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통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하는 걸 느낄 수 있다. 전통주 교육기관의 교육 대기 기간이 1년이라는 소식을 들으면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도 가늠할 수 있다.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나 구독 서비스 이용자 증가, 신규 바틀샵 증가 등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면서 사업적 관심이 커지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규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사업적 관심만큼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때도 있다.
전통주는 쌀, 누룩, 물만 있으면 생산이 가능하다. 단순한 원료지만 이 원료로 다양한 술들을 만들 수 있는 매력에 전통주를 사업화하려는 듯하다. 최근 인기 있는 양조장들 중에는 독학이나 또는 교육 기관에서 단기간의 술 제조를 배우고 바로 양조장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술 빚기를 오래 했지만 사업적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양조장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보았다.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충분한 준비를 하고 시작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이 현재의 전통주 시장이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경험'이 중요
이러한 실패를 줄이기 위한 첫 번째로 자기만의 제조 방법이 결정되어 있어야 한다. 처음엔 고문헌이나 다른 사람들의 제조 방법을 참고해서 나만의 술을 제조해 본다. 작은 규모에서 최종 제조 방법을 결정한다. 최종 제조 방법으로 충분한 제조 경험을 가져보지 못하면 실제 면허를 받고 여러 문제에 부딪치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일반적으로 1년 동안 계절별로 발효실에서 발효 변화를 확인하고, 대량으로 만들 때의 발효 조건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선의 방법은 자신만의 제조 방법으로 만들고자 하는 규모로 1년 동안 만들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쉽지 않은 방식이다. 그렇다면 소규모 제조라도 1년 동안 사계절에 따른 내 술의 발효 특징을 알고 시작을 해야 한다. 그래야지 소비자에게 품질의 변화가 없는 제품을 보여줄 수 있다.
지식과 노동력, 장비, 그리고 '돈'
두 번째로 술 제조시의 장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많은 전통주 양조장이 수제 방식을 택하기에 큰 장비 없이 시작을 한다. 전통주 방식으로 술을 만드는 것은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술 특징을 수제로 생각하고 소량 생산만 한다면 장비 고민은 필요 없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많은 용량을 하려면 장비 도움 없이는 어려움이 많다. 결과적으로 장비를 알아야 한다. 술 제조는 기본이고 거기에 장비를 알아야 좋은 술을 꾸준히 그리고 조금 더 편하게 생산, 관리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최소 1년 이상 양조장을 유지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필요하다. 신생 양조장이 술을 만들어서 판매를 한다고 해서 바로 많은 사람들의 눈에 띄고 판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시음회도 하고 박람회 등도 나가서 내 술을 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수입은 없고 지출만이 있을 뿐이다.
충분한 양조장 운영비(쌀 구입, 병 값, 디자인, 인건비, 인증제 등)가 필요하다. 술이 잘 팔리면 생산 규모 증설이나 자동화로 인해 또다시 새로운 장비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충분한 여유 자금이 없다면 안정적인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만든 술에 대한 소비층을 확실히 해야 한다. 전통주 업체 수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술이 생산되고 있지만 한정된 소비층으로 경쟁도 치열해졌다. '맛있으면 팔리겠지'라고 접근하는 시대는 지났다.
내가 만든 술의 맛과 스토리 등이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을 할지, 성별에 따른 소비는 어떨지 등을 예측하고 세분화해야 한다. 정확한 소비층을 아는 것은 유통과 마케팅 방법의 결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
이 밖에도 양조장 창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세법과 식품위생법도 알아야 하고 세금과 관련된 부분도 알아야 한다. 전통주 양조장 수가 많아지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사라지는 양조장도 많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양조장 설립 전에 더 세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삶과술에 동시 송고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