수제'같은 잘못된 교육제도를 원망하고 싶을 뿐이다.

집중이수제는 2009년 12월에 고시된 '2009 개정 교육 과정'에 포함된 내용으로 2011년부터 초ㆍ중ㆍ고교에 적용되어 학기당 이수과목을 최대 5과목 줄이고 특정 과목을 일정 기간에 몰아서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주당 수업시간이 1~2시간인 도덕, 사회, 음악, 미술, 체육 등을 짧게는 한 학기, 길게는 1년 안에 2~3학년과정을 이수하는 교육제도다.

학습부담의 적정화를 통한 의미 있는 학습활동 전개, 폭넓은 인성교육을 위한 창의적 체험활동 강화라는 목적으로 시행되어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현재에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독이 되어가고 있다. 사회과목이 집중이수제 대상 과목에 포함되는 바람에 오히려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중학교 사회의 경우 정치, 법, 경제 등 다양한 사회전반을 배우게 된다.

이 분야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기본이 되기 때문에 매 학기 배워도 모자란데 한 학기에 끝내려고 하니 시험범위가 방대해지고 학기말에는 교과를 끝내기 위한 이해보다는 진도를 중요시하는 수업이 진행된다. 교사입장에서는 뒤쳐지는 아이도 맞춰가며 진행하고 싶지만 수업시수와 시험일정에 맞추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놓고 진도를 나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학생입장에서는 100페이지가 넘는 시험범위를 한 번에 공부해야하니 지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목적과는 달리 오히려 부담을 가중시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우기 어렵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건 당연시되고 있다. 오히려 집중이수제는 국, 영, 수 주요과목은 더 중요시되게 하고 역사, 사회 과목은 '내용은 어렵고 점수 따기 어려워 필요치 않은 과목'이란 인식을 심어줘 역사, 사회를 등한시하는 사회 풍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 역사인식에 해가 되는 교육방식이 있으니 그것은 주입, 암기식 교육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역사교육이 암기식이라 학생들이 '역사' 하면 피로감부터 느낀다. 그저 '어디 줄 그어라', '중요하니 별표 해라','꼭 나오니 외워둬라'라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렇게 진행되니 역사에 흥미는커녕 짜증만 유발한다.

역사는 시대적으로 배경을 이해를 해야만 기본적으로 흥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역사에 흥미를 느낀다 하여도 집중이수를 하는 학기가 아니면 수업을 들을 수조차 없는 현실에서 '집중이수제' 때문에 역사를 배울 학기가 되지 않으면 역사책을 건드리지 않는 우리나라 역사 교육 체계는 정말이지 엉망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한국사'를 선택과목에서 제외했다가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다시 필수과목이 되었지만 근현대사 부분은 많이 줄어들었다.

과목으로 존재하던 근현대사를 한국사의 챕터 한 토막 넣어놓고 그나마도 줄여버린 것이다. 우리 역사책은 대부분 삼국시대와 조선시대에만 편향되어 우리나라가 어떻게 건국되었는지에 대한 개념부터가 바로 서지 않고 있다. 프랑스 시민혁명은 알아도 4.19혁명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을 통해 일구어낸 자랑스러운 우리의 민주화과정은 모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근현대사는 우리가 배워야만할 역사임에도 줄여버리니 정말이지 한숨만 나오는 일이다.

일본에서는 진실된 역사를 애써 외면한 채 거짓된 역사를 진실 된 역사마냥 제대로 교육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진실 된 역사를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교육도 못하고 있다. 오히려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단체까지 생겨나면서 애써서 왜곡된 역사한 가르치려한다.

청소년들의 부족한 역사인식은 단순히 학생만의 탓이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처음부터 이해를 시키지 않고 암기만 하게 만드는 교육기관과 제대로 가르쳐주려 하지 않는 어른들의 탓도 전혀 없다고 떳떳하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교육은 전반적으로 개선이 시급하다는 걸 교육당국에서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들도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역사인식을 강조하면서 역사교육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 기성세대는 학생들 탓으로만 돌리려고 하니, 반성해야 할 점이 있지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청소년 역사#역사인식#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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