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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전국의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시군구 지자체별, 5대 범죄 숫자는 얼마인지, 그에 따른 치안 대책은 어떻게 마련돼 있는지 궁금하다. <오마이뉴스>는 유대운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범죄 통계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한눈에 보는 전국 범죄 지도를 작성하고 그에 맞는 대응 방안을 살펴봤다. 네번째는 인구 규모별로 본 각 지역의 범죄 현황이다. [편집자말]
 인구 규모별로 나눈 세 그룹에서 중도시에서 범죄 비율이 높았다. 세 그룹의 10만명당 총범죄 평균에서 중도시 그룹이 1749.4건으로 대도시 1594.3건보다 10% 높게 나왔다. 10만명당 5대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평균도 중도시는 대도시보다 9% 높았다. 대·중·소 그룹 안에서 범죄율은 경남 김해, 전남 목포·신안, 경남 통영이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규모별로 나눈 세 그룹에서 중도시에서 범죄 비율이 높았다. 세 그룹의 10만명당 총범죄 평균에서 중도시 그룹이 1749.4건으로 대도시 1594.3건보다 10% 높게 나왔다. 10만명당 5대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평균도 중도시는 대도시보다 9% 높았다. 대·중·소 그룹 안에서 범죄율은 경남 김해, 전남 목포·신안, 경남 통영이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고정미

인구는 치안 정책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인구가 많은 곳에 범죄가 많고, 경찰 인력도 인구에 따라 배치된다. 인구가 비슷한 지역 간에도 차이가 있지 있을까? 두 도시의 인구가 비슷할 때 어느 한 곳에 유독 범죄수가 많다면 치안 정책 수립을 위해 그 특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오마이뉴스>는 서울, 부산, 대구 등 광역행정구역의 자치구를 비롯해 전국 216개 시·군·구를 인구 규모에 따라 대·중·소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대도시 중에는 경남 김해, 중도시에서는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이, 소도시에서는 경남 통영이 범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김해는 외국인 노동자,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은 항구 지역, 경남 통영은 관광객 증가라는 요인이 범죄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중도시, 10만 명당 총 범죄·5대 범죄 대도시에 비해 10%포인트 높아

대·중·소 세 그룹으로 나눈 이유는?
전국 시·군·구 230개 자치단체 중에서 분석 가능한 216개 자치단체를 인구 규모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40만 명 이상의 40개 자치단체를 대도시로, 40만 명 미만, 15만 명 이상의 69개 자치단체를 중도시로, 15만 명 미만인 107개를 소도시로 구분했다. 이는 도시학에서 활용하는 인구 기준에 따른 것으로 인구 40만은 중소도시와 대도시를 나누며 15만은 중도시와 소도시를 구분하는 기준이다. 
먼저 대·중·소 세 그룹을 비교·분석한 결과 중도시에서 범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 그룹의 10만 명당 총범죄 평균 발생수에서 중도시가 1749.4건으로 대도시 1594.3건보다 10.0% 포인트 높게 나왔다. 10만 명당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 평균도 중도시는 596.8건으로 대도시 540.0건 보다 9,5%포인트 높았다. 소도시는 각각 1477.4건과 439.5건으로 두 그룹에 비해 낮았다.

중도시 그룹에는 광역시 인근의 위성도시인 경기 김포, 경기 군포, 경기 광명, 경남 양산 등이 포함돼 있다. 대도시 그룹에는 행정과 상업 기능이 집중돼 있는 반면에 중도시에는 아파트,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있다.

김도우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심 업무 기능을 수행하는 대도시는 대부분 경찰청, 도청 등 주요 관공서들이 위치해 경찰 인력 배치 등 치안 환경이 좋은 편"이라며 "반면 대도시의 위성도시 형태인 중도시는 택지 개발 등으로 신규 유입 인구가 많고 베드타운으로 지역 공동체의 연대가 낮은 편이어서 범죄 발생 비율이 높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각 그룹별 범죄율이 높은 지역과 그 이유를 살펴봤다.

[40만 이상 대도시] 경남 김해, 범죄 많고 치안 서비스 불안

경남 김해는 10만 명당 총범죄수가 1886건으로 40개 대도시 중 7위를 기록했다. 총범죄수가 9725건으로 12위이며 5대 범죄수도 2898건으로 14위였다.

