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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제는 한국교회가 스스로 회개할 힘이 없다는 거예요. 죄를 범했지만 그 죄가 얼마나 무서운지에 대한 감각도 없어요. 이것이 오늘날 한국 교회의 형편입니다. 그래서 강남에서 재주 피우는 사람이나 인기 끌고 사람들 웃기고 편안하게 하는 사람이나 인기 끌지 진짜 주님 보시기에 죽어있고 썩어 냄새나는 곳은 손도 못 대요. 어떻게 '주여, 주여' 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함부로 합니까? 어떻게 '주여, 주여' 하는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되어 '돈 ,돈' 합니까?"

사랑의 교회를 개척한 고 옥한흠 목사가 지난 2007년 '평양 대부흥' 100주년 예배에서 한 말이다. 절규에 가까운 옥 목사의 발언은 당시 많은 기독교인을 깨웠다. 하지만 그때뿐, 8년이 지난 2015년 한국 교회에는 돈 문제와 성추문이 끊이질 않는다. 목사 설교 대부분은 기복주의다 보니 성도들은 이에 실망해 교회를 나가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가 급증하고 있다.

교회 문제를 비판하는 팟캐스트 방송 <내가 복음이다>는 지난 2013년 12월에 등장했다(☞방송 듣기). 유명하지 않은 네 사람이 방송을 시작했는데 팟빵에서 기독교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내가 복음이다>는 또 다른 팟캐스트 <카타콤 라디오>의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고 많은 네티즌에게 사랑받고 있다.

마침 <내가 복음이다> 팀이 지난 3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카페를 오픈했다. 관련 내용과 함께 <내가 복음이다> 제작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6일 카타콤 카페에서 방송 진행자인 김지명 PD, 양희삼 목사, 신명환 전도사, 이지혜씨를 만났다.

"<내가 복음이다>는 '왜곡된 신앙' 비판하는 방송"

 이영광 시민기자가 <내가 복음이다> 진행자들를 인터뷰 하고 있다.
이영광 시민기자가 <내가 복음이다> 진행자들를 인터뷰 하고 있다. ⓒ 카타콤 라디오

- 지난 3일 카타콤 카페를 오픈했는데 어때요?
양희삼 목사(아래 '양') : "감개무량하죠. 제가 군목으로 활동하다가 2008년 전역하고 건물 없는 교회를 시도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오래 걸린 거죠. 힘들었지만 감사해요. 무엇보다, 후원해주신 금액으로 (카페가) 만들어져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신명환 전도사(아래 '신') : "저는 2년 전에 처음 <내가 복음이다> 팀에 합류하면서 이런 장소'(카타콤 카페)가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이름을 고민할 때 제가 지나가면서 툭 던진 말이 카타콤이었거든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2년 뒤에 현실이 된 거라서 기적 같다는 생각에 신기하면서 기쁘죠. 이젠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고민해야죠."

- 공사 기간이 한 달 반 정도 걸렸는데, 힘드셨을 것 같아요.
김지명 PD(아래 '김') : "신 전도사님은 여기에서 아예 작업반장 역할을 하셨어요. 또 저는 여름 휴가를 여기 공사하는 데 다 쓰고 회사 근무시간 빼고는 거의 여기서 일했어요. 저희가 돈이 없어서 전문적인 걸 제외하고 직접 (작업)한 것이 많아요."

- 카타콤 라디오에서 <내가 복음이다>가 대표적이잖아요. 방송을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해요.
김 : "<내가 복음이다>는 카타콤 라디오에서 만드는 대표 팟캐스트 방송인데요. 쉽게 이야기하면 '개신교판 <나는 꼼수다>'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 교회의 모습은 그리 훌륭하지 못하거든요. 탐욕과 욕심으로 물든 목사들의 성적 타락, 교회 건축 문제, 세습 문제, 헌금 횡령, 배임 문제 등 사회의 문제를 자정하기는커녕 더 심한 짓(?)들을 하고 있어요. <내가 복음이다>는 이런 왜곡된 신앙과 기복주의 신앙을 비판하는 기독교 방송입니다."

- 방송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양 : "제가 공군에 군목으로 9년을 있었어요. 9년간 군목을 하다 보니 저는 어른들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사역을 하는 동안 젊은 친구들을 만났어요. 그때마다 제가 앞으로 뭘 할진 모르겠지만 같이 할 생각이 있느냐는 얘기를 했는데 그중에 김PD만 남은 거죠."

- 왜 김PD만 남았나요(웃음)?
김 : "목사님 군목 하실 때 전 군종병이었어요. 목사님이 저보다 1년 빨리 제대하셨어요. 저도 제대하고 목사님을 만났는데 차 마시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었어요. 원래는 제가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유학 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우리 집이 넉넉지 않아서 제가 돈 벌어서 가려고 일을 하는 와중에 양 목사님이 대학로에 조그맣게 뭘 만드셨죠."

