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장군 명예회복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함세웅 신부를 5월 11일 참고인으로 초청하여 질의하였다.
김삼웅 위원 : 제가 신부님께 한가지 여쭤보겠습니다. 방금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에 저는 개인적으로는 대부분 전부 동감하고 있습니다만 다만 안중근 의사라든가 본 회퍼 목사 말씀을 하셨습니다만은,
안중근 의사 같은 분만 하더라도 의병대장을 하시고 농촌계몽운동을 하시고 또는 여러 가지 민족 독립을 위해서 애쓰시다가 결국은 마지막 목적을 위해서 총탄을 날렸고, 본 회퍼도 아시다시피 독실한 목회자 일을 하셨던 분이고 이렇게 일관되게 그런 일을 하셨던 것에 비해서 김재규 씨는 군단장도 하고 장관도 하고 국회의원도 하고 보안사령관도 하고 중앙정보부장도 하고 바로 독재정권의 하나의 핵으로서 활동을 해 왔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날 그런 의거라고할 지 거사라고할 지 이런 일을 했는데 그게 과연 일관된 자신의 삶과 10ㆍ26행위와 매치가 잘 안 되는 부분이, 그래서 결코 이걸 과연 민주화운동이라고 볼 수 있는 거냐, 다만 다른 명예회복이라든가 좋은 분들이, 훌륭하신 분들이 명예회복운동을 벌인 것 하고 우리 위원회가 이걸 민주화운동으로 인정을 해야 되는 부분하고는 또 좀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은가요?
참고인 함세웅 : 제가 조금 대답드리겠습니다. 비유로 2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 첫 번째는 저희들도 70년에 운동하면서 중앙정보부 철폐하라, 이렇게 외쳤습니다. 사실 그때 중앙정보부는 정말 무서운 곳입니다. 저희들도 거기 체포되어 수사 받으러 갈 때 떨고 그랬었는데 며칠 밤을 새우고 나면 저희들 몰골이 사람모습이 아니지 않습니까, 화장실 가서 얼굴이나 그저 닦고 나오는데, 어느 분이 한 분 저를 쿡쿡 이렇게 찌르셨어요. 깜짝 놀랐어요 수사관이어요. 어이 신부님 떨지 마시고 소신껏 말씀하세요, 우리 시대에 신부님 같은 분이 필요합니다,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습니다.
혹시 내가 조사받으면서 비굴하지 않았나, 비겁하지 않았나, 사제답지 못하지 않았나, 저를 지키는 수사관들도 저희들의 말을 다 듣고 계신 거예요. 그 분들이 역사의 증언자이구나 생각하면서 정말 다시 수사관들을 다시 봤습니다. 그 뒤부터는 수사관들과 싸우지 않고 가능한 한 인간적인 대화를 하도록 노력했습니다. (중략)
또 그분이 살아온 군인으로서 삶은 제가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아름답습니다. 또 과거에 교사를 하셨기 때문에 아름다웠고, 또 6ㆍ3데모 때 서울에 와서 이화여자대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진군해서 진압사령관으로 임무했을 때 이화여대생들이 군인들이 들어가니까 막 도망갔어요. 도망가면은 구두가 벗겨지지 않습니까? 구두를 하이힐을 모은게 정말 몇 십 킬로가 됐어요.
그랬더니 김재규 장군이 학생들이 늘 이렇게 사치해서 삶을 살면 되는가, 오히려 꾸짖고 아파하고 고려대학교나 이럴 때쯤 군인들을 시켜서 쉬는 시간에는 학교 청소시키고 교실 청소시키고 이렇게 살았던 모범적인 군인입니다.
그러면서 또 보안사령관 시초로부터 그 뒤에 박정희 대통령의 집권욕을 막아야 되겠다, 늘 직언을 했는데 안 됩니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입니다라고 서로 언약까지 했다고 그러는데 그 뒤에 일어난 것이 유신체제였습니다.(중략)
장준하 선생님이 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감옥에 계실 때 그 뒤에 75년에 건설부장관으로 임명을 받았어요. 이분이 그런데 막 장준하 선생님께서 실망하시면서 아 그 사람이 그러면 안 되는데 막 그러시더라는 거예요. 이해학 목사님은 전도사 시절이니까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왜 그러나 왜 그러나, 고민하시더래요.
그런데 장준하 선생님이 국회의원으로 계실 당시에 고민은 이 박정희 독재정권을 학생들이 민주화 열망으로 국민의 요망으로 절대로 몰아낼수 없다, 뜻 있는 의로운 군인이 아니면 이 군사정권을 몰아낼 수 없다고 확신하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국방위원회에서 국정감사 하실 그 어느 분을 찾다가 이 두 분이 우연히 만나셨다는 거예요. 그래서 김재규 부장은 아 이런 국회의원이 계시구나, 존경을 하고 또 장준하 국회의원도 그 당시 군인도 아 이런 의로운 군인이 있구나 그럼 됐구나, 두 분이 서로 비밀리 언약을 주고받으셨다는 내용을 제가 나중에 이해학 목사님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제가 그걸 듣고 깜짝 놀라면서 너무 너무 기쁜거죠.
저희들은 아 이분이 우연히 아니라 정말 10년 이상 고민을 하면서 아무리 공직을 올라가 계셨다하더라도 이분이 그냥 출세위주로 가신 것이 아니라 정말 나라를 위해서 또 박정희 대통령의 마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 그것이 안 되니까 마지막에 부마사태를 보고 이제는 몇 백만 명이 죽을 그런 위기에 처해 있으니까 자기를 살신성인하며 던지면서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그런 분들을 사살한 것으로서 저는 확신을 합니다.
그래서 위원님이 말씀하신 대로 어느 날 우연히 아니고 이분이 공직에 출세가두로 달렸던 그런 분이 아니라 시대를 고민하며 살았던 정말 참된 군인이 아니셨나, 이렇게 제가 생각을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박정희를 쏘다, 김재규장군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