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 시모키타 반도는 치열한 삶의 현장과 죽은 자의 영혼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 두 공간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로 혼슈의 최북단인 오마자키(大間崎)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참치 외줄 낚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오마자키로 들어서면 주변 상가에서 진한 바다 내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혼슈의 최북단이란 명성보다 이곳 오마자키 앞 바다서 잡히는 참치가 더 유명합니다. 도쿄 츠키지 어시장에 최고가로 경매되는 최고급이이거든요. 오마자키 앞 근해 5km 바다에서 8월부터 시작해 이듬해 1월까지 조업을 합니다. 쓰가루 해협(津輕海峽)의 거친 바다에서 외줄로 낚시를 하는 어부들의 삶이 방송에도 소개 되었습니다.
오마자키에 위치한 혼슈 최북단에는 참치와 강한 어부의 손과 팔 모양을 한 돌 조각상이 있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하코다테가 보이는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고, 하코다테 야마 동쪽으로는 에산(恵山)까지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오마자키 앞 600m에는 벤텐지마라는 무인도가 있습니다. 일본 등대 50선에도 선정된 등대입니다. 쓰가루 해협을 운행하는 선박의 안전 운행을 도와주고, 오마자키의 심볼 역할도 합니다. 둘레 2.7km로 작은 섬이지만 야생조류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마자키 광장 바닥에는 일본의 최동단 노삿푸미사키, 최북단 소야미사키 등 각 지점을 표시 큰 지도에 표시해 놓았습니다. 꼭 다른 곳도 가보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이제 아오모리 시모키타의 마지막 코스인 오소레잔으로 향합니다. 현재 공사 중으로 도로를 통제하는 곳이 많으니 출발 전 체크가 필요 합니다. 오소레잔(恐山)은 해발 879m의 시모키타 반도 중간에 위치합니다.
간사이 지방의 히에이잔(比叡山), 고야산(高野山)과 더불어 일본 3대 영산 중 하나입니다. 죽은 자가 모이는 산으로 더 유명합니다. 그래서 아까 소개한 오마자키는 어부들의 거친 삶이 있고, 이곳 오소레잔은 죽은 자를 위한 곳이니 참 아이러니 하네요.
입구의 우소리호(宇曽利湖)가 위치합니다. 날씨가 마침 흐려서 구름 속에서 나오는 햇살이 마치 천국으로 인도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화산 부근에 있는 칼데라 호수로, 높은 산성도 때문에 에메랄드의 호수 빛을 띱니다. 그러나 강한 유황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호수 주변 산책은 가능하나 호수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보다이지(菩提寺)로 가는 길에 산주노카와(三途の川)를 건너는 타이코바시(太鼓橋)라는 빨간 홍예교가 있는데 이 다리를 건너서 영혼들이 오소레잔에 입산한다고 합니다.
오소레잔의 보다이지는 천태종의 승려 엔닌에 의해 862년 창건된 절로 지장전에는 지장보살상이 모셔져 있고, 고통스러운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구원해준다고 믿고 기도를 합니다. 사찰 내부에 당일 온천이 있는 것도 신기 하네요.
사찰 왼쪽으로 가면 어린 영혼을 달래주는 바람개비도 보이고, 자갈길 군데 군데 보이는 연기들이 마치 저승길 체험을 하는 거 같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오모리의 시모키타 반도 여행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