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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종말의 날> 겉표지
▲ <12.21 종말의 날> 겉표지
ⓒ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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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00년 전에 중앙아메리카에서 번영했던 마야 문명의 역법에 의하면,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상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한다.

이 변화라는 것은 그동안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석되어 왔다. 대홍수가 일어나거나, 지진으로 단층선이 갈라지거나 아니면 지구의 자극이 역전된다는 것이다.

2012년 12월 21일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지금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지구상의 커다란 변화'라는 것이 꼭 인류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종말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2009년에는 <2012>라는 재난영화가 개봉되서 흥행에 성공했을 정도다. 2012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호기심은 남는다. 정말 종말이 찾아온다면 그 종말의 원인은 여러가지일 수 있을 것이다.

희귀 질병과 고대 마야의 문명

더스틴 토머슨의 2012년 작품 <12.21 종말의 날>에서는 커다란 변화의 원인으로 전염병을 가정하고 있다. 조류독감 같은 신종 전염병들이 생겨나고 있는 요즘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은 이야기다. 작품의 시작은 2012년 12월 11일 미국의 LA다.

LA의 질병관리 센터에 근무하는 게이브리얼 스탠튼 박사는 광우병과 연관된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레지던트에게 전화를 받는다. 병원에 한 노숙자가 응급실에 실려왔는데, 그의 증상이 '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인 것 같다는 것이다. 동시에 그는 알 수 없는 단어를 계속 지껄이고 있다고 한다.

프리온과 관련된 이 질병에 걸리면 제일 먼저 끊임없이 땀을 흘리다가 밤에 잠을 자지 못한다. 그러면서 발작을 일으키고 무기력해지며 걷는 것도 힘들어진다. 나중에는 깨어있는 상태에서도 환각을 보거나 공황을 일으키다가 몇 주 이내에 숨을 거두게 된다. 스탠튼 박사는 이 희귀한 질병에 걸린 환자를 보기 위해서 그 병원으로 달려간다.

같은 시간, LA의 박물관에서 마야 유물 담당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첼 마누 박사에게 유물 거래상이 찾아온다. 그는 마야의 고대 상형문자로 쓰인 사본을 가지고 와서 첼에게 보관을 부탁하려는 것이다. 마야의 사본들은 마야인의 역사를 기록한 것으로, 왕을 위해 일하는 왕실 필경사들이 그린 문서이다.

첼은 주저하면서도 그의 부탁을 들어서 고대 문서를 박물관으로 받아들인다. 한편 스탠튼 박사는 불면증 환자가 지껄이는 단어가 고대 마야의 언어라는 것을 알고나서 첼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희귀병 질환과 고대 마야 문명이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을까?

마야 문서 속 종말의 비밀

종말론과 관련된 이야기는 그동안 끊임없이 있어왔다. 마야의 역법을 포함해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까지 많은 사람들은 종말에 관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 종말에 대한 예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면서도 거기에 흥미를 느끼는 것은, 언제가는 실제로 종말이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때 찬란하게 꽃피웠던 마야 문명도 종말을 맞았다. 마야 문명의 몰락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여러가지 견해가 있다. 그중 하나는 고대 마야가 인구 과잉과 가뭄, 과다한 농업 경영으로 인해 삼림이 파괴되면서 결국에는 인구 감소를 유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마야 도시들 사이의 계속된 전쟁이 몰락의 주요 원인으로, 고대 마야의 번영기가 끝날 무렵에는 그런 전쟁이 극에 달해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열흘 붉은 꽃 없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하지만 고대 마야인들 사이에서는 종말이 꼭 '마지막'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하나의 주기가 끝나면 새로운 주기가 시작된다. 한 주기가 끝나면 자신들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렇더라도 후세의 아이들이 살아남아서 새로운 미래가 되어줄 것이다. 종말이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면, 종말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12.21 종말의 날> 더스틴 토머슨 지음 / 권도희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12.21 종말의 날

더스틴 토머슨 지음, 권도희 옮김, 알에이치코리아(RHK)(2013)


#1221#종말의 날#마야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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