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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청소년 특별면 '너아니'에 실렸습니다. '너아니'는 청소년의 글을 가감없이 싣습니다. [편집자말]
 형평운동 기념 조형물이 상품진열대가 되어있다.
형평운동 기념 조형물이 상품진열대가 되어있다. ⓒ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경남 진주에서 비롯되어 일제 식민지 아래서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왕성한 활동을 전개한 인권운동이자 사회운동인 형평운동. 즉, 형평운동은 전근대적 신분제의 차별을 없애고 인간 평등을 실천하려고 했던 우리나라 민권운동의 상징이다. 뼛속 깊이 진주 사람이라 자부하는 우리는 형평운동에 대해 얼마나 자세하게 알고 있을까? 필통의 <숨은 진주찾기>에서 진주의 자랑인 진짜 숨어 있는 진주 '형평운동'을 찾아 보았다.

형평운동이란 종래의 봉건적 신분제도 아래에서 최하층 천민으로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아오던 백정이 근대적 의미의 인권 회복을 위해 일으킨 해방운동이다. 1894년 갑오개혁이 이루어지면서 법적으로는 신분제가 폐지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존속되고 있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백정들은 1923년 4월 25일 임시의장 강상호의 주도하에 형평사를 조직한 것이 그 출발이다.

이러한 형평사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정신을 계승하고자 1992년 4월 24일 형평운동 기념사업회가 창립되었다. 형평운동 기념 사업회는 장학자료를 발간하고 형평 운동가 강상호 선생 묘역 역사 공원화 사업을 진행했으며 「형평의 길」 개정판 발간 및 일본어판을 발간하고 형평 역사 캠프를 주최하는 등 많은 활동 중이다.

 진주성 촉선문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형평운동기념탑의 모습이다.
진주성 촉선문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형평운동기념탑의 모습이다. ⓒ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우리는 우선 진주성 부근에 위치한 형평운동 기념탑을 찾았다. 이 형평 기념탑은 형평운동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국내외 기금을 모아 1996년 세계인권선언 기념일에 만들어졌다. 특이한 점은 이 기념탑이 저울 모양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저울처럼 공평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형평 운동가들의 정신이 담겨있다 라고 할 수 있다. 이 탑은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던 진주성 촉석문 앞쪽에 자리 잡고 있다.

두 번째로 형평사운동 기념조형물을 찾아가 보았다. 우리가 자주 돌아다니는 시내에 위치한 대안동 몰에이지 앞이었다. 이 건물 앞에 세워진 형평사운동 기념조형물은 1923년 당시 바로 그곳에서 형평사 창립식이 열린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기념조형물은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은 채 그냥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아마도 길거리를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 중 이 조형물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를 생각하니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심지어는 몰에이지 앞 상인들이 기념조형물 위에 광고물을 올려놓은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진주성 촉석문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형평운동기념탑.
진주성 촉석문 앞쪽에 자리잡고 있는 형평운동기념탑. ⓒ 청소년문화공동체 필통

아는 만큼 보인다 했다. 몰에이지 앞을 자주 지나가면서도 그곳에 세워져 있는 형평사운동 기념조형물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줄 이유가 없었다. 저녁 식사 메뉴가 고민되고 친구와의 수다가 더 급했지 그런 조형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무지했다. 기사를 쓰면서도 떳떳하지 못한 부끄러운 마음은 그런 무지함에 대한 반성인 듯하다. 혹 시내를 나가게 된다면, 그리고 우연히 그 앞을 지나가게 된다면 반가운 마음을 담아 눈길을 보내보자. 그동안 몰라봤던 미안한 마음도 함께 말이다.



#형평운동#형평운동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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