하지만 김해의 치안 서비스 순위는 낮았다. 평균 112 출동 시간은 5분 39초로 38위, 경찰 1인당 담당인구는 901명으로 35위였다. 상대적으로 높은 범죄율에 비해 경찰 인력과 치안 서비스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높은 범죄율은 인구 증가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김해는 인구 350만 명의 부산과 인구 110만 명의 창원에 인접해 이 지역 인구의 유입이 늘고 있다. 최근에도 장유면 율하 택지 개발, 장유신도시 등으로 개발이 이어져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많은 외국인 노동자수가 높은 범죄율과 연관된다. 김해 경찰은 베트남,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모두 48개국 출신 1만6천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불법체류자도 3~4만 명 정도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 안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다. 신분이 불안정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범죄에 노출되기 쉬워 김해의 범죄율을 높이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김해 경찰은 전국 최초 외국인 명예 경찰대를 구성했다. 일명 '다문화천사 네스트'로 새의 둥지처럼 외국인들의 보금자리를 조성하자는 의미다. 이들은 외국인 범죄가 발생하면 용의자의 행방을 제보하는 등 경찰의 검거를 적극 돕거나 용의자 조사 때에는 통역 업무도 담당한다.

김해 중부경찰서 생활안전과 관계자는 "부산과 창원으로 출퇴근 하는 외지인들이 많아지면서 안면이 없는 주민들끼리 사소한 다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기업 공장이 몰린 창원, 부산과 달리 3D 업종인 용접, 도장, 가구 등 중소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며 "상계동의 외국인 상가 밀집지역인 일명 '로데오거리'를 중심으로 폭력, 절도 등의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만 미만 15만 이하 중도시] 여수·순천보다 목포·신안에 범죄 많은 이유는?

40만 미만 15만 이하 중도시 그룹에서는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의 범죄 비율이 높았다. 두 곳은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목포경찰서가 두 지역을 맡고 있다. 목포시는 인구가 24만4064명, 신안군은 4만2136명이다.

두 곳은 107개 소도시 중 10만 명당 총범죄수가 2263건으로 7위였다. 10만 명당 5대 범죄수도 803건으로 10위다. 광역시의 자치구를 제외하면 1위였다.

목포시와 신안군은 인구 규모가 비슷하고 전남에 위치한 해안 도시인 여수(29만1924명), 순천(27만4521명)과도 비교된다. 순천은 10만 명당 총범죄수가 1806건, 10만 명당 5대 범죄 509건이다. 여수는 10만 명당 총 범죄가 1719건, 10만 명당 5대 범죄수는 587.8건이다. 목포는 두 지역이 비해  범죄율이 20~30%가량 높았다.

이에 대해 정병수 세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목포는 순천, 여수보다 항구도시로 예전부터 잘 발달돼 있어서 배 타러 오는 뜨내기들이 많다"며 "또 목포와 10분 거리에 있는 영암의 대불산업 단지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교수는 "가족 단위가 아니라 외지에서 돈 벌러 온 사람들은 범죄에 노출되거나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목포경찰서 형사과 관계자는 "홍도, 흑산도 등 1004개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이 지역이 넓고 발생하는 범죄를 무시 못하는 수준"이라며 "또 목포는 항구도시로 대도시인 광주의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아 범죄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15만 이하 소도시] 관광객 증가로 범죄 많아진 경남 통영

15만 이하 소도시에서는 경남 통영의 범죄 비율이 높았다. 인구 13만9379명인 통영은 107개 소도시 중에서 10만 명당 총 범죄수가 1951건으로 10위였다. 10만 명당 5대 범죄수는 647.9건으로 8위였다. 같은 경남 지역으로 인구 11만8788명, 사천의 경우에는 10만 명당 총범죄수가 1477건, 10만 명당 5대 범죄수 500.9건이었다.

통영의 높은 범죄율은 관광객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영은 한려해상 국립공립과 사량도, 소매물도, 욕지도 등 남해안의 주요 섬들이 있다. 또 최근에는 벽화마을로 유명해진 동피랑 마을과 작곡가 윤이상의 기념공원, 소설가 박경리 기념관 등이 개장하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작은 인구수지만 범죄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해안 도시라는 특성도 통영의 범죄율을 높일 수 있다. 통영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배타는 사람들은 현금 거래를 많이 하기 때문에 범죄에 노출되기 싶다"며 "또 해안가를 중심으로 술집이 번성해 주취자의 폭력 사건이 많고 어업 종사자들의 특성상 성격이 거칠다 보니 범죄 발생 빈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통영경찰서는 전국 최초로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등 3개 섬에 파출소를 세워 관광객 안전과 긴급 조치에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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