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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양곤으로
▲ 양곤행 탑승구 방콕에서 양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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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 가기 위해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나와 있습니다. 미얀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2000년대 초반이었으니 여행 준비기간이 무척 길었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베트남을 다녀왔고 마지막 남은 곳이 미얀마입니다.

미얀마 여행 준비...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

양곤에 있는 한인 호텔
▲ 레인보우 호텔 양곤에 있는 한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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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기 전 제가 미얀마에 대해 아는 것은 불교가 생활인 나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웅산 사건, 마약의 재배지로 유명한 골든 트라이앵글, 노벨 평화상을 받은 아웅산 수치 여사, 1960년대 UN 사무총장을 지낸 우 탄트 그리고 군부 독재 정도였습니다.

미얀마는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육로를 이용한 입국과 출국이 불가능합니다. 양곤과 만달레이에 있는 국제공항을 통해서만 외국인의 입국과 출국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의무 환전, 외국인 2중 가격 등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동남아의 분위기와는 달리 칙칙하고 어두운 느낌 때문에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여행은 준비, 여행 그리고 추억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행복할 때는 여행이 끝난 후 추억을 되새길 때이며, 다음은 여행지에 대한 지도나 자료를 검색하며 계획을 세울 때입니다.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는 실제로 여행을 할 때겠지요.

청결하고 질서있는 입국장 모습
▲ 미얀마 입국 수속 청결하고 질서있는 입국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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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얀마 여행은 준비 단계부터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서류를 작성하면서 황당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미얀마 비자 양식에는 아버지의 이름, 본인의 키, 피부색, 눈동자의 색깔 등을 기재해야 합니다. 더구나 영어 여행 계획서를 첨부해야 하고요. 돌아가신 아버님의 이름과 제 피부색이나 키가 비자 발급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미얀마입니다.

최근 동남아시아에 저가 항공사의 인기가 높습니다. 프로모션이나 미리 예약하면 버스비 보다 저렴한 항공권을 살 수 있습니다. 저도 출발 일 년 전, 저가항공사를 통해 8만 원에 방콕에서 양곤 왕복 항공권을 발급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여행 일정의 변경으로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다시 발급받은 항공권도 네팔에서 하루 늦게 방콕으로 나오는 바람에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동남아시아 대표 저가 항공사 부스
▲ 저가 항공사 동남아시아 대표 저가 항공사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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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미얀마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자료를 찾아볼수록 여행에 대한 욕구는 증가하였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가장 넓은 국토를 가졌으며 버마족, 샨족과 카렌족 등 다양한 소수 민족이 공존하는 황금의 땅. 전 인구의 80%가 불교도이며 나라 전역에 수많은 사원과 불상들이 종교적 신비를 더하는 미얀마는 매력적인 여행지였습니다.

카트만두에서 방콕행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새로운 인연이 생겼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선배 세 분과 미얀마를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한 분과 서울에서 서로 "좋은 여행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방콕에서 인연이 될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란 말이 진리인 것 같습니다.

이제 패키지 여행단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저는 혼자기에 동행들의 계획에 저를 맡기면 됩니다. '어디서 잘 것인지, 무엇을 볼 것인지'하는 사소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저가 항공사인 에어 아시아를 동행들은 타이항공을 발권하였습니다. 한 시간의 시차를 두고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군부 독재체제라 못 살 것이라는 선입견은 선입견일 뿐

공항에서 숙소로 오면서
▲ 양곤 거리 모습 공항에서 숙소로 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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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많은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제가 눈으로 확인한 것도 아님에도 군부 독재라는 사실 때문에 미얀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처럼 통제되었으며, 네팔처럼 못살 것이라는 것이 저의 판단이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양곤 상공에서 바라보는 시내 모습은 도심 전체가 푸른 초원과 열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전원도시 모습이었습니다. '밍글라돈' 국제공항은 규모는 작지만 정갈하고 짜임새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단정한 복장을 한 관리들의 미소는 맑았고 공항 곳곳에 있는 우리나라 광고는 제 선입견을 한 번에 날려 버렸습니다.

출발하기 전, 양곤에 있는 한국인 호텔에 픽업(Pick Up) 예약을 하였습니다. 마중을 나온 두 젊은이의 표정은 밝았으며 우리말을 무척 잘합니다. 두 명 모두 학원에서 우리말을 배웠다고 합니다. 한 젊은이는 오늘이 근무 마지막 날이라고 합니다. 다음 달에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간다고 하네요.

한 시간을 기다려 늦게 출발한 일행을 만나 시내로 출발하였습니다. 도로에선 각양각색의 차들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신형 스포츠카에서 폐차장에 가야할 차까지 최근 급변하고 있는 미얀마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넓고 깨끗한 거리의 모습과 울창한 나무 그리고 밝은 조명은 미얀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한눈에 바뀌게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호텔은 낡았지만, 깨끗하고 정갈한 음식과 사장님의 친절한 접대가 여행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하였습니다. 식당 게시판에는 저를 찾는 몇 장의 메모가 남아있었습니다. 미얀마 제약 회사에 취직한 분, 사업을 위해 양곤에 사무실을 연 지인 등 미얀마 관련 카페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메모입니다.

미얀마 지도.
 미얀마 지도.

저는 지금 미얀마의 중심지 양곤에 있습니다. 미얀마의 젖줄인 에야와디 강 하구에 자리 잡은 양곤은 도시 전체가 숲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많은 불교 사원과 파고다(불탑),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고대 유적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양곤 여행을 시작할까 합니다.


태그:#미얀마, #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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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자발적 백수가 됨. 남은 인생은 길 위에서 살기로 결심하였지만 실행 여부는 지켜 보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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