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통화했던 내역 자체도 기억이 잘 안 나기 때문에, 저도 가서 얘기를 들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간 통화내용을 복구했지만, 김 의원은 "기억이 안 난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했다.
김 의원은 8일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통화)내용 자체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 수사기관에서 제게 전체적인 내용을 알려준 바도 없다. 그래서 그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2020년 4월 3일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송파갑 총선 후보였던 김 의원이 대검찰청 손준성 수사정보정책관에게서 받은 고발장을 조씨에게 보내기 전후 통화한 녹취파일을 확인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일각에선 손 정책관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현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 매체는 녹취파일에 근거해 김 의원이 "우리가 고발장을 써서 보내주겠다" "대검에 접수하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김 의원이 조씨에 보낸 고발장의 맨 마지막에는 '대검찰청 공공수수사부장 귀중'으로 적혀 있었고, 고발인 란만 비어 있었다.
통화내용 보도에는... "대장동 은폐하기 위한 흘리기, 낡은 정치수법"
김웅 의원은 "저는 계속 얘기했듯 처음부터 그런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게 아니라 기억을 못 한다고 얘기했다. 조씨에게 자료를 줬다는 것 자체도 기억이 안 난다고 얘기했다"며 "실제 제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였다. (통화 당사자인) 그 사람은 기억을 못 하는데, 받은 사람은 기억한다면 그것 자체도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가 써서 보내주겠다는 표현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는 김 의원은 "일단 전체적인 (대화) 맥락이 전혀 안 나온 상태다. 전체 맥락을 파악해봐야 한다"며 "(지난해 4월 3일) 그날 너무 바빠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제가 통화한 것인지, 아닌지도 금방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녹취를 언론에 흘린 쪽이 모종의 의도를 갖고 있다면서 포렌식을 진행한 검찰을 공격했다. 그는 "검찰에서 포렌식했다는 자료들이 특정 매체를 통해 유출되고 있는데 공무상 비밀누설죄, 피해사실 공표죄가 될 수 있다"며 "대장동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언론에 흘리고 있는데, 낡은 정치 수법"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내에서 이런 정보가 밖으로 누설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게 어떻게 마치 밑밥 뿌리기식으로 일부 취사 선택돼 보도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부분에 대해 분명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수사기관이) 저희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 제가 아는 대로 다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