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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문한 신의주 화장품 공장 <로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신의주 화장품 공장을 방문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뒤로 리설주 여사도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방문한 신의주 화장품 공장<로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신의주 화장품 공장을 방문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뒤로 리설주 여사도 보인다. ⓒ 조선중앙통신

남성, 여드름, 화상, 건성 피부,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이는 곳. 전시장을 두고 소비자에게 제품평가를 듣고 연구보고서를 작성, 마케팅을 고민하고 전국 각지에 상업봉사망(네트워크)도 마련한 기업.

기업전략과 경영전략을 개선하고 있다는 이곳은 북한의 화장품 '봄향기'를 생산하는 신의주 화장품 공장이다. 봄향기는 북한이 1949년 설립한 대규모 화장품 생산시설인 신의주 화장품 공장의 주력 상표다. '북한 최고의 화장품'이라는 입소문 때문인지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에서도 봄향기를 판매하고 있다.

18일 북한 관영매체 <로동신문>이 북한의 화장품 '봄향기'를 재차 강조했다. '과학연구와 생산, 판매의 일체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봄향기 화장품 전시장을 찾은 이야기를 2면에 실은 것. 또한 이 공장의 지배인은 <로동신문>을 통해 지난 6월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한 이야기를 직접 전하기도 했다.

<로동신문>은 봄향기의 성과를 보도하기 하루 전인 7월 17일 김 위원장이 함북 어랑군 수력발전소인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 염분진 호텔 건설현장 등을 현장 시찰한 내용을 전했다. 김 위원장이 '내각의 책임일군에게 격노했다'라는 말도 썼다. 봄향기를 생산하는 신의주 공장과 김 위원장이 질책한 건설 현장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북한의 성공적 시장 논리, '봄향기'

타오바오에서 파는 북한 화장품 타오바오에서 파는 북한 화장품
타오바오에서 파는 북한 화장품타오바오에서 파는 북한 화장품 ⓒ 타오바오

"봄향기 화장품 전시장은 공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새 제품개발과 생산, 인민들의 수요분석과 판매의 폭과 깊이에 대하여 충분히 느낄 수 있게 하는 곳이다." - <로동신문> 중

신의주 공장은 화장품을 자체 생산하고 마케팅, 경영전략까지 모두 직접 소화한다. 임상연구실과 피부검사실을 두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시험해 볼 수 있도록 마련하기도 했다. 자신의 피부 유형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기능성 화장품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하는 시장경제사회의 보통 기업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공장은 또 지배인과 연구자, 기술자들이 모여 제품의 개발과 소비자의 평가를 두고 논의하기도 한다. <로동신문>은 "공장에서는 지배인과 기사장 그리고 공업시험소와 기술준비실의 일군들과 기술자, 연구사들이 함께 모여 그 연구보고서들을 놓고 협의회를 가진다"라며 "협의회에서는 기능성 화장품들에 대한 인민들의 수요와 그 효과성에 대한 분석이 진행되고 종류별에 따르는 생산량과 기술 갱신 방향이 토의되며 실천에 구현된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의주 공장의 가동방식이 "시대적 요구와 인민들의 수요에 맞게 더 새롭고 더 질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선결조건"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익 생기면, 직원에게 보상도?

봄향기의 생산방식을 두고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개인특성과 북한 사회의 변화, 이중적인 북한경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어릴 적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만큼 화장과 패션 등에 자유롭다는 것이다.

그는 "김일성, 김정일 등 과거 지도자들은 화장, 패션으로 멋을 부리는 것을 자본주의 논리로 생각하며 거부감을 보였다"라며 "김정은은 인민의 욕구를 억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상대적으로 이에 자유롭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신의주 화장품공장은 북한 내 시장 논리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대표적인 곳"이라고 강조했다. 신의주 공장이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해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다음, 판매해 이익을 남기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또 "이 공장은 과학적으로 제품을 발명하고 재료도 직접 조달하고 이익이 남으면 직원(일군)에게 보상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돈을 많이 벌면 회사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걸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동신문>이 신의주 화장품공장을 재조명 한 건, 다른 경공업 분야에서도 이 모델을 따라 성과를 내라는 암묵적인 뜻이 담겨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에 '혼난' 건설·레저 사업

질책하는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경성군의 온천 휴양소인 온포휴양소를 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시찰에서 김 위원장은 욕조가 "물고기 수조보다도 못하다"며 현장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질책하는 김정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 경성군의 온천 휴양소인 온포휴양소를 방문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시찰에서 김 위원장은 욕조가 "물고기 수조보다도 못하다"며 현장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 연합뉴스=노동신문

신의주 화장품공장과 김 위원장이 질책한 함경북도 일대 경제현장은 상황이 다르다. 17일 <로동신문>이 소개한 김 위원장의 행선지는 함북 어랑군 수력발전소인 어랑천발전소부터 염분진호텔 건설현장, 온포휴양소와 청진가방 등이다.

일부 경공업도 있지만 보통 국가가 나서서 하는 인프라 건설과 레저 사업 등이 주를 이룬다. 시장 논리가 부응하기보다는 국가에서 재료를 제공하고 군인을 동원해 일하는 이른바 동원체제의 현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동원체제의 현장들은 수익을 당장 낼 수 있는 경공업과 다른 논리로 돌아간다"라고 강조했다. 내각, 국가, 도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동신문> 역시 김 위원장이 현장시찰 당시 "내각을 비롯한 경제지도기관 책임일군들도 덜돼 먹었지만, 당 중앙위원회 경제부와 조직지도부 해당 지도과들도 문제가 있다"라고 질책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연구위원은 "호텔 건설장 같은 경우는 북한이 관광업을 중시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도 완공이 안 돼 있으니 격노한 것"이라며 "북한이 과거보다 시장경제사회의 수요 공급 논리를 반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건설사업은 동원체제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에서도 두 사업의 모델을 비교하고, 봄향기의 성과로 자극을 주며 이런 사업방식을 육성하는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은#봄향기#경공업#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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