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의 숫자에 비해 정신건강 상담 비율이 상당히 저조한 수치를 보인다. 2021년 1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간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7.2%로 미국 43.1%(2015년),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 등보다 크게 낮았다. 정신장애로 진단된 이들 가운데 평생 전문가 도움을 받은 비율은 12.1%로 10명 중 1명꼴에 그쳤다.
국내에서 왜 정신 상담을 포함한 정신 건강 서비스의 이용률이 저조할까. 강원도 춘천시 보담심리상담소 관계자는 상담 비용을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으며 "주기적인 상담을 원하는 경우 일정한 비용을 꾸준히 내야 한다. 특히 경제적인 자립을 하지 못한 20대 청년들은 보험도 안 되는 심리 상담 비용이 부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리상담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따가운 사회적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기 남양주에 거주하는 대학생 신모(21)씨는 최근 1년간 우울증 증상으로 정신과를 매주 방문, 약 처방을 받았다. 신씨는 "정신과에 다닌다고 했을 때의 주변 시선이 여전히 좋지 않아 숨기게 된다"며 "특히 부모님과 같은 기성세대의 경우 상담 다니는 것에 더욱 거부감을 보인다. 진료와 약을 처방받기 위해 매달 5만 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신씨와 같은 청년을 위해 정부는 청년들의 정신 건강 상담 비용을 지원하는 청년 정신건강 특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정신질환 초기 발견부터 상담, 치료까지 전 주기를 연계'하겠다는 것으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4월부터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청년마음건강사업 담당자에 따르면, 이 사업은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중 상담을 원하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사전·사후 검사를 포함, 3개월간 월 4회 상담사가 배정돼 서비스받는다.
1년에 1만 5천여 명이 본인부담금 10%만 내면 상담 서비스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뿐만 아니라 일반적 심리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과 자립준비 청년들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사업인 만큼 한계점도 존재한다. 지역마다 서비스 지원 대상 수와 신청마감 시기가 다르고 정보가 부족해 마음건강사업이 실행되는 기관을 잘 모를 수 있다.
춘천시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에 참여했던 직장인 김모(27)씨는 "마감 기한이 지난 뒤에 발견해 아쉬워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라며 홍보 부족을 지적하면서도 "이런 아쉬움이 있음에도 비용 부담을 낮춰주고, 상담 자체가 많은 도움이 돼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가해린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