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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립희망원의 인권유린 의혹과 식재료 횡령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희망원대책위가 6일 대구시청 앞에서 추가 의혹을 폭로하고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대구시립희망원의 인권유린 의혹과 식재료 횡령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희망원대책위가 6일 대구시청 앞에서 추가 의혹을 폭로하고 검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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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에서 수탁 받아 천주교 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입소자들에 대한 인권 유린과 급식비 횡령 의혹 등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거주인들을 불법으로 감금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42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립희망원에서 강제로 구금을 당한 피해자가 최대 21일까지 강제로 구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희망원대책위는 "김광수 국민의당 국회의원을 통해 받은 사고경위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피해자가 최소 118명에 이른다"며 "이들이 구금을 당한 날짜를 합하면 모두 938일에 이른다. 전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희망원대책위는 "1997년 제정된 '희망원 생활인 규칙위반 규정'에 의해 현재까지 사설감옥에 비견할 수 있는 불법 감금시설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여러 정황과 제보를 종합하여 판단해보면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위탁받은 이후부터 지금까지 불법적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추측했다.

이날 공개한 규칙 위반에 대한 규정에는 주류반입 및 음주, 타인 상해, 금품탈취 및 금전차용, 물품 매매행위, 도박, 무단이탈 후 재입소, 외출, 공공기물 파손, 성폭행, 직원의 생활지도 거부 등이 포함돼 있다.

"'이성교제'했다는 이유로 3일간 구금"

 천주교 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최소 118명을 강제로 구금한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대구시립희망원대책위가 공개한 구금자 수와 구금일수.
 천주교 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최소 118명을 강제로 구금한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대구시립희망원대책위가 공개한 구금자 수와 구금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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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자들이 구금을 당한 가장 큰 이유는 거주인들과의 싸움이나 폭행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지도교사의 지시에 협조하지 않거나 이성교제를 했다는 이유로 구금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당시 장아무개(46)씨는 지도교사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루 동안 구금됐고 2015년 김아무개(40)씨는 이성교제를 했다는 이유로 3일간 구금됐다.

희망원대책위는 "2010년 이후 상대적으로 완화된 규정에 의한 불법감금이 이 정도"라며 "이러한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보고되지 않고 간부들의 현장지시에 의해 임의로 감금에 처해진 사례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승엽 희망원대책위 공동대표는 "생활지도 과정에서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로 구금하고 직원과 쌍방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구금한 경우도 있다"며 "제2의 형제복지원 사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희망원대책위는 대구희망원이 제정한 규정이 매우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해 징벌만 남용한 것으로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임에 틀림없다며 불법 감금사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식재료 납품에 조직적 횡령 의혹도 밝혀야"

희망원대책위는 또 희망원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체 3곳이 천주교 대구대교구 산하 3곳의 병원에도 납품을 하고 있어 조직적으로 횡령과 배임 의혹이 있다며 검찰수사가 관련 사업장 전체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희망원에 식재료를 납품하면서 장부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지난 2012년 3억1000여만 원을 횡령한 Y유통이 대구시립병원과 S요양병원, D병원 등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업장 병원 3곳에도 납품을 하고 있어 횡령 의혹이 짙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대구희망원에 부식을 납품하는 D소비센터와 S자애원이 대구시립정신병원에도 식재료를 수의계약으로 납품하고 있다며 내부거래를 통한 밀어주기 등 배임 및 횡령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립정신병원 원장은 지난 1월까지 대구희망원 원장을 겸직하고 있었고 대구희망원에 부식을 납품하는 D소비센터와 S자애원은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희망원 급식과장은 S자애원을 운영하는 예수성심시녀회 수녀라는 이유도 들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 대구희망원에 들어왔다고 했는데 그들에게 D소비센터에서 구입한 컵라면을 거주인의 식사로 수시로 제공하기도 했다"며 "부식물 구매에서도 납품비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천주교 시설 간 내부거래를 통해 밀어주기 등으로 배임과 횡령의혹을 받는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검찰은 성역없이 수사하고 대구시도 납품비리 의혹에 대해 감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1958년 문을 연 대구희망원은 대구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다 지난 1980년 이후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에서 수탁받아 운영중이며 대구시는 매년 90여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는 노숙인과 장애인 등 1150여 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지난 2년 동안 모두 129명이 사망해 검찰이 수사중이다.


#대구시립희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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