양 : "대학로에 장소를 얻기 전에 어떤 목사님이 같이 일하자고 제안을 하셔서 갔어요. 하지만 제 아내가 '거긴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전 가진 것 없어서 막막했죠. 그러던 차에 아는 목사님이 대학로에 작은 한옥 건물이 있어서 30만 원짜리 월세로 들어갔다가 그것도 1년 만에 나오게 되었어요."

김 : "1년 동안 교회 이름도 지었고 양 목사님 책과 음반도 만들었어요. 그러나 거기서 쫓겨나며 유목 생활이 시작된 거죠. 그즈음 <나는 꼼수다>가 나왔을 거예요. <나는 꼼수다>를 듣고 저희도 이런 것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양 : "제가 예배를 드릴 때 막 일방적으로 설교를 잘 안 해요. 제가 설교할 때 누가 옆에서 한마디 하면 서로 웃겨서 다 뒤집히고, 정말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이걸로 뭘 만들면 참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실은 방송의 콘텐츠는 제가 계속하던 얘기예요."

"신앙은 보수적, 사회적으로는 진보적"

 <내가 복음이다> 팟빵 이미지
<내가 복음이다> 팟빵 이미지 ⓒ 카타콤 라디오

- 방송을 하는 목적이 있을 것 같아요. 흔히 기획 의도라고 하죠.
김 : "우선 바른 복음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방송 시그널에 '성경에는 4복음 있지만, 현실에는 하나의 복음이 더 있다. 하나님을 등에 업고 내가 출세하고 내가 성공하는 내가복음. 그것이 복인지 독인지 알아보는 나이롱 크리스천을 위한 방송 <내가 복음이다>'라고 소개를 해요. 지금 한국 교회가 기독교의 본질, 예수의 가르침의 본질을 왜곡해서 기복주의 신앙을 추구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진짜 예수의 가르침은 지금 이것이 아니다'라는 걸 변증을 하고 싶었어요."

- 지금 일만오천 명 정도 듣잖아요. 시작할 때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 못하셨을 것 같아요.
양 : "당연히 예상 못했죠. 제가 군 제대하고 이것저것 했는데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때가 아닌가 보다'란 생각에 시골 가서 토마토 키울 생각도 했어요. 포기 상태였죠. 그러던 중 김PD가 전화 와서 '목사님 이제 방송을 만들어도 될 거 같다'고 했죠. 막상 녹음했는데 재미가 없었어요. 재녹음해 팟캐스트에 올렸더니 1위까지 올라갔던 거예요. 사실 계속할 생각도 없었는데 1위 해서 그런지 다음 주 같은 시간에 멤버가 모이더라고요(웃음)."

- 목사님은 보수적인 교단에서 공부하셨잖아요. 어떻게 이런 팟캐스트를 하게 되었나요.
양 : "성경을 읽으면서 '예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낮은 자들을 향해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늘 하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사회운동을 한 것도 아니에요. 저는 신앙적으로는 보수적이고 사회적으로는 진보적인 게 예수적이라고 생각해요.

또 교회 안의 어떤 '경직성'을 봤어요. 교회가 너무 틀에 갇혀 있고, 경직되어 있어요. '우리가 지나치게 하나를 고집하고 경직된 것은 결코 좋은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틔었어요."

- <내가 복음이다> 첫 시즌은 교회 내의 돈과 성에 대해 많이 다뤘잖아요. 교회 안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얘기들인데요.
양 : "저희 방송의 기조이기도 하고, 제 개인적인 색깔이기도 한데 '뭔가를 숨겨서는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는 거예요. 문제를 인정하고 그것을 알리는 과정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거죠. 그 기조 안에서 성 문제든 돈 문제든 우리가 세상을 향해서 부끄럽지만 내놓아야 한다는 거죠."

김 : "돈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내가 복음이다>에서 만든 유행어가 하나 있는데 '여러분의 헌금이 은행으로 가고 있다'예요(웃음). 이건 헌금 열심히 하시는 분들에겐 충격이죠."

신 : "하나님에게 (헌금)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금융권에 가고 있다고 하면 충격이죠. 지난번에 연금재단 이야기를 보면 카지노나 이런 쪽으로 갈 수도 있는 거예요."

- (방송분) 1회가 '무례한 기독교'였는데 인상에 많이 남아요.
김 : "'무례한 기독교' 편은 목사님과 함께 예배 드릴 때도 많이 하던 이야기였고, 대학로에 있으면서 양 목사님이 출판한 책의 첫 번째 장 콘셉트도 '무례한 기독교'였어요. 영화 <밀양>을 예로 들며 저희가 느꼈던 것 중 한국 교회의 가장 대표적인 게 무례함이었는데 그 부분을 말하게 된 거죠."

