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생후 6개월이면)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깐, 그럼 걔네들은 뭐해요?"
윤석열 대통령이 어린이집 현장 간담회에서 내놓은 발언에 부모들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저출생 대책 및 보육정책 지원 강화를 약속하겠다며 현장 간담회를 열어놓고 아동발달 단계나 보육 실태 등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입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을 방문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윤 대통령은 영유아 부모와 보육 종사자,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난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서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기들도 여기를 오는구나"라고 말했습니다. 보육교사가 "6개월부터 온다"고 설명하자 윤 대통령은 "아 6개월.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까. 그럼 걔네들은 뭐해요?"라고 질문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발언에 누리꾼들은 "자식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아주 어린애들도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현실을 몰랐다는 건 그만큼 사회에 관심이 없고, 주변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관심이 없었다는 뜻이다"라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애를 안 키워봐서 모르는 거 같은데 생후 2달이면 걷기 시작하고 6개월이면 자기 혼자 어린이집 뛰어가요. 우리 옆집 아가는 어린이집 끝나고 알바도 합디다", "6개월이 걸어 다닌다고? 돌 지나면 육상선수 하겠네", "어린이집 기본도 모르고 5세부터 초등학교 입학 소리를 했던 거야?"라며 비꼬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모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6개월 된 아기는 우는 것 빼고는 자기 의사 표현을 못 한다. 그런 아이를 맡긴다는 건 정말 일하고 살아야 하니깐 어쩔 수 없는 부모의 가슴 아픈 결단이다"라며 "육아 부담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대통령이 현장을 좀 더 확실히 파악하길 바란다"고 일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아이들을 '걔네들'이라고 언급하는 등 단어 선택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보육 현장을 찾기 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올해 2분기 출산율이 급락한 것을 언급하면서 저출생 등 인구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을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