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증거를 대보라'는 것은 범죄 혐의자의 언사입니다. 일국의 검찰총장까지 지낸 분의 언사로는 대단히 부적절해 보입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공개 저격했다. 윤 후보가 앞서 "고발한다고 수사를 했겠나. 그런 걸 사주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다. (증거가) 있으면 대라 이거다"라고 반발하면서 관련 의혹에 대해 "추미애 사단의 정치 공작"이라고 몰아가자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추 후보는 5일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가 <뉴스버스> 보도 관련 '증거를 대보라'며 언성을 높였다 한다. 총장 재직 시절, 자신의 직속기구인 수사정보정책관실로 하여금 자신과 가족들, 최측근이 연루된 범죄 혐의와 관련해 야당을 이용한 청부 고발을 시도하거나, 정보수집을 위한 별도의 팀을 운영했다는 보도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수사정보정책관실을 개인 흥신소나 대서소쯤으로 부려 먹은 것이다. 그 수사정보정책관은 바로 김웅(국민의힘 의원)에게 메신저를 통해 청부 고발장을 보낸 것으로 보도된 손준성"이라고 덧붙였다.
추 후보는 "(증거를 대보라는 말은) 궁지에 몰린 범죄자들이 뭔가 두려운 장래를 직감하고 마지막 순간에 입에 다는 언사라는 점은 주변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다"며 "그런데 윤 후보가 큰 소리 떵떵 치는 데는 뭔가 단단히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 검찰총장 사퇴 전 검찰 안팎에 깔린 여러 구린 구석들에 대해 '대청소'가 잘 됐다고 믿는 것 같다"고 짐작했다.
그러면서 추 후보는 지난해 11월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윤 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한 뒤 '판사 불법 사찰 문건 작성' 혐의 관련으로 수사를 의뢰했지만, 서울고검이 무혐의 처분한 사건을 소개했다.
그는 "대검은 검사의 범죄를 수사해 (자기들끼리) '무혐의 결론에 이르면', 직접 처분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이첩하지 않는 것으로 임의 해석하는 예규를 만든 것이다. 검찰의 자기 식구 감싸기 예규"라며 "윤 후보는 위 건을 무혐의 처분할 때 이미 수사정보정책관실 컴퓨터 등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전부 인멸했거나, 추가로 다른 불리한 증거가 나오지 않을 거라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전 범죄로 끝난 줄 알았던 일인데, 이번에 증거도 나오고, 증언도 나와 내심 크게 당황했을 듯하다. 그래서 당혹스러움을 숨기고자 '추미애 사단의 정치 공작'이라는 황당한 말을 난사한다"며 "총장이 대놓고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하는 판에 검찰 조직과 아무런 인연도 없었던 제가 어떤 검찰과 부하 관계로 지금까지 멤버 유지(yuji)가 가능할까"라고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유지(yuji)' 논문 제목을 인용해 비꼬면서 '공작설'을 전면 부인했다.
추 후보는 "윤 후보는 이제 더이상 무소불위의 검찰총장 신분이 아니고 깨알 검증을 피할 수 없는 대권 후보일 뿐이다. 정치판은 법기술과 협박으로 죄상을 덮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진실의 힘은 더디지만 무서운 것"이라며 "민심 앞에 심판을 바라는 대권 후보가 된 이상 협박과 큰소리 대신 제기된 의혹과 증거에 있는 그대로 밝히면 될 일"이라고 윤 후보를 향해 적극 해명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