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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에는 여성가족부폐지가 없었으나 소위 이대남 여성혐오로 대통령이 당선된 국민의힘은 여가부폐지안을 발의하였습니다. 기본 여가부 관련 사업도 다른 부처와 같이 하는 방식으로 업무 분장을 하여 여가부의 실질적인 힘을 뺄 뿐 아니라 여가부 폐지 법안 상정까지 한 것입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구조적 성차별을 외면하는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에 여성,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여성가족부폐지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은 다양한 위치에 처한 사람들에게 성평등 전담기구가 왜 필요한지를 연재합니다.[편집자말]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회원들이 2월 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권에서 차별을 부추기며 호명한 소위 ‘이대남’은 우리를 대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회원들이 2월 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권에서 차별을 부추기며 호명한 소위 ‘이대남’은 우리를 대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홍상기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자신의 SNS에 올리며 정부조직법 상의 부서를 일곱 글자로 뭉개는 시도를 했다. 공약을 통해 어떤 정부조직을 개편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정치 행위다.

하지만 SNS에 다른 설명 없이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일곱 글자를 던지는 그 방식과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한 것을 같은 맥락 위에 놓고 보자. 이를 단순히 정부조직 개편 공약으로 해석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난 3월, 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에서 정치분과위원장을 맡은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임명 당일 사의를 표한 일이 있었다. 김태일 총장은 지난 1월 칼럼을 통해 "페미니즘이란 궁극적으로 모두를 위한 진보"라며, "페미니즘을 비틀어서 갈라치기 캠페인으로 소비하려는 윤석열 후보의 간계가 이런 가치를 훼손, 왜곡하게 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사의 소식이 전해지자, '페미니즘 관련 메세지 때문에 인수위 내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인수위의 '국민통합'위원회의 한 분과 위원장이 당일에 사의를 표하게 된 것이다. 반대의 목소리를 용납하지 못하는 모습, 차별과 혐오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우리 공당의 현주소인 것이 개탄스럽다. 

아무런 대안조차 제시하지 않고, 정부조직법 상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는 정부조직을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로 부정하는 건 폭력적인 방식이었다. 과연 그 대상이 기획재정부나 국방부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전혀 '공정'하지도 '자연'스럽지도 않은 절차와 방식 앞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강조하던 메시지는 아이러니하게도 '공정'이었다. 차라리 '갈라치기'와 '차별'을 메시지와 전략으로 제시했다면 솔직하다는 평을 들었을까.

분명 여성가족부는 완벽한 부서, 조직은 아니다. 그럴 수도 없다. 여성가족부가 집행한 업무 중에는 분명 개편이 필요하고, 조정이 필요한 업무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젠더 폭력 및 피해자 보호, 보육, 청소년, 가족, 경력단절여성 지원, 한부모가정 지원, 성평등 업무를 담당하는 유일한 부서를 '폐지'해야 한다는 이유는 되지 못 한다. 오히려 여성가족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여성가족부의 예산을 확대하고 사업을 조정하여 더 실효성 있는 성평등 부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공약이 절실해 보인다.

결국 "여성가족부 폐지"는 공약이나 정책이 아니라, 여성과 약자, 소수자에 대한 상징적 폭력이나 다름 없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SNS에 올린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가 여성과 약자, 소수자를 조롱하고 공격해도 묵인하겠다는 차별과 혐오의 신호탄이나 다름 없다고 한다면 과한 해석일까.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성인지 예산 30조 원 중 일부만 떼어내도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막아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전체 예산의 0.24%에 불과한 여성가족부 예산(2022년 기준)과 대부분의 부처가 같이 사용하는 성인지 예산을 혼동하게 만든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는 여성가족부를, 성평등 부서를, 성평등 자체를 폄하하고 '공격'하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여성가족부의 사업의 대상은 '여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남성도 당연히 그 대상에 포함된다. 여성가족부 한부모가정 지원사업을 받는 20대 싱글대디는 이대남이 아닌가? 그렇다면 과연 그들이 이야기하는 이대남은 누구란 말인가? '행동하는 보통 남자들' 그룹은 대선 당시 "우리는 이대남이 아니란 말입니까?"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으로 이 같은 문제점 꼬집었다. 결국 그들이 말하는 정치는 이대남을 위한 정치조차 아닌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듯이 2030청년은 고정적인 표가 아니라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매우 유동적인 '스윙보터'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이 된 민주당과 이재명 의원이 소위 '팬덤 정치'에 심취하여 반성하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여당이 된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차별 정치를 고집한다면, 2030청년은 언제든지 두 정당으로부터 발길을 돌리고 냉정하게 외면할 것이다.

2030청년을 설득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게 보인다. 서로 '파이'를 빼앗게 하는 정치를 당장 멈추고, 미래를 말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정치를 시작하면 된다. 성평등한 세상, 양질의 일자리, 기본적인 소득의 보장, 살 만한 주거환경, 정신건강 복지, 지속가능한 기후와 환경,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그렇게 '미래'를 말하는 정치를 하는 정당에게 2030청년은 후한 지지를 안겨줄 것이다.

우리에겐 성평등 전담부처가 필요하다. 절실하다. 우리에겐 성평등한 사회가 필요하다. 절실하다. 우리에겐 미래를 말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연웅씨는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행동하는보통남자들) 활동가입니다.


#여성가족부폐지저지공동행동#여성가족부폐지반대#우리는이대남이아니란말입니까#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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