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은 오마이뉴스 에디터의 사는이야기입니다.[편집자말] |
"서평 쓸 때 인용문을 꼭 넣어야 하나요?"
정말 많이 들어본 질문이다. 정답은 '넣지 않아도 됩니다'이다. 서평에는 인용문을 꼭 넣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인용문을 넣을 경우, 기사가 더 풍성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어느 후배의 말대로, 줄 긋는 게 무의미한, 거의 모든 문장과 내용이 좋은 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걸 정리해주는 게, 서평을 쓰는 시민기자의 역할이다. 인용문은 기사를 전개할 때 필요한 경우 하는 것이지 꼭 넣어야 하는 요소는 아니다.
오히려 요즘은 인용문 하나 없는 서평이 더 인상적이다. 책에 대한 내용을 전부 담지 않았어도 읽고 나면 그 책을 찾아 읽고 싶어지게 쓴 글이 그렇다. 최명숙 시민기자가 쓴 만화 <까대기> 서평이 딱 그랬다(관련기사 :
지옥의 알바 '까대기', 왜 이렇게 불편할까요).
최명숙 시민기자는 만화를 읽고 불편한 마음을 여행지에서 만난 보트맨이나, 트레킹에서 짐꾼을 대할 때의 심정과 비교해서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처음부터 이 글에 호감이 가는 이유다. 그리고 서평에서 꼭 다뤄야 할 이 책에 대한 정보를 간략히 소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썼다.
또 <까대기>란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작가가 6년간 직접 까대기를 해봤다는 것도 언급했다. 작가가 직접 그것도 6년이나 현장에서 경험한 일을 만화로 썼다는 사실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그 사실을 몰랐을 때보다)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책 내용만 언급하는 것보다 더 눈에 띄는 서평이 된 거다.
마지막으로 이 서평처럼 기자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이나 관점이 들어가는 경우, 읽는 맛도 있을 뿐만 아니라 독자의 시야가 더 확장된다. 공감의 여지가 더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인용문 하나 없지만, 좋은 서평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