- 영화 <밀양> 얘기가 와 닿아요. 한국 교회에서는 무조건 회개하면 된다고 가르치잖아요. 그걸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양 : "죄 회개는 하나님께도 해야 하지만, 사람에게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방송에서도 죄의 종류에 대해서 얘기했잖아요. 우리는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게 너무 힘드니까 하느님께만 (회개)하고 끝내버리는 거예요. 이것이 신앙 왜곡의 시작이라는 측면도 있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회개를 바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난주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출연할 정도로 게스트가 화려해요. 섭외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양 : "제가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니까 출연자 섭외는 주로 제가 합니다. 저는 성격이 일할 때는 '안 하고 안 된다고 하지 말자'예요. 뭔가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로 생각해요. SNS로 방송에 대해 최대한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고, '방송에 초대하고 싶은데 괜찮겠느냐'고 물어요. 그러면 대부분 흔쾌히 받아주시는 것 같아요."

 이영광 시민기자가 <내가 복음이다> 진행자를 인터뷰 하고 있다.
이영광 시민기자가 <내가 복음이다> 진행자를 인터뷰 하고 있다. ⓒ 카타콤 라디오

- 앞으로 초대하고 싶은 출연자가 있나요?
양 : "여러분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모시고 싶은 분은 이재명 성남시장님이에요. 사실 출연 약속을 잡았지만 타이밍이 안 맞았거든요. 이 시장님에게서 여러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김 : "차범근 전 해설위원님. 꼭 모시고 싶어요. 누가 봐도 기독교인의 롤모델이잖아요. (선수 시절) 축구를 정말 신사적으로 하셨고, 독일 리그에서 활약하던 당시 선수 중에 반칙이 가장 적고. 그런 이야기를 여쭤보고 싶어요."

- 이지혜씨는 <내가 복음이다>에서 홍일점인데 어떤가요?
이지혜씨(아래 '이') : "아무래도 혼자라 대표성을 띠게 되는 것 같아요. 주제에서 여자들의 생각을 말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말을 해야 한다고 느꼈어요. 그것 말고 홍일점이라 다를 건 없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잘해주거나 괴롭힘 받는 것 같지는 않아요(웃음)."

- 제작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김 : "녹음하시는 패널들은 무급이기 때문에 제작비는 서버 비용, 장소 유지비가 전부인데요. 카타콤 카페가 생기기 전에는 한 달에 50만~60만 원 정도 들었었는데, 카타콤을 유지하기 위해서 월 600만 원 정도 필요해요.

그래서 월 1만 원 후원하는 카타콤 멤버십을 만들었어요. 일단은 (가입자) 5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500~600명만 한 달에 후원해 주신다면, 저희가 출연료는 못 받아도 방송은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초기부터 후원받고 있는데, 현재 약 70명 정도 도와주시거든요. 계속 광고하고, 방송에서 많이 알려서 후원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종교개혁 시대보다 타락한 한국 교회, 무너져 갈 것"

- <내가 복음이다> 진행자들이 보는 한국 교회는 어떤가요?
신 : "저는 망할 것 같은데, 이 땅에서 기독교가 말살된다는 의미가 아니고요. 잘못된 교회와 신학, 신앙들이 한번 망가지고 나서야 그 속에서 새로운 기독교의 본질적인 진리가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거죠."

양 :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종교개혁 시대보다 더 타락했다고 합니다. 물론 어디든 기복주의도 있고 교회의 타락도 있지만, 한국 교회는 유독 더 심해요. 이제 교회가 무너져 갈 것으로 생각하고, 현재 점점 무너지고 있고요. 그러나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두 축이 될 것 같아요. 대형교회에 출석하며 기복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 제가 말하는 '뽕 맞은 기독교인'들이 여전히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진리의 복음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남아서 대척점처럼 존재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 : "저는 개인적으로는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물론 목사들도 문제가 있지만, 안일한 신앙 생활을 해서 안일한 목사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대중은 대중의 수준에 걸맞은 정부를 갖는다'는 말이 있는데 비슷한 것 같아요, 말씀대로 살고자 노력하고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생각해보면 목사님들 설교를 분별할 수 있는데, 그냥 쉽게 용납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양 : "혹시 인터뷰를 보시는 중에 기독교인이 계신다면 저희 방송을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기독교인이 아니시더라도 관심 가지고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방송하다가 반기독교인 회원분이 '(나는)반기독교인이지만, (<내가 복음이다>측과) 얘기할 만하고 공존이 가능할 것 같다'고 메일을 보내주셨더라고요. 최근까지 연락하는 것으로 알아요. (저희가) 비록 소수지만 바른 신앙과 복음을 위해서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 편집ㅣ김준수 기자



#내가 복음이다#카타콤 라디오#김지명#양희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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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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